스페인이 찾은 유산과 도시 ‘공존의 공식’ [유산의 역설: 보존인가, 생존인가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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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 찾은 유산과 도시 ‘공존의 공식’ [유산의 역설: 보존인가, 생존인가⑤]

경기일보 2026-07-28 16:27: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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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찾은 스페인 아라곤주 칸프랑크 국제역. 역사적 원형을 보존한 채 5성급 호텔로 탈바꿈한 이곳을 관광객과 학생들이 둘러보고 있다. 금유진기자
지난달 찾은 스페인 아라곤주 칸프랑크 국제역. 역사적 원형을 보존한 채 5성급 호텔로 탈바꿈한 이곳을 관광객과 학생들이 둘러보고 있다. 금유진기자

 

1970년 국제열차 운행이 끊긴 스페인 칸프랑크 국제역은 50여년 만에 5성급 호텔로, 바르셀로나의 낡은 산업공장은 첨단기업이 모인 혁신 거점으로 되살아났다. 스페인은 과거의 흔적을 지우는 대신 새로운 쓰임을 더해 도시 경쟁력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경기일보가 찾은 스페인 아라곤주 칸프랑크. 해발 1천195m 피레네산맥 자락에 자리한 칸프랑크 국제역은 1928년 스페인과 프랑스를 잇는 국제철도 거점으로 문을 열었지만, 1970년 프랑스 구간 교량 붕괴 이후 국제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반세기 넘게 방치됐었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와 아라곤주, 민간 호텔기업이 손을 잡으면서 역사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역사적 원형은 최대한 보존한 채 내부에만 현대식 호텔 기능을 입히는 방식이었다.

 

칸프랑크 에스타시온 로얄 하이드어웨이 호텔의 부지배인 파올라씨(27)는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건물의 정체성을 바꾸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었다”며 “역사의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사람들이 머물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호텔은 개장 이후 약 4만명의 투숙객이 다녀갔고 주민 30여명을 직접 고용하는 등 지역경제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19세기 방직공장이었던 스페인 바르셀로나 ‘Ca l'Alier’는 원형을 보존한 채 도시혁신 거점으로 탈바꿈했다. 뒤편으로 들어선 현대식 건물과 대비를 이루며 22@ 바르셀로나 프로젝트의 도시재생 방향을 보여준다. 금유진기자
19세기 방직공장이었던 스페인 바르셀로나 ‘Ca l'Alier’는 원형을 보존한 채 도시혁신 거점으로 탈바꿈했다. 뒤편으로 들어선 현대식 건물과 대비를 이루며 22@ 바르셀로나 프로젝트의 도시재생 방향을 보여준다. 금유진기자

 

보존을 전제로 새로운 기능을 입힌 사례는 바르셀로나에서도 이어졌다.

 

과거 바르셀로나 최대 산업지대였던 엘 포블레누는 ‘22@ 바르셀로나 프로젝트’를 통해 첨단 혁신지구로 탈바꿈했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공장은 철거 대신 리모델링을 거쳐 새로운 기능을 입었다.

 

대표 사례인 ‘Ca l'Alier(카 라리에르, 바르셀로나 도시혁신센터)’는 19세기 방직공장을 리모델링해 현재 바르셀로나시 산하 도시혁신재단 ‘BIT Habitat’가 입주한 도시혁신의 거점으로 재탄생했다.

 

바르셀로나시 산하 도시혁신재단 BIT Habitat의 프로젝트 매니저인 알베르트 비센테 씨(40)는 “오래된 건물을 보존하는 것은 단순히 건물을 남기는 일이 아니라 그 장소의 문화와 역사를 지키는 것”이라며 “철거보다 새로운 기능을 부여해 시민들이 계속 이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르셀로나 도시재생의 핵심 철학”이라고 말했다.

 

22@ 프로젝트는 개발사업자에게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신 산업유산 보존과 공공기여를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국가유산 체제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보존과 개발이 충돌하는 국내와 달리, 스페인은 유산을 도시의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 자산으로 활용하며 ‘보존과 생존’이 공존하는 새로운 도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기획취재팀=이연우·금유진·김소현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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