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로 뒤덮인 증시…'美中발 악재' 연타에 코스피·코스닥 추락(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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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로 뒤덮인 증시…'美中발 악재' 연타에 코스피·코스닥 추락(종합)

연합뉴스 2026-07-28 16:21: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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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0.84% 폭락에 '매매 일시 중단' 서킷 브레이커…양 시장 매도 사이드카

반도체 고점 논란·中 'AI 굴기'·뉴욕 증시 약세 한꺼번에 겹쳐

CXMT 상장에 노광 장비 양산 보도…삼전 -13.39%·닉스 -14.65%

"외국인 CXMT 자유롭지 않아…D램 공급 과잉 가능성 제한적"

'6천피' 사수전…장 중 한때 6,000선 아래로... '6천피' 사수전…장 중 한때 6,000선 아래로...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8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355.48포인트(5.26%) 내린 6,400.27로 개장해 하락 폭을 키우며 장 중 한때 5,992.91(-11.29%)까지 밀리며 6천선을 밑돌았다. 2026.7.28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달 들어 반도체 고점 논란과 중동 지역의 군사적 리스크 등에 시달리며 이미 약해진 투자 심리가 중국에서 들려오는 'AI 굴기' 소식에 28일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특히 국내 증시를 주도해온 '반도체 투 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투심 붕괴에 13∼14%의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코스피도 11% 가까이 폭락했다.

증권가는 다만 코스피 낙폭이 과도하다면서 중국의 반도체 공급이 D램 시장 전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인 데다 최근 상장된 창신 메모리 테크놀로지(CXMT)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이 자유롭지 않아 실제 수급 이탈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달 말에 있을 메타 등 하이퍼 스케일러와 국내 대형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지수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검은 화요일'…코스피 10.84% 폭락에 서킷 브레이커 발동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0.84% 내린 6,023.66으로 마감했다.

장 중 한 때 6,000선마저 무너지며 5,992.91(-11.29%)까지 내려 앉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 같은 급락세에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 브레이커가 연달아 발동됐다.

올해 들어 42번째 사이드카이자 22번째 매도 사이드카다.

20분 간 매매가 중단되는 서킷 브레이커는 역대 14번 발동됐고 올해 들어서는 벌써 8번째다.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도 7.75% 상승해 83.56을 기록하며 7거래일 만에 80선을 넘었다.

코스닥 지수도 7% 넘게 내려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 브레이커가 나란히 발동됐다.

한 때 700선 아래로 무너지기도 했다.

양 시장에서 서킷 브레이커가 모두 발동된 사례는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코스피 급락은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개장과 함께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3.39% 하락하며 주가가 22만원대로 내려왔고 SK하이닉스는 14.65% 급락해 150만원대로 추락했다.

이에 양사의 시총은 각각 1천286조원, 1천105조원으로 줄었고 코스피 내 시총 합산 비중은 48.46%로 50% 미만으로 축소됐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3조1천977억원, 삼성전자는 1조6천251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순매도 순위 1위, 2위다.

그간 코스피를 견인해왔던 주도주가 주저앉으면서 SK스퀘어[402340](-15.60%), 삼성생명[032830](-8.51%), 삼성물산[028260](-10.16%) 등 관련주를 비롯해 시총 상위주 대부분이 '파란 불'을 켰다.

이들 종목을 포함해 코스피 시장에서 878개 종목이 하락하면서 시총도 4천933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상승 종목은 36개에 불과했다. 3개 종목은 보합이었다.

코스피 시총은 이달 들어서만 2천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 CXMT 상장 흥행…중국 '반도체 굴기'에 투심 악화

이 같은 급락은 이달 들어 반도체 고점 논란이 본격화하면서 변동성이 커진 데다 미국과 이란 전쟁이 지속하면서 투심이 무너질 대로 무너진 상태에서 중국의 CXMT 상장 흥행 소식이 들려온 영향으로 해석된다.

중국 반도체 산업 자립의 '첨병'으로 평가되는 CXMT가 전날 과창판(커촹반·과학 기술주 전용 시장) 시장에 상장됐는데, 주가가 400% 넘게 급등하면서 단숨에 중국 본토 상장사 중 시총 1위에 올랐다.

지난 1분기 CXMT의 시장 점유율은 8%로, 삼성전자(38%)와 SK하이닉스(29%), 마이크론(22%)과 비교하면 아직 크지 않지만 중국 현지에서는 이번 상장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재편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판 나스닥'이라고 할 수 있는 과창판의 경우 상장 후 첫 5거래일 동안은 주가 변동 폭에 제한이 없어 CMXT로의 자금 쏠림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우려는 CXMT의 현재 실적보다 IPO(기업 공개) 이후 증설과 기술 개발 가속 가능성에 있다"며 "579억 위안의 자금이 신규 생산 능력과 DDR5(더블데이터레이트5), 장기적으로는 HBM(고대역폭 메로리) 개발에 사용되면 글로벌 D램 공급 구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이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의 양산을 시작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중국의 본격적인 'AI 굴기'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가 나왔다.

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에도 중국이 반도체 자립을 향해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 영향이다.

CXMT 등 중국 메모리 업체의 중국산 DUV 도입이 장비 조달의 병목 현상 완화 및 증설 능력 증가로 이어지고 다시 범용 D램 공급 확대를 통해 글로벌 메모리 경쟁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물론 제조 업체 이름이나 성능이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고 초기 물량이 5대(2027년 20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ASML의 생산 능력이 여전히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했다.

다만 그는 "7월 이후 반도체주가 급격한 조정을 겪으면서 투자 심리가 취약해지다 보니 중국 DUV 장비 생산 뉴스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듯하다"고 짚었다.

◇ 지속하는 반도체 고점 논란…끝나지 않는 중동발 리스크

여기에 엔비디아가 오픈AI에 대한 지급 보증 보도와 대규모 협력·투자를 둘러싸고 '순환 거래' 우려가 재점화하면서 전날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크게 하락한 점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엔비디아가 자사 칩을 쓰는 기업과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고 지분까지 취득하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업계 수요와 밸류에이션이 인위적으로 부풀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여파로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4.99% 급락했고, 마이크론(-2.25%), 샌디스크(-11.02%), 웨스턴디지털(-4.21%), AMD(-5.17%)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상장 30개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2.23% 내렸다.

이에 앞서 하이퍼 스케일러의 자본 지출(CAPEX) 하향 가능성 및 이에 따른 반도체 수요 위축 우려가 불거지면서 관련 종목의 주가가 크게 내린 바 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이 최근 호실적을 기록하고 CAPEX 가이던스도 상향하면서 이러한 우려가 불식되나 싶었지만, 2분기 잉여 현금 흐름(FCF)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위축된 투심을 개선하지 못했다.

이후 TSMC와 ASML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이 잇달아 2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으나 반도체 피크 아웃에 대한 우려로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진 투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중국의 스타트업 문샷AI가 무료로 공개한 최신 AI 모델 '키미 K3'가 강력한 성능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간 막대한 투자를 이어온 미국 하이퍼 스케일러의 자본 지출 정당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하기도 했다.

지난 5월 하순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반도체주에 대해 약해진 투심을 더 얼어붙게 했다.

코스피 시총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 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상품에 자금이 쏠리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 자체가 위축됐다.

이 영향에 일본이나 대만 등 같은 아시아권 주가 지수보다 코스피의 낙폭이 더 컸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일본 닛케이225 지수가 10.99% 하락하는 사이 코스피는 20.30% 급락했다.

더불어 지난 2월 말 시작한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5개월 간 지속하면서 매크로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변했다는 점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다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은 다소 완화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등 기름길 통항이 제한되면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경우 배럴당 80달러대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60%로 각각 반등했다.

◇ 증권가 "CXMT 증설로 D램 과잉 공급 가능성 제한적…과도한 우려 해소될 것"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CXMT의 공격적인 생산 능력(CAPA) 증설 시도가 향후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이러한 시도가 D램 시장 전반의 공급 과잉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CXMT의 물량 증설분은 화웨이나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대부분 중국 업체의 AI 인프라 증설과 내수 IT 기기에 사용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 정부의 AI 굴기에 힘입어 중국 내 메모리 수요 증가량이 공급 증가량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과잉 공급된 메모리가 중국 시장 밖까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빅테크 업체향 LTA(장기 공급 계약)를 중심으로 AI 서버향 비중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CXMT와 주력 고객층이 충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애플의 CXMT·YMTC(양쯔 메모리 테크놀로지) 메모리 채용 시도도 지정학적 이슈로 인해 실현될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결국 애플의 이러한 행보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함이지 주요 메모리 거래선의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직 CXMT는 외국인 투자자가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후강퉁 종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CXMT 상장 흥행이 심리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실제 수급 이탈 여지는 제한적임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결국 현재 국내 증시는 밸류에이션상 바닥권 영역 도달 및 주가 및 수급 변동성 정점 통과의 국면에 진입한 만큼 조정 시 주도주 중심의 분할 매수 대응 전략이 실효성은 더 클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주목할 부분은 이번 하락이 새로운 악재 때문이라기보다 그동안 시장에서 꾸준히 논의되고 주목받아 왔던 이슈들이 투심 위축과 대형 기술주 실적 발표를 앞둔 위험 회피 심리와 맞물리면서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투매 양상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DUV 노광 장비 개발, 반도체 업황 둔화 가능성, AI 산업의 순환 구조 역시 지난해 말부터 시장이 지속해 반영해 온 이슈로, 그 때마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했지만 결국 실적이 이를 확인해 주면서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대형 기술주의 견조한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은 실적을 확인하며 반등의 명분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변동성 해소를 위해 무엇보다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불확실성 완화와 주요 반도체 기업의 실적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며 "하반기 코스피 흐름의 반등 트리거는 SK하이닉스(29일)와 삼성전자(30일)의 실적 발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SK하이닉스가 29일부터 본주와 ADR(미국 주식예탁증서) 간 상호 전환이 개시될 예정이어서 본주의 상대적 저평가를 해소하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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