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이트랩=한스경제 이정민 기자 | 가맹사업을 발판 삼아 성장해온 토니모리가 직영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면서 기존 가맹점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브랜드의 모태가 된 가맹점의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는 반면, 창업주 배해동 회장 일가는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와 내부거래를 늘리고 누적 순손실 속에서도 배당을 집행했다.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토니모리 가맹점 수는 2022년 말 122개에서 2024년 말 97개로 2년 사이 20.5%가 줄어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신규 개점은 13건(2022년 4건, 2023년 8건, 2024년 1건)에 그친 반면 계약종료·해지는 59건(2022년 25건, 2023년 19건, 2024년 15건)에 달했다. 2022년 초 가맹점 수(143개)를 기준으로 환산시 개점률은 9.1%로 폐점·해지율 41.3%를 크게 밑돌았다. 가맹점 평균 매출도 2023년 2억2605만원에서 2024년 2억106만원으로 11.1% 줄었다.
본사가 올리브영이나 다이소, 이커머스 등 신규 직영 채널로 중심축을 옮기면서 토니모리의 내수 매출 구조도 재편됐다. 사업보고서상 2023년 직영·가맹점 매출 비중은 19.5%로 유통매장, 온라인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으나 2025년에는 9%까지 급감하며 가장 낮은 비중을 기록했다. 반면 신채널과 온라인 비중은 2023년 30.2%에서 52%로 높아졌다.
가맹사업 정보공개서 기준으로도 2024년 국내 매출 중 가맹점 채널 비중은 22.4%에 불과했다. 반면 오프라인 채널 49.5%, 자사 온라인몰 4.9%, 기타 온라인 채널 23.2% 등 가맹점 외 채널이 토니모리 전체 매출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가맹점과 타 채널의 가격 격차도 경쟁력 약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그 배경엔 계약 구조가 있다. 토니모리 정보공개서에 기재된 '가맹점사업자의 가격 결정의 제한' 조항에 따르면 가맹점은 본사가 제시한 권장가격을 따라야 하고 이를 벗어나려면 사전에 서면으로 협의해야 한다. 반면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채널은 유통망 확장을 위해 자유롭게 할인 판매를 할 수 있다. 가격 결정권이 한정된 가맹점과, 유동적으로 할인이 가능한 본사 채널이 같은 상품을 두고 경쟁하는 셈이다.
이에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는 온라인과 H&B스토어 등 타 채널과의 가격 차이로 영업 부담이 커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상품 기획과 공급을 본사가 전담하는 가맹사업 구조상 점주들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낮추거나 품목 구성을 조정해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제품 5종을 기준으로 가맹점과 자사몰, 올리브영, 본사가 직접 입점해 운영하는 온라인몰(쿠팡·11번가·G마켓) 공식 브랜드관 등 총 6개 채널의 판매가를 7월 9일~23일 동안 비교한 결과, 5종 전 제품에서 가맹점 판매가가 가장 높았다.
일부 채널은 할인 기간이 표기돼 있었지만, 프로모션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사실상 상시 할인가로 굳어졌다. 이들 제품의 가맹점 판매가는 타 채널 최저가 대비 최대 47.1% 비싸게 책정돼 있었다.
특히 해당 기간 중 격차가 가장 컸던 '원더 세라마이드 모찌 수분크림'은 가맹점가(1만5000원)와 올리브영 프로모션가(1만200원)의 차이가 약 5000원 가까이 벌어졌다. 나머지 제품 역시 가맹점 가격이 타 채널을 웃도는 구조는 동일했다. 가맹점이 본사가 전개하는 온라인몰·H&B 저가 공세에 밀려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토니모리 한 가맹점주는 "매장 공급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타 채널에 물건이 올라와도 본사에 문의하면 '플랫폼 할인이라 우리가 직접 관리하는 게 아니다'라는 답만 돌아온다"며 "제품을 공급받는 을의 입장이다 보니 목소리를 높였다가 불이익을 당할까 봐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현행 가맹사업법(제1조 및 제5조)상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대등한 지위에서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하며, 가맹본부는 가맹점의 경영 활동에 대해 지속적인 조언과 지원을 다 해야 한다는 상생 책무를 명시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 오너 일가 지분 회사 거래·배당은 확대
가맹점들이 매출 감소와 본사 직영 채널의 저가 공세로 경쟁력을 잃는 사이 창업주 배해동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관계사 태성산업과의 거래 규모는 확대됐다.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인 태성산업은 토니모리 및 관계사에 용기를 공급하며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배해동 회장의 배우자인 정숙인 대표가 지분 50%, 배해동 회장이 30%, 자녀 배진형 토니모리 공동대표와 배성우 씨가 각각 10%를 보유하고 있다.
토니모리가 태성산업으로부터 매입한 금액은 2021년 84억원에서 2025년 176억원으로 4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토니모리와 자회사 메가코스, 관계사 라비오뜨 등 특수관계사에 납품한 제품 매출 규모 역시 증가했다. 해당 거래액은 2021년 90억원에서 2025년 181억원으로 확대됐고 이 기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8.0%에서 32.8%로 상승했다.
태성산업은 최근 5년 동안(2021~2025년) 누적 11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흑자를 낸 2024년에는 당기순이익(약 6억원)의 3배가 넘는 총 20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332.8%에 달했다. 배당금은 지분율에 따라 정숙인 대표 10억원, 배해동 회장 6억원, 배진형·배성우 씨에게 각 2억원씩 지급됐다.
토니모리 경영진 보수도 증가했다. 배해동 회장이 토니모리로부터 수령한 보수는 2023년 5억2900만원에서 2025년 14억3000만원으로 2년 새 약 3배 늘었다. 이사·감사 6인의 보수 총액도 9억6000만원에서 19억92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여러면에서 사익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정황이다. 토니모리에 가맹점 상생 정책 강화 방안 및 태성산업과의 거래 규모 확대와 관련한 설명을 요구했다. 회사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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