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종효 기자 | “빠른 브랜드가 성공한다는 말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깊은 브랜드만이 성공한다.”
28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서 열린 아임웹의 첫 대규모 컨퍼런스 ‘브랜드콘 26’에서 이형진 마이노멀 대표는 브랜드 성장의 방향을 이같이 단정했다. 트렌드를 쫓는 속도 경쟁이 아니라 소비자 이해를 기반으로 한 ‘깊이’가 결국 브랜드의 성패를 가른다는 진단이다.
이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식품 시장을 사례로 들며 트렌드와 브랜드의 본질적 차이를 설명했다. 그는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분들도 조급할 것”이라면서도 “오히려 느린 브랜드, 깊게 고민한 브랜드가 성공한다는 관점으로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트렌드의 법칙...“결국은 정규분포”
이 대표는 2018년 창업 당시 시장 흐름과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식품 시장은 ‘저칼로리’가 핵심 키워드였지만 그는 ‘저당’에 주목했다. 사람들이 살이 빠지는 원리를 칼로리로 설명하고 있었지만 실제는 당이 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 이 대표는 시장에는 저당 제품이 없었기에 직접 만들기로 했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판단은 결과적으로 마이노멀을 저당 식품 브랜드로 자리잡게 만든 출발점이 됐다. 이 대표는 “트렌드를 예측했다기보다, 트렌드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초기 성공 사례로는 ‘방탄커피’를 꼽았다. 그는 “귀찮음을 해결하기 위해 RTD 제품으로 만든 것이 시작이었다”며 “와디즈 펀딩으로 약 2억원을 모으며 브랜드 성장의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 성공이 지속 가능한 구조는 아니었다고 짚었다. “경쟁사가 빠르게 따라붙고 가격 경쟁이 시작되면서 시장은 금세 과열됐다”며 “결국 트렌드는 누구도 독점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양한 식품 트렌드를 분석하며 공통 패턴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혁신 확산의 법칙’이다. 모든 제품은 등장 이후 성장하고 정점을 찍고 결국 사라지기에 정규분포 그래프와 같다는 것이다.
그는 트렌드를 3가지로 구분했다. 캐즘을 넘지 못하고 사라지는 유행, 대중화되지만 결국 쇠퇴하는 트렌드, 그리고 문화로 자리잡는 메가 트렌드다. 예를 들어 ‘탕후루’는 바이럴에는 성공했지만 지속성은 부족한 사례로, ‘두바이 초콜릿’은 강력한 유행을 만들었지만 결국 사라진 트렌드로 분석했다.
이 대표는 “트렌드에는 반드시 반(反)트렌드가 존재한다. 충분히 매력적이어야 반대를 넘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메가 트렌드의 조건으로 ▲압도적 효익 ▲낮은 심리적 저항 ▲명확한 선택 이유 ▲지속적 리마인드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제로콜라는 같은 맛인데 칼로리가 없고 로켓배송은 빠르고 편하다. 불닭볶음면은 특정 상황에서 계속 떠오른다. 이런 요소들이 결합돼야 문화가 된다”고 예를 들었다.
▲“트렌드보다 중요한 건 재구매”
이 대표는 식품 비즈니스를 ‘흥행’과 ‘브랜드’로 나눠 설명했다. 흥행 비즈니스는 한 번 크게 성공하는 구조지만 브랜드 비즈니스는 지속적인 재구매를 만드는 구조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 지점에서 전략 전환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트렌드를 쫓는 대신, 재구매 중심의 브랜드 구축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 제품이 계속 팔릴 수 있는가, 시장 규모는 어떤가, 소비자가 반복해서 선택할 이유가 있는가를 더 많이 묻기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이 과정에서 마이노멀은 키토제닉 식단 중심 브랜드에서 저당 식품 브랜드로 다시 웰니스 브랜드로 확장했다. 이 대표는 “처음부터 모두를 겨냥하면 브랜드 설명 비용이 커진다. 작은 시장에서 시작해 확장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브랜드의 핵심을 ‘팬덤’으로 정의했다. 이 대표는 “소비자는 세 단계로 브랜드를 판단한다. 도움이 되는가, 호감이 가는가, 신뢰할 수 있는가”라며 이 3단계를 통과하면 가격보다 브랜드를 선택하는 구조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사례로 “‘네고왕’에 마이노멀을 해달라는 댓글이 상위권에 올랐다”며 “재구매 의지가 강한 고객층이 형성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브랜드 구축 과정에서 고객과의 관계 형성도 강조했다. 고객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제품 개발에도 참여시키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연 말미에서 이 대표는 ‘깊은 브랜드’의 방향성을 ‘온리원’으로 정리했다. 그는“각자의 가치관과 생각이 모여 브랜드가 된다. 유재석과 신동엽이 서로 자리를 바꿀 수 없는 것처럼, 브랜드도 고유성이 있어야 한다”며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결국은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좋은 음식은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며 “웰니스 브랜드로서 더 나은 삶을 제안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는 아임웹이 처음으로 개최한 대규모 컨퍼런스로 브랜드 운영자와 창업자, 실무자들이 참석해 트렌드 변화와 브랜드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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