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8월1일 영업 재개 목표가 무산됐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 뉴스1
회생절차에 필요한 긴급운영자금(DIP) 집행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실제 매장 재개장은 8월7일에서 10일 사이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이 정한 회생계획안 인가시한은 한 달 남짓밖에 남지 않아, 홈플러스는 제한된 기간 안에 영업 정상화와 현금 창출 능력을 입증해 채권자와 시장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전날 마트노조와 일반노조를 각각 만나 영업재개 일정과 향후 사업 운영 방향을 공유했다. 사측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DIP 대출금 2000억원이 이달 31일에서 다음 달 3일 사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자금 집행 후 7일 이내 영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당초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원 규모 DIP 지원에 합의하고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면서 8월1일 전후 영업 재개 전망이 나왔으나, 자금 집행이 미뤄지며 일정도 함께 늦춰졌다. 홈플러스는 앞서 지난 13일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 열흘 만에 임시휴업 중이던 핵심 점포 67곳의 영업을 중단한 바 있다.
이번에 유입되는 2000억원은 상품 공급 정상화에 우선 투입되고, 나머지는 퇴직자 미지급 퇴직금과 임직원 미지급 임금 지급에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영업 중단 직전 실시한 '50% 할인 행사'로 확보한 약 300억원은 6월 임금 40%와 수도·전기요금 등 공과금 납부에 이미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시내의 한 홈플러스 매장에 게시된 임시 휴업 안내문. / 뉴스1
다만 2000억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체불 임금과 협력업체 납품대금 등 공익채권 규모가 약 1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협력업체 4600여 곳 가운데 약 47%가 매출의 절반 이상을 홈플러스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들의 평균 미지급 대금은 7억7400만원, 미정산 금액이 5억원을 넘는 업체도 40%를 웃돈다. 지난달 29일 법원에 제출된 회생계획안에는 중소 협력업체 납품대금을 '100% 현금 변제'한다고 명시됐지만, 실제로는 총 2010억여원 규모 상거래채권 중 절반가량을 무이자로 10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채권과 관련된 중소 협력사는 316곳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체불 피해 근로자에게 1인당 최대 2100만원의 대지급금을 지원하고, 협력업체를 대상으로는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을 통한 3500억원 보증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900억원 긴급경영 안정자금 등 총 4400억원 규모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매장 운영 방식도 개편한다. 기존 대형마트보다 훨씬 작은 600평~1000평 규모로 영업 면적을 축소하고, 식품과 회전율 높은 생필품, 자체브랜드(PB) 위주로 취급 품목을 좁힐 계획이다. 판매 상품의 80% 이상을 PB로 구성한 미국 유통업체 '트레이더 조'가 모델이다. 본사 구매조직은 신선식품·가공식품 납품업체들과 상품 공급 재개를 협의하고 있으며, 물류센터 확보와 배송기사 섭외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온라인 사업 정상화 여부 역시 향후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기업가치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홈플러스가 입증해야 할 핵심 과제는 단순한 영업 재개가 아니라 생존 가능성이다. 회생절차의 핵심은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있다. 영업을 재개한 뒤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며 회사가 살아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향후 M&A 성사 여부와도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법원은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9월4일까지 연장했다. 현행법상 추가 연장은 불가능해, 이 시한까지 회생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자금 확보 여부와 무관하게 파산 절차가 확정된다. 법원은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 수정 회생계획안 심리와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여름휴가철 특수를 고려해 영업재개를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트노조 관계자는 "회생을 위한 첫 단추는 영업정상화인 만큼 자금을 집행한 이후 최대한 빠르게 매장을 다시 열어야 한다"며 "조합원들과 회사가 힘을 모아 정상영업 체제를 조속히 구축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의견을 나누고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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