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K-축구혁신위원회 4차 회의의 쟁점으로 회의록이 떠올랐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인단 확대, 전력강화위원회 독립성, 유소년 육성 등 한국 축구 제도 개편 의제가 논의됐지만, 회의 뒤 그에 못지않게 부각된 것은 혁신위가 회의록을 남기지 않는 이유였다.
혁신위는 27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4차 회의를 열고 축구협회장 선거인단을 1만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인단 개편안을 토대로 프로, 실업, 대학, 승강제 리그 구성원 등을 반영하는 방식도 안건에 올랐다. 그러나 브리핑 현장에서는 제도 개편안 못지않게 회의 운영 방식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박지성 혁신위 공동위원장은 회의록 미작성 논란에 대해 위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구체적 발언이 외부에 공개될 경우 발언 취지와 다르게 해석되거나 불필요한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축구협회가 이미 비판 여론의 중심에 놓인 상황에서 “축구협회를 보호하기 위한 측면도 존재했다”는 취지의 설명도 내놨다.
혁신위가 내세운 논리는 회의록 부재가 은폐가 아니라 논의 공간을 지키기 위한 운영 방식이라는 데 있다.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전력강화위원회 독립성, 선거제도 개편처럼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자리에서 위원들이 공개 부담을 의식하면 실질적인 토론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 혁신위는 개별 발언이 담긴 회의록 대신 중요 안건과 논의 내용을 문서로 정리하고, 회의 뒤 위원장 브리핑으로 공개를 대체하고 있다.
다만 이 설명만으로 논란이 가라앉기는 쉽지 않다. 혁신위는 축구협회의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고치겠다는 명분으로 출범했다. 그런 기구가 발언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면, 정작 혁신위의 논의 과정도 사후 검증이 어렵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등 정부와 체육계 주요 인사가 참여한 점도 논란을 키우는 대목이다.
법률적 쟁점도 있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주요 정책의 심의 또는 의견조정을 목적으로 차관급 이상 주요 직위자가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회의 등에 대해 회의록 작성 기준을 두고 있다. 혁신위가 해당 규정의 적용을 받는 공식 회의체인지, 자문 성격의 협의체인지에 따라 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법 적용 여부와 별개로 한국 축구 제도 개편을 다루는 기구가 논의 과정을 어느 수준까지 남겨야 하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쟁점은 회의 공개 여부보다 기록 방식에 가깝다. 모든 발언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더라도, 회의 과정에서 나온 주요 쟁점과 논의 결과를 어떤 형태로 남길지는 별개의 문제다. 회의록을 둘러싼 의문이 계속될 경우 개혁안의 내용보다 논의 과정에 대한 설명이 먼저 요구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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