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조정식 국회의장이 대통령 연임 개헌 문제를 두고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 문제"라고 밝히면서 개헌 논의의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현직 대통령에게는 적용될 수 없다'는 해석이 주를 이뤘던 것과 달리, 연임 여부 역시 국민적 합의와 정치권 논의를 통해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향후 개헌 논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조 의장은 28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직 대통령 연임 문제는 결국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 문제"라며 "여러 정치적 당사자들이 어떻게 합의하느냐의 문제이고, 개헌자문위원회나 개헌특별위원회를 통해 의견이 수렴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연임 개헌에 대한 찬반을 직접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정치권에서 사실상 금기처럼 여겨졌던 '현직 대통령 적용 여부'를 국민적 논의의 대상으로 열어둔 셈이다.
조 의장은 개헌 추진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2027년은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해인 만큼 개헌의 적기"라며 "약 1년 반 동안 너무 서두르지도, 그렇다고 미적거리지도 않게 담대하게 개헌을 추진해 성사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회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켜 개헌 로드맵과 주요 의제를 정리하고, 여야 협의를 통해 국회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아울러 국민들이 개헌 의제를 직접 제안하고 토론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도 구축해 국민 참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장은 개헌 필요성에 대해서도 "1987년 개헌 이후 40년 가까이 헌정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며 "2027년이 다시 40년이 되는 시점인 만큼 새로운 시대에 맞는 헌법 체계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 의장의 발언은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은 현직 대통령 연임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어왔다. 윤건영 의원은 "현행 헌법상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밝혔고, 한병도 원내대표 역시 헌법 제128조를 근거로 "현 대통령에게는 효력이 없다"며 야권의 '연임 개헌설'을 일축한 바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권의 개헌 논의 자체를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의심해 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4월 "개헌을 추진하려면 먼저 대통령 임기 연장은 없다고 선언해야 한다"며 "왜 '한 번만 하겠다'는 쉬운 말을 하지 못하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조 의장의 발언을 두고 단순히 연임 개헌에 대한 찬반을 넘어 개헌 논의의 범위를 넓힌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직 대통령은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연임 여부까지 포함해 국민과 정치권이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결국 조 의장이 제시한 '국민 선택'이라는 표현은 연임 개헌을 기정사실화한 것이 아니라, 개헌 과정에서 국민적 합의와 정치적 타협을 거쳐야 할 핵심 의제로 공식화한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앞으로 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와 국회 개헌특별위원회 논의가 본격화되면 권력구조 개편과 대통령 임기 문제를 둘러싼 여야 공방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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