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눈독들이는 한화 '지분 15%'⋯특정 대기업 인수 '신중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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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눈독들이는 한화 '지분 15%'⋯특정 대기업 인수 '신중론' 확산

M투데이 2026-07-28 14:33: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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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전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이미지: KAI가 지난해 공개한 한국형 전자전 항공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전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이미지: KAI가 지난해 공개한 한국형 전자전 항공기)

[엠투데이 이상원기자]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15%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확대하는 등 본격적인 인수 준비에 들어갔다. 현재 KAI의 공식적인 매각 절차는 시작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한화가 향후 KAI 민영화나 최대 주주 변경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5거래일 연속 장내에서 KAI 주식 101만830주(1.03%)를 매입했다. 투입 자금액은 약 1,544억 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한화시스템의 누적 매입 규모는 약 3,211억 원에 달한다.

이번 매입으로 한화그룹의 KAI 지분은 기존 13.61%에서 14.64%로 15%에 육박했다. 계열사별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9.90%, 한화시스템이 3.73%,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이 1.0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최대 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26.41%)과의 격차는 11.77%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한화시스템은 연말까지 최대 5,000억 원을 추가로 투입 KAI 지분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신고 기준선인 15%를 사실상 눈앞에 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행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집단이 상장사 지분을 특수 관계인을 포함해 15% 이상 취득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를 해야 한다. 다만 이는 경영권 확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독과점 여부 등을 심사받는 절차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한화의 지분 확대를 단순한 재무적 투자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향후 정부가 KAI 민영화를 추진하거나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이 보유 지분 매각에 나설 경우, 이미 확보한 지분만큼 인수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KAI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나 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 보다는 훨씬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KAI를 특정 대기업에 경영권을 통째로 넘기는 문제는 일반적인 기업 인수합병과 동일한 기준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KAI는 KF-21 전투기와 T-50·FA-50, 수리온 헬기, 위성 및 발사체 사업 등을 수행하는 국내 유일의 항공우주 체계종합업체다. 방산업체의 경영권 변동 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 것도 국가 안보와 핵심 기술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라는 설명이다.

KAI가 특정 대기업에 인수되면 국가 핵심 방산기술이 과도하게 한 곳으로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KAI가 보유한 완제기 개발 능력에 항공엔진, 레이더, 항공전자, 무장체계까지 결합될 경우, 해외 수주 경쟁력은 높아질 수는 있지만 정부 역시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경영상 문제나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 이를 대체할 사업자가 사실상 없어지는 '단일 실패 지점(Single Point of Failure)' 위험성이 제기될 수도 있다.

또, KAI는 다양한 방산업체가 공급하는 엔진과 레이더, 항전장비, 무장체계를 통합해 하나의 항공기를 완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특정 기업집단에 편입될 경우, 계열사 제품을 우선 적용하거나 경쟁사의 참여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쟁업체들이 핵심 기술과 원가 정보를 경쟁사 계열의 체계종합업체에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KAI가 축적한 기술 상당수는 정부 연구개발비와 장기간의 국책사업을 통해 확보된 국가 자산이기 때문에 매각 과정에서 단순한 가격뿐 아니라 기술 소유권과 정부의 사용 권한, 수출 승인 체계, 연구개발 성과 귀속, 핵심 인력 보호 방안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현재로선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이 KAI 보유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핵심은 KAI를 민간에 매각하느냐가 아니라 국가의 통제권과 산업 경쟁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느냐에 있다”면서 “인수 기업이 누구인지를 넘어 KAI가 앞으로도 국가 항공우주 체계종합업체로서 중립성과 공공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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