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로부터 약 1조470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며 AI 인프라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여기에 글로벌 투자사 브룩필드와 최대 9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추진하면서 총 100억달러(약 14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해 1GW급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투자로 네이버는 검색·쇼핑 중심의 인터넷 플랫폼 기업을 넘어 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AI 기업으로의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최수연 대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엔비디아는 네이버가 발행하는 신주 724만여 주를 주당 20만4500원에 인수한다. 투자 규모는 약 10억달러(1조4700억원)다.
투자가 완료되면 엔비디아는 네이버 지분 4.5%를 확보해 국민연금과 블랙록에 이어 3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이는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의 보유 지분보다 많은 수준이다.
이 같은 소식에 이날 네이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4% 상승한 22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투자는 지난 6월 젠슨 황 CEO의 방한 당시 발표된 '기가와트(GW)급 AI 팩토리 구축 협력'의 후속 프로젝트다.
네이버는 현재 운영 중인 세종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인프라 플랫폼인 DSX를 도입해 AI 팩토리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AI 팩토리는 기존 데이터센터를 단순한 서버 집합이 아닌 AI 연산을 통해 토큰(Token)을 생산하는 대규모 AI 생산시설 개념으로 발전시킨 차세대 인프라다.
네이버는 오는 2027년 상반기 55MW 규모를 시작으로 같은 해 말 100MW, 2028년에는 200MW까지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대규모 투자 재원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 브룩필드와 협력해 2028년까지 최대 9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추진한다.
브룩필드는 데이터센터와 전력, 신재생에너지 등 글로벌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는 세계적인 투자사로, 운용자산 규모는 1조달러를 웃돈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번 지분 투자의 조건으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별도 투자자금 확보를 요구했으며, 브룩필드의 프로젝트파이낸싱이 이를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엔비디아 투자금 납입 시한인 오는 10월 말 이전까지 브룩필드와의 계약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네이버가 약 22년 만에 실시하는 대규모 자본 조달이다.
회사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 우려를 줄이기 위해 약 1조170억원 규모의 자사주 490만 주를 다음 달 소각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투자 유치가 네이버의 사업 구조를 플랫폼 중심에서 AI 중심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네이버는 검색 광고와 커머스 등 소비자 대상(B2C) 사업이 핵심이었지만 앞으로는 AI 인프라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한 기업 대상(B2B) 사업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빅테크에 자국 데이터와 AI 주권을 의존하지 않으려는 국가와 기업을 겨냥한 '소버린 AI' 시장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오는 2027년부터 AI 팩토리 사업에서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과 유럽·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AI 인프라 수요를 공략할 방침이다.
교보증권은 네이버 AI 팩토리 사업이 2028년 약 2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버와 엔비디아의 협력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엔비디아와 글로벌 AI 팩토리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AI 컴퓨트 파트너십' 체결을 논의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오픈소스 AI 모델 '네모트론3 울트라'를 활용해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의 성능도 고도화하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이번 투자는 네이버가 새로운 성장 단계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자본뿐 아니라 양사가 보유한 글로벌 브랜드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네이버의 AI 경쟁력을 세계 시장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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