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재 속 '中반도체굴기' 새국면…IPO성공·기술자립 본격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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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제재 속 '中반도체굴기' 새국면…IPO성공·기술자립 본격 시도

연합뉴스 2026-07-28 13:43: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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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MT, 기업공개로 14조원대 자금 조달…상장 첫날 中본토 시총 1위

자국산 심자외선 장비 생산 소식도…기술 추격 총력전

국가주도 산업육성 등으로 급성장…최첨단 기술은 여전히 격차 커

중국 창신메모리 중국 창신메모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중국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세계적 이목을 끌며 상하이 증시에 입성한 데 이어 자국산 심자외선(DUV) 장비 제조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전환점을 맞게 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맞서 막대한 자금을 집중 투입해 추진해온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기술 자립 전략이 메모리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시장의 평가에 힘이 실리면서다.

28일 중국 경제전문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전날 '중국판 나스닥' 과창판(커촹반·상하이증권거래소 과학기술주 전용 시장)에 상장한 CXMT는 거래 첫날 단숨에 중국 본토 시장 시가총액 1위(3조2천800억위안·약 711조7천억원)를 기록하며 글로벌 투자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제일재경은 "CXMT의 상장은 중국 반도체 메모리 산업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일 뿐 아니라, 30여년간 지속돼 온 세계 D램 시장의 3강 과점 구도를 더욱 흔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 中, 반도체 굴기 박차…메모리·장비 국산화 속도

CXMT의 성공적인 증시 데뷔는 미국의 수출 통제 속에서 이뤄진 중국의 국가 주도 산업 육성 정책이 자본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자금조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이 본격화한 이후 반도체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정책금융과 지방정부 투자, 이른바 '빅펀드'로 불리는 국가반도체산업투자기금 등을 통해 산업 육성을 지속해왔다.

CXMT 역시 2016년 안후이성 성도인 허페이시 경제기술개발구 산하 투자회사가 1천만위안(약 21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기업이다.

미국 규제가 강화되자 중국은 국산화·공급망 자립을 강조하며 기술 추격에 속도를 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반도체 기업은 생산능력과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반도체 굴기를 상징하는 CXMT는 D램 시장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기준 CXMT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7.7%를 기록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3강 구도에 도전하고 있다. 노무라 증권은 현재 점유율이 10%에 달하며, 2028년에는 18%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초과배정 옵션까지 포함해 이번 상장으로 최대 666억1천만위안(약 14조4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 CXMT는 이 자금을 생산라인 확장과 차세대 D램, 고대역폭 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개발에 투입하며 선두기업과의 기술격차 줄이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양쯔메모리(YMTC) 역시 기업가치 1조위안(약 216조원) 규모의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성사될 경우 신규 생산라인과 첨단 낸드 개발에 상당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기존 DUV 장비를 여러 차례 사용하는 방식으로 7나노급 제품을 생산해온 중신궈지(SMIC)도 기술 추격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 화웨이의 하이실리콘과 캠브리콘, 그래픽처리장치(GPU) 스타트업 무어스레즈, AI 칩 업체 비런테크 등이 국산 AI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중 기술 경쟁 미중 기술 경쟁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中 DUV 생산 개시 소식에 글로벌시장 충격…최첨단공정 격차는 여전

중국 반도체 굴기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제조 장비 분야에서도 중국은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다.

미국과 네덜란드의 수출 규제로 중국 업체들이 ASML의 최첨단 EUV 노광장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중국 국영기업이 DUV 노광장비 생산을 개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계에 충격을 줬다.

27일 뉴욕 증시에 상장된 ASML이 5.80% 급락했고, 엔비디아(-4.99%), 샌디스크(-11.02%), 마이크론(-2.25%)도 줄줄이 하락했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역시 7.47% 밀렸다.

미국 반도체주 급락 여파 등으로 28일 하락 개장한 코스피 시장에는 장중 한때 매도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 등 시장 조치가 발동되기도 했다.

다만 중국산 장비가 최첨단 반도체 공정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까지는 여전히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범용 D램과 성숙 공정, 일부 반도체 제조 장비 분야에서 기술 격차를 상당 부분 좁혔지만, HBM·EUV 노광공정·첨단 AI 반도체 생산능력에서는 글로벌 선두 업체들과의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DUV 장비 분야에서 상용 생산라인의 안정성과 생산성, 정밀도까지 검증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HBM 분야는 중국 반도체 산업이 넘어야 할 가장 높은 장벽으로 꼽힌다. AI 서버 시장의 핵심 부품인 HBM은 미세공정뿐 아니라 초고난도 적층 기술과 첨단 패키징, 고객사 인증 경험이 결합돼야 하는 분야다.

AI 반도체도 비슷한 평가를 받는다.

화웨이가 어센드 시리즈를 앞세워 중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개별 칩 성능과 대규모 양산 경험 등을 감안하면 엔비디아와의 격차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 주도의 첨단 산업 육성이 경제 전반의 부(富)로 확산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그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넬대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교수는 로이터 통신에 "AI와 첨단기술은 생산성과 경제성장을 높일 수는 있지만, 가계소득과 고용을 광범위하게 끌어올리기는 어렵다"며 "이들 산업을 육성하는 것만으로는 중국 경제의 구조 전환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스탠다드뱅크의 제러미 스티븐스 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이 현재 중국 거시경제의 핵심 딜레마"라며 특정 산업의 고도화만으로는 내수를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봤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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