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이 아직 새 소속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이적 절차가 마무리됐음에도 한국에 머물고 있는 이유는 부상도, 계약 문제도 아닌 병역 관련 행정 절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이 병역 관련 행정 절차로 아직 새 소속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 뉴스1
스페인 유력 스포츠 매체 마르카(MARCA)는 28일(한국 시각)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합류하기 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의무가 남아 있다"며 "대한민국 병역 관련 법규에 따라 당분간 한국을 떠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지난 25일 이강인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31년 6월까지이며, 이적료는 기본 3500만 유로(약 580억 원)에 옵션 500만 유로를 포함해 최대 4000만 유로(약 66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 선수 이적료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금액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등번호였다. 아틀레티코는 팀의 상징적인 번호 가운데 하나인 7번을 이강인에게 배정했다. 7번은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올랜도 시티로 이적한 '구단 레전드' 앙투안 그리즈만이 달았던 번호다. 구단이 이강인에게 거는 기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공식 발표 이후에도 이강인은 스페인으로 출국하지 않았다. 지난 26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울산 HD의 K리그1 경기를 직접 관람했다. 경기 후에는 서울 선수들이나 이동경 등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메디컬이나 비자 문제 등 다양한 추측도 나왔지만 실제 이유는 병역법상 국외여행 허가 절차였다.
이강인은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하면서 예술·체육요원으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다만 병역 특례를 받았다고 해서 해외 출국이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된 선수는 일정 기간 대체복무 의무를 수행해야 하며, 해외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병무청의 국외여행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해외 구단에서 뛰는 선수들도 일정 기간마다 허가를 연장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번에도 이강인은 병무청의 최종 승인 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카는 "국외여행 허가서가 제때 발급되면 곧바로 스페인으로 이동해 팀 훈련에 합류할 수 있다"면서도 "행정 절차가 늦어질 경우 한국에서 새로운 동료들과 첫 만남을 갖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이 병역 관련 행정 절차로 아직 새 소속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 뉴스1
현재 이강인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는 FC서울의 훈련장인 GS챔피언스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히 개인 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피지컬 코치진이 제공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으며, 구단과 지속적으로 컨디션을 공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카 역시 "아틀레티코는 원격으로 이강인의 몸 상태를 관리하고 있으며 서울에서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훈련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틀레티코 입장에서도 이강인의 합류는 최대한 빨라야 한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올여름 프리시즌을 통해 새로운 공격 조합과 전술을 완성해야 한다. 이강인은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 오른쪽 윙어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자원인 만큼 프리시즌 적응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아틀레티코는 올 시즌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그리에즈만이 팀을 떠났고 일부 베테랑 선수들도 이적하면서 공격진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 구단이 이강인에게 상징적인 7번을 맡긴 것도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세우겠다는 의지가 담긴 결정으로 해석된다.
합류 시점에 따라 프리시즌 일정도 달라질 전망이다. 행정 절차가 조속히 마무리되면 이강인은 스페인으로 이동해 다음 달 2일 예정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프리시즌 경기부터 시메오네 감독의 지도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허가가 늦어질 경우에는 아틀레티코가 한국을 방문하는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처음 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이 병역 관련 행정 절차로 아직 새 소속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 433 인스타그램
아틀레티코는 다음 달 5일 방한한 뒤 8월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친선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 경우 이강인은 스페인이 아닌 서울에서 새로운 동료들과 첫 인사를 나누는 다소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다.
다만 프리시즌은 새로운 전술을 익히고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합류가 길어질수록 적응 시간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플레이메이커가 스페인 명문 구단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순간이 임박한 가운데, 팬들은 행정 절차가 조속히 마무리돼 이강인이 시메오네 감독 체제에서 본격적인 첫걸음을 내딛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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