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국회의장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현직 대통령 연임을 위한 개헌 가능성에 대해 "결국 주권자 국민 선택"이라는 입장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 조 의장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야권이 개헌에 반대하는 배경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 연장 문제가 거론된다는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조정식 국회의장. / 뉴스1
"시기상조" 발언하며 판단은 정치권 몫으로
조 의장은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문제와 관련해 "이러쿵저러쿵 논하기엔 시기상조 아닌가"라고 운을 뗐다. 이어 "권력 구조 개편에서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문제는 결국 주권자 국민 선택"이라며 "여러 정치적 당사자가 합의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대통령 연임 관련 사안도 향후 개헌안 논의 과정에서 이슈로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조 의장은 "(현직 대통령의 연임)도 개헌안에서 이슈가 될 텐데 개헌자문위나 개헌특위를 통해 의견 수렴되지 않겠나"라고 말해, 해당 사안을 특정 기구로 넘겨 논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즉답을 피하면서도 논의 테이블 자체는 열어두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22대 국회서 10차 개헌 추진... "내년이 개헌 적기"
조 의장은 이날 개헌 추진 로드맵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제헌 헌법 이후 1987년 개헌까지 약 40년 동안 9차례 개헌이 이뤄졌고, 내년이 다시 40년이 되는 시점인 만큼 새로운 개헌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조 의장은 2027년이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해라는 점을 개헌 추진의 적기로 꼽았다. 선거 국면과 맞물리지 않는 만큼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논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조 의장은 "향후 약 1년 반 동안 속도감 있으면서도 신중하게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뉴스1
헌법개정자문위 조만간 출범... 여야 개헌특위도 구성
개헌 추진 절차와 관련해서는 의장 직속 기구를 먼저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조 의장은 "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를 조만간 출범시켜 개헌 로드맵과 주요 의제를 정리하고, 이후 적절한 시점에 여야가 참여하는 개헌특위를 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자문위가 먼저 의제를 다듬고 특위가 이를 넘겨받아 여야 합의를 이끄는 2단계 구조다. 개헌안 합의 시점에 대해서는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내년 중후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일정대로면 앞으로 1년 안팎 사이 국회 안팎에서 개헌 관련 논의가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의장은 지난달 17일 제78회 제헌절 경축사에서 "2027년에 국민주권 개헌안을 마련하고, 이번 22대 국회 내에 10차 개헌을 매듭지을 것을 제안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대통령 계엄 선포권 제한 등 합의 수준이 높은 과제부터 차근차근 물꼬를 트겠다"며 "신속하게 개헌추진기구를 출범시키고, 내년에 본격적인 공론화를 거쳐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개헌안의 뼈대를 완성해 내자"고 제안했다. 다만 이때는 대통령 연임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우원식 전 의장 "당해 대통령은 해당 안 돼"... 야권은 "사전작업" 비판
대통령 임기와 관련한 개헌 논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원식 전 국회의장은 지난해 6월 한 방송에 출연해 "중임이나 대통령 임기 관련해서 개헌을 할 경우 당해 대통령은 해당되지 않는다"며 대통령 임기 개헌설에 선을 그은 바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권의 개헌 추진 자체를 이재명 대통령 연임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규정하며 비판해 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올 4월 "개헌하려면 먼저 임기 연장은 없다고 선언하라"며 "'나는 대통령 한 번만 하겠습니다'라는 이 쉬운 한 마디를 왜 못하느냐. 설명이 길면 다른 속마음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야권의 문제 제기가 이번 간담회에서도 재차 나온 셈이고, 조 의장의 "국민 선택" 발언은 이에 대한 직접적 답변 성격이 짙다.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두고는 "지켜보고 있다"
이날 조 의장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여야 논의 중인 사안으로 국회의장이 내용 자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검찰 수사권 남용 폐해는 오랫동안 지적됐다"고 언급했다. 다만 "사회적 약자 수사가 소홀해지거나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면 안 된다는 사례가 제기됐고 많은 부분이 걱정되는 것 같다"며 우려도 함께 전했다. 조 의장은 "이와 관련해 보완대책이 필요한 것 같고 여야 모두가 생각하고 있을 것 같다"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보완대책을 논의 중이니 저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장이라는 위치상 구체적 내용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면서도, 수사 공백에 대한 우려는 명확히 짚은 발언으로 읽힌다.
뉴스1 사진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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