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결혼 한 달 만에 남편이 조건만남 앱을 쓰는 것을 발견했다. / AI 생성 이미지
한 달 전 결혼식을 올린 A씨는 남편의 과거를 믿고 새로운 시작을 꿈꿨다. 결혼 전 남편이 조건만남을 하려던 정황을 발견했지만,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편지까지 받고 용서했던 터였다.
하지만 남편은 신혼집에서 다시 조건만남 어플을 설치했다. 이를 발견한 A씨는 직접 어플에 가입해 남편의 닉네임을 찾아 대화를 걸었다. 남편은 A씨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고 조건만남을 구한다는 대화를 나눴다.
아직 혼인신고도 하지 않은 상황. A씨는 이 관계를 끝내고 남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다신 안 그런다' 각서, 결혼 한 달 만에 휴지조각으로
A씨는 결혼 전 남편의 휴대전화에서 조건만남 관련 문자와 애플리케이션을 발견한 적이 있다. 당시 남편은 A씨에게 다시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편지를 쓰며 용서를 구했다.
A씨는 남편을 믿고 한 달 전 결혼식을 올렸다. 남편이 살던 집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지만, 아직 혼인신고나 거주지 변경은 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결혼 직후 남편이 또다시 어플을 설치한 흔적을 발견했다. A씨는 자신이 아닌 척 다른 프로필로 어플에 가입해 남편에게 대화를 걸었고, 남편이 여전히 조건만남 상대를 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아직 혼인신고 전…오히려 법적으로 '유리한 고지'
변호사들은 A씨가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점이 법적으로 불리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복잡한 이혼 소송을 피할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라고 봤다.
법무법인 약속 조범수 변호사는 "우리나라에서는 혼인신고가 이루어져야 법률상 부부가 된다"며 "현재 단계에서는 이혼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혼인신고를 진행할지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로 공동생활을 시작했다면 법률혼이 아닌 '사실혼' 관계로 인정될 수 있다. 법무법인 에스 조수영 변호사는 "남편의 반복적인 조건만남 시도는 정조·신뢰의무 위반으로 사실혼 해소 및 위자료 청구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복잡한 재판상 이혼 절차 없이 사실혼 관계를 파기하고, 그 책임이 있는 남편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성관계 없어도 '부정행위'…증거 충분하면 위자료 가능
남편이 실제 조건만남 상대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증거가 없어도 책임을 묻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성관계를 갖지 않았더라도 부부의 정조의무에 반하는 일체의 행위를 '부정행위'로 폭넓게 인정하기 때문이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조건만남 앱을 이용한 음란대화 및 성매수 시도는 통상 부부의 성적 성실의무에 반하는 '부정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크다"고 짚었다. A씨가 확보한 결혼 전 문자, 남편의 각서, 결혼 후 어플 대화 내용 등은 이를 입증할 중요한 증거가 된다.
법무법인 태림 부산분사무소 임장범 변호사는 "남편의 행동이 일회성이 아니라 결혼 전부터 반복되었고, 결혼 후에도 다시 조건만남을 시도한 정황이 있다면 단순한 부부 갈등을 넘어 향후 법적 대응까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남편 휴대폰 몰래 봤는데, 처벌받을까?
A씨는 남편의 휴대폰을 몰래 본 사실 때문에 처벌받을까 걱정했다. 변호사들은 이 부분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태림 수원분사무소 김정현 변호사는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풀거나 본인의 의사에 반해 휴대전화 내용을 확인한 경우에는, 별도의 법적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추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위법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렇게 얻은 증거를 민사 소송에서 아예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무단으로 휴대폰을 확인한 것은 정보통신망법 위반 문제의 여지가 있으나, 민사 소송에서 증거능력은 인정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A씨가 직접 다른 사람인 척 남편과 나눈 대화는 증거로 활용하는 데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법률사무소 평정 김단 변호사는 "의뢰인이 직접 어플에 가입해 남편과 나눈 대화 내용은, 대화 당사자 본인이 저장한 것에 준해 비교적 안전한 증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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