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골키퍼가 치료를 받는 동안 필드 플레이어들이 감독의 지시를 받는 풍경을 더는 보지 못할 수도 있다.
28일(한국시간) 영국 ‘BBC’는 “잉글랜드 축구는 다가오는 시즌 골키퍼 시간끌기를 근절하기 위한 실험을 한다. 잉글랜드축구협회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를 비롯한 잉글랜드 축구 관련 단체는 국제축구평의회(IFAB)의 허가를 받아 이 조치에 합의했다”라고 보도했다.
어느 순간부터 골키퍼가 치료받는 동안 필드 플레이어가 감독에게 전술 지시를 받는 일이 흔해졌다. 골키퍼는 특수 포지션이기 때문에 부상을 당할 경우 경기장 안에서 치료받을 수 있으며 경기는 중단된다. 이 점을 이용해 많은 팀들이 골키퍼가 치료받는 동안 테크니컬 에어리어 근처에서 물을 마시고 감독에게 전술 지시를 듣곤 한다. 또한 골키퍼 치료를 상대 기세를 꺾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잉글랜드 최고 심판 책임자인 하워드 웹과 ‘프로 레프’는 이 문젤를 해결하기 위해 PL과 논의했고, 골키퍼가 치료받은 팀의 필드 플레이어 1명을 경기장에서 1분간 제외하는 것에 합의했다. 골키퍼가 경기장에서 치료를 받으면, 그 팀 감독은 경기가 재개된 후 10초 안에 다른 선수를 지명해 경기장을 떠나게 해야 한다. 만약 10초 이내에 선수를 선택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주장이 경기장을 떠난다.
이번 조치는 호주 A리그에서 시행 중인 제도와 유사하며, A리그에서는 골키퍼가 치료받을 시 무조건 주장이 경기장을 떠나야 한다. 해당 조치는 트랜미어로버스와 로치데일의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예선 1차전에서 처음 시행된다.
예외 사항은 있다. 골키퍼 요청으로 경기가 중단되지 않은 경우를 비롯해 골키퍼와 경기장 밖 선수 충돌, 골키퍼가 반칙을 당해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 골키퍼 출혈이 발생한 경우, 뇌진탕을 비롯한 교체가 필요한 부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필드 플레이어가 나가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러한 예외 사항에도 골키퍼가 변경된 조치를 지나치게 의식해 자신의 부상을 숨기고 경기를 진행할 경우에 생길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선은 있다.
축구계에서는 꽤 진지하게 골키퍼 치료가 ‘작전 타임’으로 변질되는 걸 우려했다. 지난 2월 IFAB의 심판 책임자 피에를루이지 콜리나는 골키퍼 치료 간 전술 지시를 막을 해결책을 찾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한 바 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선수들이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가는 걸 막으라고 지시했는데, 이 조치는 전반과 후반 중반 수분 섭취를 위한 3분간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로 무용지물이 됐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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