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축적된 연구개발 데이터를 AI가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이 기업의 인공지능 전환(AX)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KT와 아모레퍼시픽이 연구개발 전 과정의 데이터 체계를 AI 중심으로 재편하며 연구 혁신 기반 마련에 나섰다.
KT는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기술연구소(R&I센터)의 연구개발 데이터를 통합·재설계하는 '데이터 하이웨이'(Data Highway)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AI 기반 연구개발 혁신을 위한 AI 특화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KT가 지난해 12월 아모레퍼시픽의 데이터 하이웨이 사업을 수주한 이후 양사가 전략적 협력 체계를 구축해 공동으로 추진해 온 연구개발 혁신 사업이다. 연구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AI가 직접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해 연구 생산성과 의사결정 효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양사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70년간 축적된 연구개발 데이터를 AI가 즉시 활용할 수 있는 'AI Ready Data'로 전환 △자연어 검색 기반 연구원 전용 AI 어시스턴트 '레몬'(LEMON·Lab Efficiency Mode ON) 구축 △연구 데이터 기반의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 마련 △향후 다양한 AI 서비스와 AI 에이전트로 확장 가능한 연구개발 환경 구축 등을 완료했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소가 약 70년 동안 축적한 수백만 건의 연구개발 자산을 AI Ready Data 형태로 재구성한 점이다. AI Ready Data는 AI가 별도의 추가 가공이나 정제 과정 없이 학습과 추론, 분석에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품질과 구조, 메타데이터, 거버넌스 등을 갖춘 형태의 데이터를 의미한다.
KT는 연구소 내 여러 시스템에 분산돼 있던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서로 다른 데이터 간 연관성을 AI가 이해할 수 있도록 구조를 새롭게 설계했다. 기존에는 연구원이 여러 시스템을 오가며 개별적으로 찾아야 했던 연구 정보를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해 AI가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구축된 AI 특화 데이터 플랫폼은 특정 생성형 AI 서비스에 한정되지 않는다. 연구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관리하는 공통 데이터 저장소 역할을 수행하며, 향후 아모레퍼시픽이 도입할 다양한 AI 서비스와 AI 에이전트의 기반 인프라로 활용될 예정이다.
양사는 AI Ready Data를 토대로 연구원을 지원하는 생성형 AI 어시스턴트 '레몬'도 함께 구현했다. 레몬은 연구원이 자연어로 질문하면 원료 정보와 처방 이력, 실험 결과, 연구보고서 등 다양한 연구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연구원이 "3321123 처방의 신원료 정보와 향료 구성, 관련 실험 결과를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레몬은 여러 데이터베이스에 흩어져 있는 관련 정보를 통합 분석해 하나의 결과로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구원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기존에는 해외 시장용 화장품 개발 과정에서 필수 원료나 과거 처방 사례, 해외 규제에 적합한 성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수일에서 길게는 수십 일이 소요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AI 어시스턴트를 활용하면 약 5분 안에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반복적인 정보 탐색 시간을 줄여 연구 효율을 높이고, 연구원이 신제품 개발과 창의적인 연구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기대된다.
KT와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AI Ready Data의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다양한 AI 서비스와 AI 에이전트가 활용할 수 있는 연구개발 환경을 단계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노형래 KT Enterprise부문 기업사업본부장(상무)은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AI 서비스를 도입한 사례를 넘어 기업이 오랜 기간 축적한 연구 자산을 AI가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AI Ready Data로 전환한 사례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KT는 데이터 하이웨이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제조와 유통,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으로 AI Ready Data 기반 AX를 확대하고 기업의 AI 전환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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