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교육 중 폭행한 아내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남편이 처벌을 원치 않아도 수사는 중단되지 않는다. / AI 생성 이미지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A씨는 최근 아내 B씨를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했다. 아내 B씨가 아들의 수학, 영어 공부를 가르치다가 아이가 잘 따라오지 못하면 폭발해 폭언과 욕설을 하고, 감정적으로 때리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는 이내 신고를 후회했다. 충동적인 신고였고, 아내의 처벌까지는 전혀 원하지 않았다. 경찰은 A씨와 아들이 함께 출석해 조사받을 일정을 잡겠다고 알렸다.
A씨는 아내와 약 1년 전 이혼했지만 아들 양육 문제로 동거 중이었다. 그는 사실대로 진술하면 아내가 형사처벌을 받을까 봐 두려운 마음에 변호사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홧김에 한 신고를 다시 되돌릴 방법은 없을까?
'처벌 원치 않는다' 말해도, 아동학대 수사는 멈추지 않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고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시작된 아동학대 수사는 중단되지 않는다. 변호사들은 아동학대 범죄가 신고인의 의사만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약속 조범수 변호사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만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동학대는 피해 아동의 보호를 목적으로 수사가 진행되는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한강 이주한 변호사 역시 "수사기관은 무엇보다 아동의 안전과 보호를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며, 신고를 취하하거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만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A씨의 진술에 따르면 학대는 1~2년간 이어졌고, 최근에는 일주일에 3회 이상으로 심해졌다. 변호사들은 이런 반복성과 지속성이 오히려 수사기관에서 학대의 심각성을 높게 평가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처벌 막으려 '거짓 진술' 했다간…오히려 '독' 될 수 있어
아내의 처벌이 걱정된다고 해서 조사 과정에서 사실을 축소하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선택이다. 변호사들은 진술을 번복하거나 허위로 꾸미려다가는 오히려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규희 변호사는 "무조건 사건을 전면 부인하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아들의 진술과 부모의 말이 다르면 수사기관은 오히려 증거인멸이나 진술 번복으로 보아 더 엄격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짚었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도 "처벌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진술을 허위로 꾸미거나 상황을 축소하면, 오히려 진술의 신빙성이 훼손되어 증거인멸 우려로까지 번질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발 방지 노력' 입증이 핵심…'보호처분'으로 끝낼 수도
변호사들은 아내의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서는 혐의를 무조건 부인하기보다, 잘못을 인정하되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우선 신고자인 남편이 '아내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불원서와 함께 탄원서를 제출하는 것이 좋다.
이규희 변호사는 "신고 당시 감정이 격해져 과장되게 표현한 점, 아내의 행위가 악의적 목적이 아닌 과도한 훈육 방식의 착오였음을 설명하고 선처를 강력히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변화다.
법무법인 해든 김성돈 변호사는 "혐의를 무조건 부인하기보다 사실관계를 인정하되 교육 과정에서의 과도한 스트레스 등 참작 사유를 소명하고,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되어 처벌 대신 상담·교육 등 '보호처분'으로 종결되도록 탄원서와 재발방지대책을 제출하는 것이 좋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인 재발 방지 노력으로는 아내가 직접 아이를 가르치는 것을 중단하고 외부 교육기관을 이용하거나, 부모 교육 프로그램이나 심리 상담을 시작하고 이를 입증할 자료(수강증 등)를 제출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변호사는 "아내분의 직접 학습 지도를 즉시 중단하고 부모교육이나 심리상담을 이수하는 등 객관적인 재발방지 자료와 처벌불원 탄원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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