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소유와 방송인 홍현희가 얼굴을 내건 제품 광고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거짓·과장 광고 판단을 받았다. 지난 22일 조선일보의 단독 보도로 알려진 이번 적발에서 소유가 모델로 나선 건강기능식품은 ‘체지방 올킬’이라는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했고, 홍현희의 종아리 마사지기는 일반 공산품임에도 혈액 순환이나 부기 개선 효과가 있는 의료기기처럼 광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가 불거지면서 책임의 범위에도 관심이 쏠린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행정조치는 법령을 위반한 업체와 영업 행위를 대상으로 한다”면서도 “연예인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확인되면 고발 조치를 병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연예인의 광고 행위가 제품 판매 행위와 직접적으로 연계됐다고 볼 수 있는지는 수사 등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며 연예인의 관여 여부를 별도로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최승재 변호사는 “단순히 광고 모델로 출연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자가 한 거짓·과장 광고의 법적 책임까지 곧바로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 변호사는 “모델이 광고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고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했다면 고의 또는 과실, 위법성, 손해와의 인과관계 등 요건에 따라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결국 모델이 광고의 허위성을 알고 있었는지, 판매 과정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를 따져야 하기에 이번 적발만으로 두 사람에게 곧바로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문제는 소비자가 광고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광고주와 모델의 계약 내용은 물론, 모델이 실제로 제품을 사용했는지도 알기 어렵다. 특히 소유와 홍현희처럼 체중 감량과 몸 관리에 성공한 이미지가 강한 연예인이 등장하면, 해당 제품을 직접 먹거나 사용해 효과를 본 것으로 오인하기 쉽다. 모델이 쌓아온 이미지가 제품 효과에 대한 착각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적발 이후의 조치에도 빈틈이 있다. 과장 광고가 적발돼 판매 페이지가 차단되더라도 이미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어떤 표현이 문제가 됐는지 모른 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장 광고를 적발해 조치할 경우, 업체가 어떤 제품의 어떤 표현이 문제였는지 기존 구매자에게 다시 공지하도록 관련 규정에 의무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제도가 마련되면 연예인도 광고에 문제가 생길 경우 자신의 이미지와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계약 전에 제품과 광고 내용을 더욱 꼼꼼히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변호사 역시 “일반 상품 광고는 보험 상품 설명과 달리 모델에게 별도의 자격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유명인의 영향력이 소비자의 구매 판단에 크게 작용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광고를 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규제를 보다 구체화하는 방안도 입법적으로 논의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유명인의 얼굴과 이름은 제품에 신뢰를 더하는 가장 빠른 수단이지만, 문제가 터졌을 때 그 신뢰를 믿고 구매한 소비자가 짊어져야 할 위험은 오롯이 방치돼 있다. 광고 출연료 뒤에 숨어 ‘몰랐다’로 넘어가기엔, 그들이 판매한 이미지의 무게와 영향력이 결코 가볍지 않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 정비와 함께 영향력을 수익화하는 이들의 책임 의식 재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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