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이지영 기자 | 보험시장의 성장 둔화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DB손해보험(DB손보)이 미국 특화보험(스페셜티) 보험사인 포테그라의 인수를 최종 마무리해 업계의 이슈가 되고 있다. DB손보는 베트남과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과 같은 선진시장까지 외연을 확장하고 글로벌 전략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계획이다.
DB손보은 이를 통해 성장축 다변화에 나설 계획이지만 2조3000억원에 달하는 인수 금액과 인수 후의 통합(PMI)과 투자금 회수, 핵심 인력 유지가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 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보험손익 둔화로 전반적인 수익 감소를 기록했다. 1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6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70억원)에 비해 39.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462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467억원) 대비 28.5% 줄었다.
이 같은 실적 감소는 장기보험 예실차 축소와 보험서비스비용 증가로 보험손익이 크게 둔화된 영향이다. 올해 1분기 보험손익은 226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027억원)보다 43.7%가 감소했다. 투자손익도 2361억원으로 같은 기간에 비해 3.2%가 줄며 실적 감소 폭을 키웠다.
수익성 지표도 일제히 악화됐다. 총자산수익률(ROA)은 1.81%로 지난해 동기(3.3%)보다 1.49%포인트(p) 하락했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61%로 지난해 같은 기간(22.48%)에 비해 11.87%p 떨어졌다. 영업이익률도 7.30%로 2.01%p 낮아졌다. 다만 운용자산이익률은 4.29%로 지난해 동기보다 0.09%p 상승했다.
DB손해보험은 보험시장의 성장 둔화를 고려해 해외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1984년 괌 지점 설립을 시작으로 미국을 글로벌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는 한편,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미얀마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선 현지 법인·사무소 운영·지분 투자 등을 통해 사업 기반을 확대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이 2024년 2월 인수한 베트남 손해보험사 DBV(DBV Insurance Group Joint Stock Company)는 올해 1분기 기준 시장점유율 6.0%로 베트남 손해보험업계 4위를 기록했다. DBV는 올해 1분기 원수보험료 1조4750억동(한화 865억원)을 거둬들이고 당기순이익 87억동(한화 5억원)을 기록했다.
베트남 종속법인인 BSH(Sai Gon Ha Noi Insurance)는 올해 1분기 원수보험료 2652억동(한화 156억원)과 당기순이익 277억동(한화 1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BSH는 베트남 손해보험사 우정통신보험(PTI)의 지분 37.32%를 보유하며 현지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BSH와 PTI를 포함한 현지 사업 규모를 합산하면 베트남 1위 손해보험사와 맞먹는 수준의 외형을 갖췄다. 중국에서는 안청재산보험 지분 15.1%를 보유하며 공동 경영에 참여하는 등 해외 보험시장에서도 사업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 포르테그라 인수로 미국 공략…자본건전성이 성패 좌우
이를 발판으로 DB손해보험은 글로벌 사업의 무게중심을 미국과 같은 선진시장으로 넓히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보험사 포르테그라의 지분 100%를 16억5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5월 30일 최종 마무리했다. 이는 국내 보험사의 첫 미국 보험사 인수이자 해외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미국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특화보험사인 포르테그라는 보증보험·특종보험·보험대리점(MGA)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대출 차액보장(GAP) 보험과 경미한 손상 수리보험, 타이어·휠 손상 보장 등 특화된 자동차보험을 주력으로 하는 보험사다. 2024년 순보험료의 11.3%가 유럽에서 발생했으며 유럽 8개국에 진출해 있다. 때문에 포르테그라는 미국 시장뿐 아니라 유럽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도 평가된다.
이번 인수로 DB손해보험의 해외 사업 비중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DB손해보험의 원수보험료는 15조9000억원으로, 이 중 해외 보험료는 5348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체의 3.4% 수준이다. 반면에 포르테그라의 지난해 연간 보험료(GWPE)는 33억5000만달러(약 4조8000억원)이며 순이익은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를 기록했다.
보험업계는 포르테그라 인수가 DB손보의 글로벌 사업 확대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 해외 사업의 비중을 높이고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시장과 채널, 지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인수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포테그라가 현재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한다 해도 투자금 회수에는 10년 이상이 소요될 수 있으며 단기적인 성과보다 중장기적인 시너지 창출이 인수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미국 보험시장이 동남아 시장보다 경쟁이 치열하고 대형 자연재해와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손해율 변동이 큰 시장이란 점이다. 실제로 DB손보의 미국 종속회사로 재물·책임보험 보상서비스업체인 존멀렌앤코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1억12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9.0% 감소했다. 또한 투자자문사인 DB어드바이저리아메리카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2억원에 머물렀다
금융권에서는 포르테그라의 경쟁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인수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르테그라는 전문 인력과 언더라이팅 역량이 기업 경쟁력의 근간인 만큼 인수 이후 핵심 인력의 이탈을 최소화하고 기존의 수익성을 지키는 것이 시너지 창출의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자본 건전성도 중장기 과제로 꼽힌다. 포르테그라가 현재의 수익성과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인수에 따른 투자 부담을 좌우할 변수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특히 포르테그라의 인수 금액이 DB손보 자기자본의 24.6%에 달하기 때문이다. DB손보의 올해 1분기 지급여력비율(킥스·K-ICS)은 232.1%로 지난해 동기(204.66%)에 비해 27.44%p 상승ㅎ했다.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이며 단기적인 건전성 부담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대규모 자금을 통한 보험사 인수는 자본 부담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증권가에서는 DB손해보험의 2분기 지급여력(K-ICS·킥스) 이 이전 분기보다 31.9%p 하락한 200%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르테그라 인수로 인해 약 20%p의 하락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계리 가정 선진화의 영향까지 추가적 하락이 있을 것으로 본다.
일각에서는 포르테그라 인수 효과가 자본건전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곤 한다. 증권가에서는 포르테그라 편입이 완료될 경우 DB손해보험의 연결 기준 연간 순이익이 2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르테그라는 최근 3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 중반을 유지하는 등 높은 수익성을 이어왔다. 이에 글로벌 신용평가사 AM베스트의 신용등급도 'A-'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포르테그라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지속될 경우 포르테그라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자본 확충 효과로 이어지면서 DB손해보험의 킥스도 매년 약 2%p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은 포르테그라 인수 영향에 대해 "글로벌 Commercial Insurance 시장의 소프트마켓 추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포르테그라가 Specialty 중심으로 2024년까지 합산비율 90% 내외로 안정적으로 손익을 관리하며 성장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이익체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리급여 시행과 포르테그라 이익 체력 반영을 감안할 때, 하반기 중 전반적인 이익체력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이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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