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국제사회는 유엔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을 지원했다.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등 16개국은 전투부대를 파병했고, 스웨덴과 노르웨이, 독일 등 6개국은 의료지원단을 보냈다.
22개국에서 연인원 198만4000여명이 참전하거나 의료지원에 나섰으며, 이 가운데 4만여명이 전사하거나 사망했다. 이들의 희생은 전쟁의 흐름을 바꾸고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는 토대가 됐다.
정부는 지난 2013년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을 국가기념일인 ‘유엔군 참전의 날’로 지정했다. 이후 2020년 ‘유엔참전용사의 명예선양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시행되면서 참전용사의 명예를 기리고 참전국과의 우호 협력을 이어가는 기념일로 자리 잡았다.
‘영원한 우정, 위대한 시작(Everlasting Friendship, Great Beginning)’을 주제로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는 미국과 프랑스, 필리핀, 콜롬비아 등 22개 참전국에서 방한한 참전용사와 유·가족, 6·25참전유공자 등 1000여명이 참석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희생을 기렸다.
특히 전투지원 16개국과 의료지원 6개국 등 22개 유엔참전국의 참전용사와 유·가족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으며, 최고령자는 올해 99세인 미국의 루이스 보리아 주니어 참전용사였다.
그는 미 해병대 하사로 1950년 인천상륙작전과 서울수복작전에 참전했으며 전투 중 부상을 입은 공로로 미국 정부의 ‘퍼플하트’ 훈장을 받았다.
특히 정부는 이날 참전용사와 명예 선양 유공자 3명에게 정부포상을 수여했다. 철의 삼각지와 티본고지, 화살머리고지 전투 등에 참전해 핵심 통신요원으로 활동한 프랑스의 꼴롱 가르시아 참전용사에게는 화랑무공훈장이 수여됐다. 그는 적의 포격으로 통신선이 끊어지자 위험을 무릅쓰고 복구에 나서 부대 작전에 기여했다.
1954년부터 1955년까지 한국에서 호주군으로 근무하고 전역 후 호주한국전참전용사회에서 활동해 온 존 로더릭 먼로 참전용사에게는 국민훈장 석류장이 수여됐다. 미국 참전용사 고 윌리엄 스튜어드의 딸이자 고 데이비드 스튜어드의 조카인 셰리 스튜어드는 참전용사의 명예 선양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포장을 받았다.
기념식에 이어 서울에서는 22개 참전국 대표와 참전용사, 유·가족을 초청한 감사 만찬도 열렸다. 행사에서는 에티오피아 강뉴부대 참전용사 후손들로 구성된 강뉴합창단이 ‘홀로 아리랑’에 맞춰 부채춤을 선보였다.
루이스 보리아 주니어 참전용사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백수연(白壽宴)도 마련됐다. 정부는 참전용사 13명에게 ‘평화의 사도메달’을 수여하며 73년 전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날 기념식에서 “76년 전 북한의 침략으로 대한민국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을 때 국제사회는 유엔의 이름으로 신속하게 연대했다”며 “대한민국은 이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엔 참전용사 한 분 한 분을 최고의 예우로 모시고 후손들과의 교류를 확대하며 참전국과의 우정을 미래 세대까지 이어가겠다”며 “굳건한 한미동맹과 유엔 참전국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자유와 평화를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브라질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도 화상으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전협정 체결 73주년과 유엔군 참전의 날의 의미를 언급하며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강조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정전협정은 평화협정은 아니지만 지난 73년 동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내는 틀의 역할을 해왔다”며 “숭고한 희생으로 대한민국의 자유와 안보를 수호한 22개 참전국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전용사들을 “지나간 전장과 오늘날 우리가 지켜내는 평화를 이어주는 살아 있는 가교”라고 표현하며, 정전협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흔들림 없는 경계와 대비 태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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