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방부 처리한 시신을 전세계에 전시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독일 해부학자 군터 폰하겐스가 8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dpa통신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45년 폴란드에서 군터 리프헨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그는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1977년 플라스티네이션으로 불리는 시신 보존 기법을 개발했다. 시신 내부의 수분과 지방을 뺀 뒤 실리콘과 에폭시 등 경화성 플라스틱으로 채워 부패를 막는 방식이다.
그는 1992년 이 기법으로 인체 전신을 보존 처리하는 데 성공하고 '바디 월드' 전시를 시작했다. 42개국에서 5천명 넘는 관람객을 모았고 한국에서도 2002년 '인체의 신비'라는 이름으로 전시가 열려 약 170만명이 관람했다.
그러나 그의 인체 표본 전시는 시신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모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2000년대 초반 중국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뒤에는 중국인 사형수의 시신으로 표본을 만든다는 의혹도 제기돼 일부 국가에서 전시가 금지됐다.
폰하겐스는 생전 연구용으로 기증을 약속한 사망자의 시신만 쓴다고 밝혔다. 그가 설립한 플라스티네이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2만2천630명이 시신을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2002년 영국 런던의 한 갤러리에서 일반인 약 5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성 시신을 공개 부검했다. 부검 장면이 한밤중 TV로 방영되자 경찰에 약 30건의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폰하겐스는 생전 언론 인터뷰에서 "논란은 내 작업이 사람들을 움직이고 토론을 불러일으킨다는 증거다. 바로 그게 처음부터 내 목표였다"고 말했다.
폰하겐스는 2008년부터 파킨슨병을 앓았고 전시 기획은 두 번째 부인 안젤리나 월리가 물려받았다. 그는 2008년 자신의 시신을 기증하기로 하면서 관람객에게 악수를 청하는 자세의 표본으로 제작해 폴란드와 접경도시 구벤의 전시관 입구에 놓아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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