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해구 쿠팡 물류센터에 불이 난 지(본보 18일자 인터넷판 등 연속 보도) 일주일여가 지났지만, 화재 현장 인근 주민들은 여전히 기침과 두통, 메스꺼움 등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27일 쿠팡에 따르면 서해구 쿠팡 화재 피해지원센터를 통해 이날 오후 4시 기준 30건의 피해 신고를 받았다. 이날 처음 문을 연 센터에는 연기 흡입 등으로 인한 건강 이상과 분진 피해 등을 신고하려는 주민들로 붐볐다.
센터를 찾은 주민 A씨는 “불이 난 뒤 일대가 불도가니처럼 변해 숨을 쉬기 어려웠고, 더운 날씨에도 창문조차 열 수 없었다”며 “처음 이틀 동안은 창문을 닫고 집 안에서 버텼지만 연기와 냄새가 이미 집 안으로 들어와 에어컨을 틀어도 괴로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이 때문인지 최근 갑자기 코피가 쏟아졌고, 입과 목에 이상한 느낌이 계속돼 음식을 먹기도 힘들다”며 “몸속에 담배 연기를 가득 들이마신 것처럼 답답하고 눈도 사방에서 잡아당기는 듯 아프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A씨는 피해지원센터에 통원 치료를 받은 사실과 증상을 신고했으며, 센터 측은 자료 검토 뒤 지원 여부를 안내하겠다고 설명했다.
화재 당시 신현북초등학교 대피소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주민들도 센터를 찾아 두통과 메스꺼움 등 건강이상을 호소했다. 이경원씨(69)는 “대피소 출입문을 열 때마다 검은 연기와 냄새가 안으로 밀려왔다”며 “마스크를 썼는데도 머리가 띵하고 나중엔 속까지 미식거렸다. 3시간 정도 봉사하니까 정신을 차리기 어려워 함께 일한 주민과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았다”고 했다.
이 밖에도 차량 등에 내려앉은 검은 분진 피해와 화재로 집을 비우면서 발생한 숙박비 등 생활 피해를 신고하려는 주민들 발길도 이어졌다.
쿠팡은 현재 주민들에게 진단서와 진료비 영수증 등 증빙자료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으며, 건강 이상이 나타난 주민에게는 신현초등학교에 마련한 긴급의료지원센터를 이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쿠팡은 피해지원센터를 통해 주민들 건강·재산 피해를 우선 접수한 뒤 사실관계와 증빙자료 등을 검토해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쿠팡 관계자는 “진료비나 숙박비 등 일부 항목만으로 피해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주민들이 겪은 불편과 피해를 폭넓게 받고 있다”며 “접수된 내용을 토대로 지원 방식을 검토하고 주민들의 건강과 일상 회복을 위해 가능한 지원을 최대한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과 소방 당국은 28일 오전 10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관계기관과 함께 합동감식을 벌일 예정이며, 이번 감식을 통해 최초 발화지점과 화재 확산 원인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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