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간 30일이 연장된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모든 의혹의 정점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수사에 속도를 낸다.
특검팀은 27일 김건희 여사가 얽힌 '도이치모터스 수사 무마' 의혹 관련 법무부,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다.
또한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과 관련해 28일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휴대전화 포렌식을 진행한 뒤 다음 주 2차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지난 22일에는 출범 147일 만에 김 여사에 대한 첫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남은 기간 특검팀이 어떤 성과를 낼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도이치모터스 수사 무마' 법무부·대검·중앙지검 압색
박성재·심우정 등 사용하던 컴퓨터·메신저 대상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 과정에서 '김건희 봐주기' 의혹을 조사 중인 종합특검팀이 대검찰청과 법무부,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다.
김지미 특검보는 27일 브리핑에서 "법무부와 대검, 서울중앙지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며 "김건희 씨 불기소 과정에 법무부·대통령실 또는 김건희 씨의 개입 여부, 당시 반부패2부 수사 기록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압수 대상은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과 형사기획과장 등이 사용한 컴퓨터·메신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 수사팀의 기록이 보관된 검찰 종합정보통신망 서버 등으로 알려졌다.
도이치모터스 수사 무마 의혹은 서울중앙지검이 주가조작 사건을 종결하면서 김건희 씨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불기소 처분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검찰은 김 씨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믿고 계좌 관리를 맡겼을 뿐 시세조종을 알지 못했다고 보고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특검은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가 김 씨를 소환 조사 대신 '출장 조사' 방식으로 조사하고, 최종 무혐의 처분에 부당하게 관여했다고 의심한다. 또한 김 씨 측과 사전에 서면 답변서를 주고받거나 사건 종결 후 '종합 수사보고서'를 수정한 정황도 문제 삼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3월과 4월에도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바 있으며, 이번 추가 압수수색으로 수사 무마 의혹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특검팀은 신병 확보가 무산된 심 전 총장의 내란 가담 의혹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비상계엄 당일 계엄사 합동수사본부(합수부)에 검사를 파견할 것을 검토하고, '비상계엄 하 재판 관할' 문건을 작성하는 데 관여했다는 게 특검팀 시각이다. 또 지난해 3월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이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특수본) 반발에도 즉시 항고 포기를 지시했다고 의심한다.
'서강대교 의인' 조성현 대령 기소 저울질
종합특검팀이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김지미 특검보는 27일 경기 과천 종합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개정된 종합특검법 규정에 따라 조성현 대령의 기소 여부에 대해 내란특검에 의견을 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개정된 종합특검법에는 '수사 및 공소유지와 관련해 3대 특검과 다른 결정을 하거나 공소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사전에 각 특검과 협의해야 한다'는 조항이 새로 포함됐다.
조 대령은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 있던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지시를 부하들에게 하달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를 받고 있다. 종합특검은 계엄 당일 오후 11시 50분께 이 전 사령관으로 추정되는 인물과의 통화에서 "충성, 계속 작전하겠습니다"라고 답한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 전 단장은 실제로는 해당 지시를 따르지 않고, 오히려 부하들에게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취지로 지시한 정황이 인정돼 지난해 내란특검에서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종합특검은 이달 10일과 15일 두 차례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으며, 조 대령은 출석 당시 "계엄 당시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작전하겠다'는 답변 경위에 대해서는 "그건 군의 인사 특성상 나온 인사말"이라고 해명했다.
28일 원희룡 2차 소환…원 "특검, 소설도 정도껏"
특검팀은 또 '양평 고속도로 의혹'과 관련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다음 주 중 추가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희룡 전 장관은 지난 2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팀에 출석해 9시간가량 조사받았다.
특검팀은 원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는 연장하지 않아 해지됐다고 밝혔다. 출석 요청에 응해 1차 조사를 받았고, 2차 출석도 협의가 잘 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원 전 장관은 특검이 뚜렷한 증거나 진술도 내놓지 못하고 '원희룡에게 죄가 있다'는 소설만 쓰고 있다며 이제 그만하라고 요구했다.
원 전 장관은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23일 특검(권창영 2차 종합특검팀)의 소환조사를 받았다"며 "조사 내용을 일일이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몇 가지는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특검은 혐의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나 진술 제시 없이 익명의 관계자를 앞세운 언론 기사 내용을 되묻는 수준이었다"며 "수사는 기사에서 출발할 수 있지만 기사만 되풀이하는 것이 어떻게 수사냐"고 1년여 가까이 수사하면서도 혐의를 입증할 증거 하나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사는 아무리 반복해 써도 증거가 되지 않고 소설은 아무리 길게 써도 사실이 되지 않는다"며 특검 수사를 비판했다.
김대기·김명수 등 기소 성과…'헤비테일 전략' 성과 시험대
종합특검의 수사기간이 30일 연장되면서 특검팀이 내세운 '헤비테일(Heavy Tail) 전략'이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
연장 직후 특검은 '관저 이전 봐주기 감사' 의혹을 받는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을 구속했고,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김건희 씨와 '양평 고속도로 의혹'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불러 조사하며 수사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특검의 수사기간은 다음 달 23일까지다. 당초 지난 24일 종료 예정이었으나,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서 연장안이 통과돼 국무회의와 대통령 승인을 거쳐 효력이 발생했다. 이번 연장으로 특검은 공소유지 변호사 지정, 감사 방해 행위 수사, 파견 공무원 증원 등 권한을 확대하게 됐다.
권창영 특검은 "연장된 수사기간이 끝날 때까지 진상규명과 범죄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장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관측되는 만큼 특검은 남은 기간을 '증명의 시간'으로 보내게 됐다.
지금까지 특검은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12·3 내란 가담 △정보사 '북풍 공작'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김건희 씨 관련 수사 무마 △통일교 해외원정 도박 수사 무마 등 굵직한 사건을 다뤘다.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선 김대기 전 비서실장,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 등을 구속기소했고, 내란 혐의로 군 수뇌부를 기소하는 등 성과를 냈다.
다만 5개월간 8명 기소에 그친 점, 구속영장 기각률이 64.7%에 달하는 점은 '성과 부족'이라는 비판을 낳았다. 이에 특검은 남은 20여 일 동안 김건희 씨와 원희룡 전 장관 등 '윗선' 수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12·3 내란과 관련해 1차 특검에서 기소되지 않았던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내란 가담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특검은 지난 22일 김건희 씨를 처음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21그램이 김씨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관저 이전 공사 계약을 수주했다는 의혹을 추궁했다. 김씨는 진술을 모두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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