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27일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건 없다며 초고가 주택 기준과 보유세·양도소득세 개편 방안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했던 얘기들을 보면 어느 정도 정부 정책이 정해져 있고 마지막을 다듬는 건가'라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 정말 열어놓고 토론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해부터 많은 검토와 분석을 했고 토론회도 여러 차례 했다"며 "정부 공식 토론회만 해도 다섯 번"이라고 말했다.
초고가 주택 기준과 보유세 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보유세를 어떤 방식으로 강화할지,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 다양한 의견이 있다"며 "여론조사와 언론 보도, 지난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 등을 종합해 기준에 대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양도세의 경우도 장기보유 특별공제(장특공제)의 한도를 설정하는 것, 다주택자의 경우 보유세가 강화되면 매물을 내놓을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줘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다"며 "은퇴 후 지방으로 이주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세 부담을 덜어줘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건설적인 의견들을 적절하게 정책에 반영하는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대책이 세제에만 집중돼 있고 전·월세 대책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급과 금융 분야 대책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지난 토론회 때 세제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공급과 금융 주제도 다뤘다"며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공급이나 금융 쪽에서도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 내에서 보완 방안과 대책, 정책이 준비되는 대로 바로 발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헬기를 타고 택지 후보지를 살펴보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정말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 집중을 하루아침에 다 해결할 수는 없고, 기존에 발표한 정책들도 택지 조성부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그 절차를 대통령이 직접 모든 절차를 신속하게 하는 방안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토론회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헬기를 타고 직접 수도권을 둘러보면 도시와 여러 지형이 보인다"며 "전체를 좀 더 잘 알 수 있도록 한번 살펴보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준경 "보유세, 주거복지·사회적 효율성·조세 형평성 고려해 적정 수준 걷을 것"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부동산 보유세 개편과 관련해 "인프라가 많이 투자되고 유지·관리 비용이 많이 드는 곳일수록 보유세를 더 많이 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다"며 "또 집값이 높으면 젊은이들에게 굉장히 고통을 주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에 해당하는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이론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살고 있는 집인데 살고 있다는 이유로 너무 부담이 되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주거복지 차원의 접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거복지와 사회적 효율성, 조세 형평성 등 모든 가치를 함께 고려해 사회적으로 적정한 수준의 보유세를 걷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공시가격 30억원을 고가주택 보유세 중과 기준으로 삼는 방안을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안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확인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여러 의견을 듣고 조만간 발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리의 기본 원칙은 부동산 때문에 고통받는 것은 피했으면 좋겠다는 것이고, 그러면서도 정의로운 조세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월세 대책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하 수석은 "전월세를 잡으려면 기본적으로 공급이 많이 돼야 한다"며 "단기적으로 빨리 공급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준비하는 것들이 있고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사기 등으로 높아진 전세시장 신뢰 비용과 관련해서도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세사기나 이런 것 때문에 신뢰의 문제로 비용이 높아진 부분들에 대해서도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월세의 경우 특히 청년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만큼 여러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 규제와 관련해서는 수요를 자극하는 대출 확대보다는 공급을 활성화하는 대출을 우선 검토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하 수석은 "너도 나도 대출을 많이 받고 싶어 하지만 모두에게 대출을 해주면 집값이 올라가고, 그러면 더 많은 대출을 받아야 한다"며 "목마르다고 해서 소금물이나 바닷물을 마실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대출 부분에서 불합리하거나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고쳐야 한다"며 "수요를 높이는 종류의 대출보다는 공급을 활성화하는 대출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는 기조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실장은 최근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과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문제와 관련해서는 제도 보완 효과를 지켜본 뒤 추가 대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변동성을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 때문이라고만 보기는 어렵지만 변동성에 일부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 두 달 동안 반도체 종목 자체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에 나온 시점과 겹치면서 더욱 도드라져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샌프란시스코 AI(인공지능) 선언 등으로 AI 수요가 장기간 견고하다는 흐름이 더 많이 확산되면서 변동성이 낮아지고, 자본시장이 다시 우상향되는 좋은 흐름이 형성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마련한 보완 방안과 관련해서는 "예탁금뿐 아니라 주문 크기를 좀 더 높이는 방안, 대형 증권을 주식이나 ETF가 아닌 현금으로 하는 방안 등 여러 대책이 있다"며 "금융위가 지난번 발표한 것보다 가급적 시행한다고 하니까 상당한 효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가 시행된 뒤 효과를 분석한 다음 필요하면 추가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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