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제20대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1심에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7일 상반된 반응을 내놨다.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수사와 공소 유지를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앞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민주당은 판결을 강하게 환영하며 국민의힘의 책임을 부각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징역 1년 6개월은 당선 무효형에 해당한다"며 "이는 내란수괴 윤석열은 탄핵 이전에 '이미 대통령의 자격이 없었다'는 것을 증명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윤 전 대통령의 관훈클럽 토론회 발언과 건진법사 관련 발언을 겨냥해 "무속인 논란을 피하고 사법적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뻔뻔한 거짓말로 국민을 우롱한 것으로, 그 죄질의 무게를 고려하면 지극히 당연한 판결"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윤석열이 후보 시절 자신의 당선을 위해 거짓으로 국민을 속이고 대선 결과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법원이 명확히 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거짓으로 대통령 직을 찬탈한 윤석열을 후보로 세운 국민의힘이 책임질 차례"라며 "즉각 국민께 사죄하고 혈세로 보전받은 397억원의 선거비용 반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심, 3심을 지켜봐야 한다며 시간끌기에 나서거나 윤석열 개인의 탓으로 어물쩍 넘길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이는 커다란 오산"이라고 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그것만이 내란수괴 윤석열을 배출한 국민의힘이 대한민국 국민과 역사 앞에 지은 죄를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는 길"이라며 "국민들의 시선은 이제 국민의힘에 향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화살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돌렸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아직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엄중히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결코 예외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의 허위사실 공표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이미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판단이 내려진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은 절차가 마무리돼 형이 확정되면 민주당은 국민 혈세로 보전받은 대선 선거보전금 434억원을 반드시 반환해야 한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을 겨냥해 "그동안 재판을 멈추기 위해 사법부를 압박하며 법 위에 군림하려 했다"며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정치탄압을 주장하고, 유리하면 사법 정의를 외치는 이중잣대를 국민은 똑똑히 지켜봤다"고 했다. 이어 "특정 사건만 끝없이 미뤄지는 것은 법치국가에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사법 정의는 누구에게나 같은 속도와 같은 기준으로 적용될 때 비로소 정의"라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법은 권력자의 방탄막이 아니다"라며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한 후속 재판도 신속히 재개해 결론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형이 확정되는 즉시 민주당은 선거보전금을 국민께 반환하라"며 "법 앞에 성역은 없으며 책임 앞에 예외도 없다. 그것이 법치이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한 발언을 허위사실 공표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일반 선거인의 통상적인 언어에 비춰볼 때 변호사를 소개한다는 말은 반드시 그 변호사가 정식으로 사건을 수임하는 단계에 이르러야만 성립하는 개념이 아니다"라며 "사건 관계인과 변호사 사이 접촉 자체를 주선하는 행위도 통상 변호사 소개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적이 없다고 한 발언도 허위사실 공표로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이 2013년부터 전씨와 지속적으로 교류해왔는데도 이를 전면 부인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당시 피고인이 당선된 선거 결과가 이 사건 범행만으로 좌우됐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허위사실 공표죄가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인 선거인의 올바른 의사결정이 이 사건 범행으로 침해됐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특검팀의 김경호 특검보는 선고 후 취재진에게 재판부의 노고에 감사하다며 판결을 환영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1심 판결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사실 인정과 법리 적용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고 본다"며 항소를 예고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선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15% 이상 득표율을 얻으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는다. 다만 이후 선거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아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되고 정당이 선거비용을 반환해야 한다. 이 형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특검법은 1심을 6개월, 2심과 상고심을 각각 3개월 안에 마무리하도록 하는 '6·3·3' 원칙을 두고 있어, 이 원칙대로라면 내년 1월 말 대법원 판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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