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짓' 막을 방법이 고작 권고? 불법 마약류 향·도구 모조품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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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짓' 막을 방법이 고작 권고? 불법 마약류 향·도구 모조품 기승

르데스크 2026-07-27 16:56: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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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의 일종인 대마초 특유의 솔잎·허브 향을 인공 재현한 '모방 제품'의 유통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4년 정부가 모방 심리 자극과 마약류 범죄 이행 위험을 경고하며 유통 자제 권고 및 점검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금도 일부 온라인 쇼핑몰, SNS 메신저 등에서는 '대마향' '캔나비스(Cannabis) 플래버' 등의 타이틀을 내건 액상 제품들이 일반 액상과 비슷한 가격대에 아무런 제약 없이 판매되고 있다.

 

대마초 냄새 모방한 전자담배 액상 무차별 유통…"실제 마약투약 유도 가능성 높아"

 

현행 '마약류 관리법'에 따르면 대마의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 칸나비디올(CBD) 등 실제 화학적 마약 성분이 검출돼야만 처벌 가능하다. 인공 향료로 냄새만 재현하거나 단순 유사 기구를 판매하는 행위는 제재할 법률적 근거는 전무하다. 또한 '담배사업법'상 연초 잎이 아닌 합성 니코틴이나 향료 제품은 담배의 정의에 포함되지 않아 '식품표시광고법'이나 '담배광고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결국 마약을 모방한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버젓이 유통되고 있어도 어떠한 제재도 가할 수 없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 쇼핑몰과 SNS 메신저 등을 통하면 대마 냄새를 재현한 전자담배 액상 제품들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심지어 일부 스토어에서는 단순히 향을 재현하는 수준을 넘어 전용 유리 파이프, 오일 기화용 전문 보틀(베이프 보틀) 등 시각적·체험적 모방 기구까지 거래되고 있다. 마케팅 수위 역시 상당히 자극적이다. "대마 본연의 풍미와 향을 그대로 담기 위해 수십 번의 조향을 거쳤다" "리얼한 대마 향의 스모키함을 구현했다" 등 자극적인 홍보 문구가 노출되고 있다.

 

▲ 대마향 액상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한 온라인 쇼핑몰 홈페이지 캡쳐 화면. [사진=Google 갈무리]

 

디시인사이드 '대마초 합법화 갤러리' 등 온라인 커뮤니티와 개인 블로그, 소셜미디어(SNS) 등에서는 대마향 전자담배 액상의 시연 후기와 구매 정보 공유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게시물 작성자들은 "진짜 대마 향과 똑같다" "합법적으로 느끼는 대마의 기분" "느낌만 낸다" 등 다른 이용자들의 호기심을 부추길만한 자극적 표현도 서슴지 않고 쓰고 있다. 전자담배 이용자 정시유 씨(26·여)는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대마향 액상을 홍보하는 게시물을 본 적이 있다"며 "마약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구매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경고의 목소리가 비단 어제 오늘 만의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비슷한 논란은 지난 2024년에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바 있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는 온라인 쇼핑몰과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대마 유사 표방 제품의 마케팅 실태 점검에 나섰다. 식약처는 대마 향이나 환각 유발을 상징하는 표현이 소비자를 현혹하고 마약 흡연 행위를 조장할 위험이 크다며 전자담배 유통업계에 유통 자제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자율적 조치 및 판매 중단을 강력히 권고했다.

 

그러나 강제성 있는 처벌 조항이나 관련 법안 제정이 후속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유통 현장에서는 권고의 효력도 점차 사라졌다. 한 전자담배 매장 관계자는 "실제 대마 성분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 향만 비슷하게 만든 거면 법적 제재 근거가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며 "만약 단속에 걸린다고 해도 그냥 일반 풀잎 향이라고 주장하면 정부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안일한 권고가 유통업자들에게 오히려 '처벌받지 않는다'는 면죄부만 확인시켜 줬다는 비판이 베기되는 배경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대마향 표방 액상 전자담배 구매·판매·광고 경고 포스터.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전문가들 사이에선 실제 마약 성분 함유 여부와 별개로 이러한 '마약 모방' 제품들은 소비자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하고 마약류에 대한 진입 장벽을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맹점을 지니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중독범죄학회보에 수록된 '마약사범의 관문효과(Gateway Effect) 탐색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성 마약이나 마약류를 연상시키는 시각적·후각적·체험적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마약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과 경각심이 유의미하게 해체된다. 특히 모방 제품을 통해 형상화된 호기심은 대마에 대한 금기 의식을 허물어뜨려 추후 실제 강성 마약류 투약이나 신종 마약 범죄로 쉽게 이행하게 만드는 '관문(Gateway)'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향에 먼저 익숙해지면 마음속에 존재하던 대마에 대한 금기와 경계심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대마에 대한 심리적 허들을 낮춰 실제 투약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일종의 '게이트(Gate) 효과'를 유발하는 위험한 행태다"고 지적했다.이어 "2024년 유통 자제 권고와 관련 법안 발의가 이루어졌음에도 제대로 된 법적 제재 조치가 내려지지 않은 것이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자 보호와 마약류 진입 방지를 위해서라도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들이 조속히 통과돼 실질적인 판매 금지 및 단속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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