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감축' 속도 늦춘 정부…AI시대 에너지정책 '현실론'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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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감축' 속도 늦춘 정부…AI시대 에너지정책 '현실론' 무게

이데일리 2026-07-27 16:15: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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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 확대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 속 천연가스 감축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탄소중립을 위해 화석연료인 천연가스 감축 기조는 유지하되, 산업 경쟁력과 전력공급 안정성을 함께 고려하는 ‘현실론’으로 에너지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긴 모습이다.

한국가스공사 인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 전경. (사진=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 인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 전경. (사진=가스공사)


산업통상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16차 장기(2026~2038년) 천연가스 수급계획’을 확정·공고했다. 정부는 발전·난방 핵심 연료인 천연가스 수급 안정을 위해 2년마다 15년 단위의 천연가스 수요 전망과 자원안보, 도입·수급관리, 공급 인프라 확충 계획을 세우고 있다.

수급계획에 따르면, 국내 천연가스 총수요(기준수요)는 2026년 4591만톤(t)에서 2038년 4100만t으로 연평균 0.9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도시가스용 수요는 2356만t에서 2816만t으로 연평균 1.5% 증가하는 반면,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는 2235만t에서 1284만t으로 연평균 4.51%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는 이번 계획에서도 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바탕으로 발전용 천연가스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은 유지했다. 다만 감축 속도는 이전 ‘제15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보다 완만해졌다. 제15차 계획에서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가 연평균 5.4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계획은 감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전력수급 여건을 고려해 감축 속도를 조절했다.

특히 산업부는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 등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추가 발전용 천연가스 수요는 이번 계획에 반영하지 않았으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 이후 수요 전망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탄소중립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AI 시대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에너지정책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 확대로 전력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천연가스가 당분간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AI 혁명과 반도체 산업 확대에 대응하려면 전력에 대한 생각 자체를 바꿔야 한다”며 “재생에너지와 원전만으로는 AI 산업이 요구하는 안정적인 전력을 모두 공급하기 어려운 만큼 천연가스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는 기존 발전설비를 최대한 활용하고, 중기적으로는 LNG 발전을 보강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원전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전력공급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제12차 전기본에서는 AI 시대의 전력수요를 반영한 보다 현실적인 에너지믹스가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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