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다른꿈 꾸는 이재용·최태원···삼성은 AI 플랫폼, SK는 HBM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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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다른꿈 꾸는 이재용·최태원···삼성은 AI 플랫폼, SK는 HBM 집중

뉴스웨이 2026-07-27 16:06: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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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스웨이

글로벌 빅테크들이 자체 AI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메모리·파운드리·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공급 역량과 핵심 고객과의 전략적 동맹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잇따라 글로벌 AI 기업 수장들과 만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두 총수가 겨냥하는 지점은 다르다.

이 회장은 메모리부터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연결하는 '턴키 솔루션'을 앞세워 AI 반도체 공급망 전체를 장악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최 회장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HBM 주도권을 지키고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에서 우위를 이어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최 회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AI 관련 행사를 전후해 각각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별도 회동했다.

AI 산업의 중심축이 GPU 중심에서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서비스 플랫폼이 결합된 생태계 경쟁으로 이동하면서 글로벌 기업 간 협력 구조를 선점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글로벌 AI 시장이 데이터센터·AI 반도체·서비스 플랫폼이 결합된 생태계 경쟁으로 재편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회장의 시선은 AI 반도체 공급망 확장에 맞춰져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를 찾아 올트먼 CEO와 만났다. 삼성전자가 최근 브로드컴과 메모리·파운드리 협력 논의를 진행한 데 이어 오픈AI와의 접점을 넓히면서 AI 반도체 고객 기반 확대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오픈AI는 자체 AI 반도체 개발과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AI 가속기 성능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고성능 메모리뿐 아니라 이를 구동하는 로직 반도체와 첨단 패키징까지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공급망이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강점은 이 모든 영역을 한 번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모두 보유한 삼성은 AI 칩 설계부터 생산, 조립까지 묶어 제공하는 '턴키 솔루션'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존에는 HBM 공급자로서 역할이 제한됐다면 앞으로는 AI 가속기용 시스템반도체 생산과 패키징까지 아우르는 종합 공급자로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의미다. 오픈AI와 같은 AI 플랫폼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할 경우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오픈AI와의 협력은 반도체를 넘어 삼성의 전사 AI 전환(AX) 전략과도 연결된다. 삼성은 최근 연구개발(R&D), 생산, 마케팅 등 그룹 전 영역에 생성형 AI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 6월 오픈AI와 챗GPT 엔터프라이즈 및 AI 코딩 도구 '코덱스'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도 기업용 AI 생태계 확대를 위한 움직임이다.

최태원 회장의 행보는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 유지에 방점이 찍혀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4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회동했다. 지난 6월 서울에서 만찬을 가진 이후 한 달 만의 재회다. 이번 자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등 주요 경영진도 참석했다.

SK그룹과 엔비디아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AI 인프라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핵심은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 간 차세대 AI 메모리 협력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3E 공급을 주도하며 시장 선두권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HBM4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추격이 예상되면서 기술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단순 메모리 공급을 넘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개발 과정부터 참여하는 협력 구조 구축에 나서고 있다. AI 가속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메모리 설계 단계부터 공동 대응해 장기적인 공급망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SK그룹은 HBM 경쟁력을 AI 인프라 사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엔비디아 AI 인프라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AI 컴퓨팅 환경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의 HBM과 데이터센터 사업을 연결하는 구상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과 SK의 행보는 AI 시대 반도체 경쟁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반도체 경쟁이 생산 능력과 원가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글로벌 AI 기업과 얼마나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밸류체인 전체를 아우르는 공급자로 도약을 노린다면 SK하이닉스는 HBM이라는 핵심 부품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다.

결국 두 기업 모두 AI 시대의 승부처를 '제품 경쟁'이 아닌 '생태계 경쟁'에서 찾고 있다. 엔비디아와 오픈AI 같은 글로벌 AI 기업과 어떤 협력 구조를 구축하느냐가 향후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AI 산업에서는 개별 제품의 경쟁력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과 어떤 공급망을 형성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총수들이 직접 나서 협력 구조를 조율하는 것도 AI 패권 경쟁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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