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재고 바닥에 발목…"트럼프, 이란전 출구 못 찾고 갇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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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재고 바닥에 발목…"트럼프, 이란전 출구 못 찾고 갇혀"

이데일리 2026-07-27 16:03: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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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 갇혔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에서 가장 큰 망치를 쥐고도 내려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일주일 내내 대규모 공습 재개를 시사하다 지난 24일 돌연 물러섰다며, 취임 초 자신을 제약하는 것은 “나 자신의 도덕성”뿐이라고 했던 대통령이 여러 한계에 부딪혔다고 지적했다. 이란 전쟁은 지난 2월 28일 시작됐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신속히 끝내고 정권을 교체한다는 목표였지만, 다섯 달이 지난 지금 두 목표 모두 달성되지 않았다고 매체는 꼬집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특수부대를 보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을 끌어냈던 ‘베네수엘라 모델’을 이란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미 정보기관들은 테헤란에서 같은 방식이 통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통제 밖 변수도 많다. 치솟는 유가와 증시 충격을 막지 못했고, 호르무즈 해협 물동량은 잠시 회복됐다가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홍해와 아덴만 사이 두 번째 길목마저 위협받고 있다. 선박 정보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 주말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 원자재 운반선은 하루 10척에도 미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원유 수출 거점인 카르그섬을 장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도, 지상군을 보낼 여론은 없다고 공개 인정했다.

발목을 잡은 결정적 요인은 무기 재고였다. 미 당국자에 따르면 댄 케인 합참의장은 확전이 탄약 비축분에 미칠 악영향을 대통령에게 사적으로 경고했다. 중동에 배치된 미군 방공망의 요격 미사일이 여기 포함된다. 지난 4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주요 요격 미사일 재고의 절반이 소진됐을 것으로 추정했는데, 13일 연속 공방을 거치며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비축량 우려를 일축했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전·현직 관계자들이 무기 보충을 절실하게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당국자들은 러시아와 중국이 이 빈틈을 다음 수 계산에 넣을 가능성을 우려한다.

좌절은 돌출 행보로 이어졌다. 에너지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와 18개월간 협상해온 민간 원자력 협정에 서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24시간도 안 돼 아브라함 협정 가입과 이스라엘 승인을 조건으로 내걸며 이를 뒤집었다. 중동 문제를 오래 다룬 아론 데이비드 밀러 전 미 국무부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를 소외시키고 베냐민 네타냐후를 기쁘게 했으며, 미국과 거래하는 것은 배신당하기 마련인 바보짓이라는 강력한 논거를 이란에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여론도 등을 돌렸다. WP와 입소스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9%에 그쳤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마저 “이제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이를 승리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미르 아크라미니아 이란군 대변인은 26일 국영TV 인터뷰에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강제로 개방하거나 이란의 방어 능력을 약화·파괴하는 데 실패했다”며 “미국은 전략적 의사결정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은 선택지는 군사적 확전, 제재를 통한 경제 압박, 승리를 선언하고 발을 빼는 것 셋뿐이다. 어느 쪽도 매력적이지 않다. 대규모 폭격은 민간인 대량 사상과 굶주림을 부를 수 있다. 발전소와 교량 파괴가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고만 했다. 제재는 더디다. 2018년 이란 핵합의를 탈퇴한 뒤 8년이 지났지만 이란 정권은 건재하다. 철수를 택하면 이란의 핵물질과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그대로 두고 떠나는 셈이 된다.

NYT는 “승리를 위한 전략을 거의 갖추지 않은 채 분쟁에 뛰어든 그는 이제 체면을 세우며 빠져나갈 방법을 찾느라 애쓰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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