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신희재 기자 | "과거에는 선수로서 한국 야구를 세계에 알렸다면, 이제는 한국 야구의 미래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맡고 싶다."
한국 야구 전설 박찬호(53)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애슬레틱스에 투자하는 이유로 남긴 말이다.
32년 전 한국인 최초로 MLB 무대를 밟았던 박찬호가 MLB 구단의 첫 한국인 투자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박찬호를 중심으로 결성된 투자 컨소시엄 '팀61'은 MLB 애슬레틱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약 30명이 총 7000만달러(약 1026억원)를 투자할 예정이고, 현재까지 5500만달러 투자가 완료됐다. 예정대로 투자를 마치면 3% 이상의 구단 지분을 확보한다.
박찬호는 27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애슬레틱스와 손을 잡은 과정과 향후 비전을 설명했다. 그는 "MLB 팀의 구단주가 되는 게 오랜 꿈이었다"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특별 고문도 맡았지만, 기존에 팬층을 갖춘 구단은 지분을 얻는 게 어려웠다. 애슬레틱스는 3년 전 라스베이거스로 연고 이전을 발표할 때 먼저 연락했다. 존 피셔 구단주와 처음 만났을 때 30분이 주어졌는데 2시간을 이야기하며 설득했다"고 회상했다.
애슬레틱스는 1901년 창단한 아메리칸리그 창립 구단이다. 월드시리즈 우승 9회(3위), 아메리칸리그 우승 15회를 기록한 명문 구단으로 국내에서는 영화 '머니볼'의 실제 배경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24년까지는 오클랜드가 연고지였지만, 2028년 완공 예정인 라스베이거스 신구장으로 이전을 앞두고 있다. 현재는 새크라멘토를 임시 연고지로 활용 중이다.
애슬레틱스는 신구장 건립을 위해 투자 유치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팀61이 참여했다. 박찬호와 할리우드 스타 켄 정 등이 참여한 투자 컨소시엄이다. 켄 정은 이날 행사에 애슬레틱스 유니폼을 입고 참여했다. 박찬호는 "라스베이거스가 한국과 밀접한 도시고, 애슬레틱스가 새 연고지에서 팬층을 만드는 데 팀61의 영향력이 클 것이라 봤다"라며 "피셔 구단주의 수석고문으로 합류해 선수 육성, 스카우트, 한국 선수 영입, 한국 기업과 협력하는 일에도 참여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궁극적으로 한국 야구의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 그는 2012년 현역 은퇴 후 야구 장학생을 후원하고, 박찬호배 전국 리틀야구대회와 야구 캠프를 개최하는 등 후진 양성에 전념해왔다. 박찬호는 "미래에는 한국인 선수가 애슬레틱스에서 뛸 수 있도록 돕는 게 제게 주어진 임무"라고 다짐했다.
이날 함께 참석한 피셔 구단주는 "어제 잠실구장에서 만원 관중이 치어리더를 따라 경기 내내 응원가를 부르는 걸 봤다. 태어나서 처음 본 풍경이라 놀라웠다"며 "투자는 부차적이고, 비전이 가장 중요했다. 한국에서 야구와 애슬레틱스를 발전시키는 게 즐겁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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