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지혜 기자】국민의힘에서 ‘당대표 폐지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장기화하면서 현행 당대표 중심의 지도체제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장 대표는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쇄신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당권파와 비당권파, 더 나아가 한동훈계를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으면서 당대표 권한을 축소하거나 새로운 지도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당대표 폐지론’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오 시장은 지난 21일 서울시청에서 5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조찬 회동을 갖고 당 개혁 방안의 하나로 ‘당대표 폐지론’을 언급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보수 가치의 회복과 미래’ 세미나에서도 “굳이 당대표가 필요한가. 원내대표만으로도 충분히 법 개정을 할 수 있다”며 원내 중심 정당 체제를 주장한 바 있다.
아울러 장 대표의 사퇴를 주장해 온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 모임 ‘대안과미래’도 당대표 권한 축소를 핵심 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대안과미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당대표에게 권한이 너무 집중돼 있어 부작용이 많다”며 “대표 자체를 없애는 것은 한국 정치 역사상 쉽지 않지만 부작용을 줄일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아보기로 했으며, 앞으로 핵심 어젠다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논의의 배경에는 장동혁 체제에서 반복된 당내 혼란이 자리하고 있다. 장 대표는 취임 이후 비상계엄 정국과 조기 대선 패배, 지도부 갈등, 윤리위원회 파행, 최근 권영진 의원의 정점식 원내대표 ‘멱살’ 사태 등 잇단 내홍을 수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장 대표 거취를 둘러싼 공방이 수개월째 이어지면서 당 지도체제에 대한 피로감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에는 선관위 재선거 논란과 오세훈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등으로 당내 시선이 분산되면서 장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이 다소 잦아든 모습이다. 그러나 이를 리더십 회복으로 보는 시각보다는 외부 이슈로 반대 동력이 일시적으로 약해졌을 뿐 당내 갈등의 근본 원인은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장 대표는 다음 달 취임 1주년을 맞아 ‘선출직 공직자 평가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당헌·당규 개정을 포함한 쇄신안을 준비하며 내부 정비에 나선 모습이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이번 쇄신안이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전환점이 될지 아니면 현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카드에 그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물론 당대표제를 실제 폐지하기 위해서는 당헌·당규 개정은 물론 당원들의 동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현실적인 문턱이 높다. 때문에 당대표제를 없애기보다는 권한을 분산하는 방향의 지도체제 개편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 같은 논의의 이면에는 차기 총선 공천권과 차기 당권 구도를 둘러싼 정치적 셈법도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당대표 폐지론은 장 대표 개인의 거취를 넘어 국민의힘의 권력 구조를 둘러싼 논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당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지도체제 개편을 둘러싼 공방과 장 대표를 향한 압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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