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방공무기’ 수요···‘L-SAM’ 생산 설비 충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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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방공무기’ 수요···‘L-SAM’ 생산 설비 충분한가

이뉴스투데이 2026-07-27 15:08: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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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AM 발사대와 L-SAM 다기능 레이다가 배치된 모습.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L-SAM 발사대와 L-SAM 다기능 레이다가 배치된 모습.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미국과 유럽이 방공미사일 생산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고체로켓모터와 화약 원료, 시험시설이 핵심 병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L-SAM 양산과 L-SAM-II 개발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향후 군 도입과 수출 물량이 늘어나면 추진기관 생산능력이 전체 공급 속도를 좌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체로켓모터는 고체 상태의 연료와 산화제를 섞어 만든 추진제를 연소시켜 미사일을 비행시키는 장치다. 장기간 보관한 뒤 명령과 동시에 발사할 수 있어 지대공·공대공·탄도미사일 등 대부분의 군용 유도무기에 사용된다.

특히 고체로켓모터는 추진제 혼합과 주조, 검사, 연소시험 등 여러 공정을 거쳐야 한다. 화약류를 취급해 안전 기준이 까다롭고 단기간에 설비를 늘리기도 어려워 추진기관 공급이 늦어지면 미사일 생산 확대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달 12일 발표한 ‘미사일 방어용 고체로켓모터: 산업 기반 확대의 과제와 기회’ 보고서에 따르면, 고체로켓모터는 미국의 방공·미사일방어 요격탄 생산량을 확대하는 데 영향을 주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보고서는 제한된 공급업체와 전문인력, 장기간이 필요한 설비 증설, 일정하지 않은 발주 물량을 생산 확대의 제약 요인으로 지적했다.

미 정부도 고체로켓모터 생산능력을 국가안보 문제로 다루고 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국방물자생산법에 근거한 대통령 각서를 통해 고체로켓모터와 점화장치, 유도장치를 생산 제약이 큰 핵심 부품으로 명시했다. 각서에는 제한된 생산능력과 취약한 공급망, 긴 조달기간이 무기 생산과 현대화 사업을 제약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미국은 기존 업체 증설과 신규 업체 진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L3해리스는 버지니아와 아칸소, 앨라배마에서 고체로켓모터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 정부는 패트리엇 요격탄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에 쓰이는 추진기관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L3해리스의 미사일 추진사업에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L3해리스도 지난 4월 버지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사업장에 12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관련 생산시설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에서도 미사일 완제품 조립 뿐 아니라 추진제와 폭약 등 에너지 물질 생산기반을 함께 늘리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국방부가 지난 1일 발표한 ‘국방투자계획’(The Defence Investment Plan)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자국 내에 최대 6개의 에너지 물질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에너지 물질은 추진제와 폭약처럼 화학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방출하는 군수물자를 말한다.

영국 정부는 이 계획에서 CAMM 방공미사일과 LMM 경량 다목적미사일, 아스람(ASRAAM) 공대공미사일 등을 지속해서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수천 발의 방공미사일을 공급하는 데 16억파운드를 투입하고, 영국 내 주요 화약 원료 생산능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완성된 미사일 조립라인만 늘려서는 공급을 안정시킬 수 없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국내에서 추진기관 생산능력을 살펴봐야 할 대표적인 무기체계는 L-SAM 계열이다. L-SAM이 개발을 마치고 양산에 들어간 가운데, 더 높은 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L-SAM-II 개발도 진행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 6월 국방과학연구소와 1986억원 규모의 시제 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며, 방위사업청은 2028년까지 기존 L-SAM보다 방어범위를 3~4배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L-SAM용 고체 추진기관을 일정한 품질로 반복 생산하는 동시에 L-SAM-II 추진기관의 개발과 시험도 병행해야 한다. 향후 추가 도입과 수출 물량까지 늘어나면 추진기관의 생산·시험 능력이 전체 공급 속도를 좌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생산시설을 확대할 때 장기 수요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으로 미사일 재고 보충 수요가 크지만, 분쟁이 진정되고 유럽의 역내 생산능력이 회복되면 해외 주문이 줄어들 수 있다”며 “단기 수요만 보고 공장을 크게 늘렸다가 발주가 끊기면 기업에 유휴설비 부담이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럽도 기업 한 곳이 증설 비용을 모두 부담하기보다 공동생산이나 합작투자를 활용하고 있다”며 “국내도 장기 물량을 확보한 뒤 수요에 맞춰 신규 설비를 단계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 사무총장은 안전성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고체 추진제 공정은 위험성이 높아 사고가 발생하면 생산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생산량 확대와 함께 노후시설을 개선하고 최신 안전 기준을 적용한 신규 시설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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