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박정현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을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이 발표한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의 후속 이행에 본격 착수했다.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기업 간 대규모 투자 협력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가동하며 선언을 실행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AI혁명의 주역인 국내외 대표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샌프란시스코 AI서밋'을 개최하고 이를 계기로 글로벌 AI투자 이니셔티브를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해외에서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이 참여하는 AI 서밋을 열고 협력 비전을 제시한 사례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이 대통령이 발표한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을 정부와 산업계의 구체적인 투자·협력 계획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이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한 만찬이 공개되며 민관 협력 의지를 대내외에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 9500억달러 성과 '샌프란시스코 회동'
이번 행사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배 장관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인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혹 탄 브로드컴 CEO, 샘 알트먼 오픈AI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등이 참석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는 영상을 통해 AI 인프라와 차세대 AI 메모리 반도체 분야 협력 의지를 밝혔다.
이날 이 대통령이 발표한 '샌프란시스코 AI 선언'에는 △AI 공급망 허브 구축 △AI 활용 국가 실현 △글로벌 AI 협력 확대 △AI 기본사회 구현 등 4대 협력 방안이 담겼다.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올해 말 시작되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통해 AI를 산업 현장은 물론 국민 일상 전반으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다양한 국가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국을 글로벌 AI 협력의 중심으로 육성하고, AI 기본법을 토대로 누구나 AI의 혜택을 누리는 'AI 기본사회'를 구현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AI 기업 수장들과 잇달아 면담하며 협력 확대 의지를 확인했다. 이어 국내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 간 총 6건의 업무협약(MOU)이 체결됐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생산 협력 규모는 총 9500억달러에 달하며 최대 5GW 규모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 협력도 포함됐다.
세부적으로는 삼성전자와 브로드컴이 2026~2030년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분야에서 2000억달러 규모 협력을 추진한다. 삼성SDS와 앤트로픽은 AI 신규 시장 공동 발굴과 응용 AI 엔지니어 양성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SK텔레콤과 엔비디아는 메모리 반도체 구매와 최대 2GW 규모 AIDC 구축·확장에 협력하기로 했으며 SK하이닉스와 MS는 메모리 반도체 구매 협력을 추진한다. SK텔레콤과 앤트로픽은 GW급 AIDC 프로젝트 투자에 협력하고 네이버와 엔비디아는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과 인프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 선언은 끝났다…실행은 과기정통부 몫
이번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체결된 업무협약(MOU)의 주체는 대부분 삼성전자, SK, 네이버 등 민간 기업이었다. 과기정통부는 이들 기업과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앤트로픽 등 글로벌 빅테크를 연결하고 투자 협력의 장을 마련하는 '조정자' 역할을 맡았다.
정부는 이번 서밋에서 구체화된 협약이 실제 투자와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지원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배 장관은 "이번 서밋에서 한자리에 좀처럼 보기 힘든 글로벌 빅테크들이 모여 우리기업과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협력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AI공급망의 핵심 축인 대한민국 AI의 높은 세계적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구체화된 국내 기업과 해외 빅테크 간 대규모 AI 투자 이니셔티브가 성공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한편, 대통령이 발표한 '샌프란시스코 AI 선언'도 신속히 이행해 대한민국이 대체 불가능한 글로벌 AI 생산기지이자 AI 협력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정부 차원의 직접적인 성과도 있었다. 배 장관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MD 어드밴싱 AI 2026' 행사에서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와 AI 반도체 생태계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측은 AMD의 CPU·GPU와 국산 AI 반도체(NPU)를 연계한 '이기종 AI 컴퓨팅' 인프라를 공동 구축·실증하고, 메모리·DPU·CXL·네트워크·서버·오케스트레이션 소프트웨어 등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개방형 AI 컴퓨팅 생태계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국산 AI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을 위한 레퍼런스 확보도 추진한다.
국가과학AI연구센터(NAIS)를 중심으로 AI for Science 공동 연구도 진행한다. AMD는 고성능 컴퓨팅 자원과 AI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지원하고 국내에 'AI Center of Excellence' 설립을 추진해 산학연 공동 연구와 AI 반도체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AI 인재 양성과 피지컬 AI 등 차세대 AI 분야 공동 연구도 확대한다.
이번 협력은 지난 3월 리사 수 CEO의 방한 이후 논의를 구체화한 결과다.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계기로 업무협약 체결로 이어졌다. 양측은 공동 협의체를 구성해 분기별 실무회의를 열고 세부 협력 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글로벌 빅테크들도 한국과의 협력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서밋에서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메모리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투자뿐 아니라 과기정통부와 사이버보안 및 AI 산업 육성 분야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경우 국내 기업과의 협력 확대와 KAIST 공동 AI 연구소 설립 계획을 소개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제시한 'AI 네이티브 국가' 비전은 한국 사회에 큰 에너지와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하며 한국과의 장기적인 협력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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