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이 지난 25일 최종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평범한 아버지들의 이야기로 올해 안방극장을 대표하는 흥행작 자리에 올랐다.
'김부장'은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아빠가 하나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로 변해가는 복수 액션 드라마다. 가족을 지키려는 부성애와 강도 높은 액션을 결합한 이야기가 국내외 시청자 호응을 얻었다.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한 선명한 캐릭터와 속도감 있는 전개,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 호흡이 어우러지며 몰입도를 높였다.
자체 최고 시청률로 마무리, 2049 타깃도 사로잡아
25일 방송된 최종회는 수도권 23.4%(이하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23.0%를 기록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자체 최고인 27.1%까지 치솟았다. 10회 연속 동시간대 전 채널 1위를 지켰고, 2026년 방송된 미니시리즈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 기록도 다시 썼다. 광고 업계가 주목하는 2049 시청률 역시 평균 7.4%, 최고 8.42%를 기록해 젊은 세대 유입도 확인됐다.
최종회 스토리, 세 아빠의 마지막 대결과 딸과의 재회
'김부장' 세 아빠. 소지섭, 최대훈, 윤경호. / SBS 제공
최종회에서는 김부장(소지섭), 성한수(최대훈), 박진철(윤경호)이 납치된 자녀들을 구하기 위해 주강찬(주상욱) 일당과 마지막 대결을 벌였다. 세 사람은 서로를 희생시키려는 함정을 역으로 이용해 위기를 벗어났고, 악인들은 각자 저지른 범죄의 대가를 치렀다. 죽음을 위장했던 김부장은 딸 민지(서수민)와 눈물로 재회한 뒤 새로운 이름과 신분으로 평범한 삶을 시작했다. "이제 다신 안 떠날 거야"라는 아버지의 약속과 함께 부녀가 서로를 알아가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작품이 강조해 온 가족의 의미를 완성했다. 세 친구가 다시 모여 식사하고 이사를 돕는 장면 역시 거창한 영웅담이 아닌 생활 속 연대와 우정을 보여줬다.
막판 등장한 '선생님' 정체, 원작 팬들도 놀란 이유
최종화 막판에는 김부장이 새로운 직장 '백호인력' 면접을 보기 위해 이도규를 찾아가는 장면이 그려져 후속 이야기에 대한 관심을 남겼다. 이런 가운데 방송 중후반 전화 한 통으로 주학건설을 박살 낸 '김부장의 뒷배', 이른바 '선생님'의 정체가 화제를 모았다.
극 중에서 김부장이 선생님이라 부른 인물은 원작 웹툰에도 등장하는 '조평견'이다. 웹툰에서는 천외천 그룹 회장으로 나오며, 세계의 뒷쪽에서 돈과 과거, 신분 등의 세탁을 맡기러 오는 천외천 전당포 주인으로 통칭 조선생이라 불린다. 드라마에서는 배우 송경철이 이 캐릭터를 맡아 원작과 싱크로율을 높였다.
'김부장' 최종회에서 등장한 '선생님' 캐릭터. / 유튜브 'SBS'
'김부장' 최종회에서 등장한 '선생님' 캐릭터. 원작에서는 '조평견'이라는 인물로 등장한다. / 유튜브 'SBS'유튜브 'SBS'
웹툰 '김부장'에서의 조평견 캐릭터. / 네이버 웹툰
뜻밖의 세계관 연결, '자이언트' 악연이 15년 만에 되풀이(?!)
송경철의 캐스팅은 예상 밖의 세계관 연결로 이어졌다. '김부장'에 출연한 배우 주상욱이 과거 출연작 '자이언트'에서 송경철과 악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이언트'에서 송경철은 한강건설 쪽 인물, 주상욱은 만보건설 쪽 인물로 등장했는데, 당시 작품에서 한강건설은 만보건설에 당하는 내용으로 그려졌다.
이번 '김부장'에서는 두 인물 관계가 정반대로 뒤집혔다. 송경철이 연기한 조평견이 전화 한 통으로 주상욱이 연기한 주강찬의 주학건설을 무너뜨린 것이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자이언트 때 한강건설이 만보건설한테 당한 게 얼만데 이번엔 까메오로 나와서 원한 제대로 갚았다", "자이언트 세계관이 이어진다", "한강건설에서 일하더니 갑부가 됐다", "주학건설 모태가 만보건설이었는데 저 인물이 한강건설 설립 멤버였다" 우스개 섞인 반응이 쏟아졌다. 두 배우의 15년 전 인연이 새로운 작품에서 뒤바뀐 구도로 재현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관련 게시물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자이언츠'에 함께 출연한 배우 주상욱과 송경철. / SBS 제공
시즌2 논의, 새 캐릭터 이도규가 쥔 열쇠
김부장을 연기한 소지섭은 종영 소감에서 매 순간 좋은 호흡을 보여준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시청자 응원을 마음에 새기고 더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김부장' 제작진은 시즌2 제작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말미에 그려진 백호인력 사무소 방문과 소장 이도규와의 면접 예고는 시즌2를 암시하는 장치로 해석된다. 조평견과 이도규라는 두 신규 캐릭터가 다음 시즌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원작 웹툰에서 조평견이 천외천 그룹이라는 거대 조직 정점에 있는 인물인 만큼, 김부장이 앞으로 상대할 인물의 스케일이 한층 커질 가능성이 있다.
'김부장' 포스터. / SBS 제공
'김부장' 흥행 요인 톱5, 5위부터 1위까지
'김부장'은 종영과 함께 시청률 20%대 돌파는 물론 넷플릭스 글로벌 비영어권 TV쇼 부문 2주 연속 1위까지 기록했다. 원작 웹툰의 골격을 넘어 대중 반응을 끌어낸 결정적 요인 5가지를 순위별로 짚어본다.
5위. 남대중 작가표 코믹 느와르의 균형감
영화 '30일' 등으로 코믹 감각을 인정받은 남대중 작가의 대본이 느와르라는 무거운 장르와 결합해 시너지를 냈다. 핏빛 가득한 스릴러 속에서도 특유의 허당 매력과 풍자가 곳곳에 배치돼 있어, 시청자들이 피로감 없이 매 회차를 볼 수 있었다는 평가다.
4위. 부성애 복수극이라는 직진 서사
"내가 누구냐고? 나, 민지 아빠야"라는 대사가 이 드라마 정체성을 보여준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된 이유가 오직 자식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단순하고 강력한 동기가 시청자의 감정 이입을 끌어냈다. 조폭 느와르로 흐르지 않고 부성애를 축으로 삼은 점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흥행으로 이어졌다.
3위. 원작 '아빠 유니버스'의 실사화와 케미
인기 웹툰 세계관을 화면으로 옮기면서 실사의 맛을 극대화했다. 김부장(소지섭)을 필두로 전설적인 무도인 성한수(최대훈), 해병전우회 박진철(윤경호)로 이어지는 조합은 날것의 타격감 있는 액션과 블랙코미디를 동시에 보여주며 원작 팬과 일반 시청자를 함께 사로잡았다.
2위. 10부작이라는 콤팩트한 전개
기존 주말드라마의 고질병인 늘어지는 전개를 버린 것이 주효했다. 10부작이라는 짧은 호흡 속에 딸의 실종부터 각성, 정면 돌파에 이르는 서사를 밀도 있게 배치했다. 글로벌 OTT 시장에서 반응을 이끌어낸 배경에도 이 속도감이 자리한다.
1위. 소지섭이 완성한 '두 얼굴의 K-가장'
은행 회계팀에서 구박받던 평범한 중년 남성이 실종된 딸을 구하기 위해 과거 봉인했던 특수요원 기술을 깨우는 서사가 이 드라마 핵심이다. 소지섭은 딸바보 아빠의 인간미와 액션 신의 강도를 오가며 반전 카타르시스를 완성했다. 이 지점이 시청률과 화제성 양쪽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요인으로 꼽힌다.
'김부장' 후속작인 '재벌X형사 2'. / SBS 제공
'김부장' 바통 이어받는 후속작은?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뒤를 이어 새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2'가 다음 시간대를 채운다.
'재벌X형사2'는 수사가 막히면 재력으로 판을 뒤집는 재벌형사 진이수(안보현)와 새 팀장 주혜라(정은채)가 공조를 펼치는 수사극이다. 2024년 방송된 시즌1은 재벌 3세 형사라는 설정과 화려한 볼거리, 통쾌한 전개를 앞세워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최고 시청률 11%를 기록했다. 방송 도중 시즌2 제작이 확정될 만큼 반응을 얻으며 SBS의 대표 수사물 시리즈로 자리를 굳혔다.
시즌2에서는 스케일이 한층 커졌다. 전용 헬기와 슈퍼카, 첨단 장비 등 재벌형사만의 수사 방식이 업그레이드됐고, 안보현과 새로 합류한 정은채가 새로운 공조를 선보인다. 여기에 유승호, 김의성, 이학주, 허성태, 정채연, 전혜빈, 손우현, 김혜은 등이 가세해 극에 힘을 보탠다.
연출을 맡은 김재홍 감독은 시즌1을 사랑해 준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기존 시청자는 물론 처음 보는 시청자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드라마에서 보기 어려운 기상천외한 사건들과 시원한 전개를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김부장' 종영 이후 같은 시간대를 이어받는 만큼, 전작 시청자층의 흡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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