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주요국 국부펀드 현황 보고서…수익내는 전략투자 원칙 제시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서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한국 국부펀드도 단순히 자산을 굴리고 쌓는 것을 넘어 전략산업과 공급망을 키우는 것으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7일 발표한 '주요국 국부펀드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글로벌 국부펀드 순자산총액(AUM·Assets Under Management)은 15조달러(약 2경1천900조원)로 2000년(1조 달러·약 1천500조원) 대비 15배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한국투자공사(KIC)가 운용하는 국부펀드는 순자산총액 2천320억달러(약 340조원)로 세계 14위 수준이었다.
글로벌 국부펀드 분석기관 글로벌SWF에 따르면 2025년 한 해에만 11개의 국부펀드가 새로 설립되는 등 국부펀드의 수와 역할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들 국부펀드는 운용 목적에 따라 ▲ 경제개발 펀드(기업 지분 보유 등을 통해 자국 전략산업 육성, 경제구조 전환) ▲ 저축성 펀드(자원 수익이나 재정 흑자를 투자·운용해 미래세대에 이전) ▲ 안정화 펀드(원자재가·환율·경기 등 외부 충격으로부터 재정·경제를 완충) 등으로 나눠진다.
특히 경제개발 펀드가 최근 인공지능(AI)·반도체·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분야 투자를 확대하며 국부펀드의 역할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도 이 흐름에 올라타야 하며, 특히 민간과 정책금융이 구조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초장기·대규모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며 "정부가 최근 발표한 '종합형 국부펀드'로의 국부펀드 확대·개편 계획이 이런 역할에 맞게 설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잠재성장률 하락, 기술패권 경쟁, 공급망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개발 기능을 강화한 '종합형 국부펀드' 도입을 서두르되, 민간 운용사 주도의 국민성장펀드 등과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익 내는 전략투자' 원칙의 명문화를 비롯해 한국형 국부펀드의 3가지 성공 조건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수익이 나야 다음 전략자산에 재투자할 수 있고, 손실이 쌓이면 전략투자의 동력이 꺼진다"며 "일자리 창출, 지역균형발전 등 다른 정책 목표는 별도 수단으로 추진하고 펀드의 투자 판단과는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 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재원 확충 구조를 설계하고, 경제 논리에 따른 투자 결정과 투명성·공적 책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짚었다.
송승혁 대한상공회의소 금융산업팀장은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국부펀드에 경제개발 기능을 더한 종합형 국부펀드로의 개편은 의미가 크다"며 "국민성장펀드와의 명확한 역할 분담, 그리고 '수익 내는 전략투자' 원칙이 맞물려 국가 핵심 전략자산에 대한 장기 투자 체계로 안착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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