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역시 중국산 수입이 3년 새 10배 넘게 늘고 대미 전기차 수출은 급감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영향이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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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비중 두 배…국내 생산, 수도권·충청권 97% 집중
한국은행이 27일 발간한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 생산 및 공급망 지도’ 책자에 따르면 대만이 전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9.0%에서 2025년 19.9%로 두 배 이상 확대되며 중국에 이은 2위 수출시장으로 올라섰다.
반면 중국은 여전히 최대 수출국이지만 수출 비중은 51.7%에서 40.3%로 낮아졌고, 수출액도 2022년 797억달러에서 2025년 745억달러로 감소했다. 기존 중국 중심의 수출 구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AI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지인 대만과의 연결이 빠르게 강화된 것이다.
한은은 생성형 AI 확산 이후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반도체 수요의 중심이 기존 중앙처리장치(CPU)와 범용 D램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로 빠르게 이동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미국 엔비디아의 GPU와 대만 TSMC의 첨단 파운드리·패키징,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HBM을 잇는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이 한층 공고해졌다는 설명이다.
AI 공급망 재편은 국내 생산지도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2024년 기준 수도권이 전국 반도체 생산의 82.3%, 충청권이 14.7%를 차지해 두 권역의 비중이 97%에 달했다. 전국 반도체 생산액은 2014년 74조원에서 2024년 210조 8000억원으로 약 3배 늘었고, 제조업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에서 10.1%로 확대됐다.
반도체 호황은 장비 공급망도 바꿨다. 첨단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네덜란드산 제조장비 비중은 2022년 22.8%에서 지난해 26.0%로 높아지며 최대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국내 기업이 AI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는 동시에 핵심 생산장비는 특정 국가와의 공급망 연계가 더욱 깊어진 셈이다.
정성엽 한은 조사국 지역연구지원팀장은 “AI 인프라 구축이 확대되면서 반도체 부문에서 변화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메모리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설계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분야는 미국과 대만 기업 중심의 분업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2023년 처음 책자를 발간한 이후 불과 3년 사이에 산업 지형이 많이 바뀌었다”며 “AI 수요 확대가 반도체 생태계를 바꿨고, 중국 제조업의 부상과 달라진 통상환경, 친환경 생산체제로의 전환이 주요 변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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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자동차 비중 10배↑…대미 전기차 수출 급감
자동차 산업도 중국 제조업의 부상과 미국 보호무역의 영향을 피해 가지 못했다. 국내 자동차 수입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은 2022년 3.5%에서 지난해 37.2%로 10배 이상 확대됐다.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국으로 성장했고, 특히 국내 수입 전기차의 약 70%도 중국산이 차지했다. 전기버스는 사실상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으로 향하는 전기차 수출길은 크게 좁아졌다.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요건과 보호무역 강화, 국내 완성차 업체의 현지 생산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우리나라 전기차 수출 중 미국 비중은 2022년 33.6%에서 2025년 5.2%로 급감했다.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던 물량이 현지 생산으로 대체된 영향도 컸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수출 차종도 바뀌었다. 전체 완성차 수출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1.6%에서 20.4%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전기차 일변도에서 하이브리드와 현지 생산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국내 업체들의 전략이 이동한 셈이다. 반면 유럽은 탄소중립 정책과 배출 규제 기조가 유지되면서 영국과 독일 등을 중심으로 한국산 전기차 수출이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정 팀장은 “전기차 수요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하이브리드차는 확대되는 양상”이라며 “대미 전기차 수출 감소에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현지 생산 확대, 보조금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은 탄소중립 정책이 계속 유지되고 있어 우리나라 전기차 수출이 비교적 견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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