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예멘의 친(親)이란 반군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한 해상 공격을 강화하면서 홍해를 지나는 선박 통항량이 급감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운 분석업체 케플러는 전날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한 원자재 운반 선박이 11척으로 최근 수개월 사이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7척은 유조선이었다.
홍해를 빠져나온 유조선 4척의 목적지는 중국과 파키스탄 등이었다.
후티는 지난 20일 사우디의 원유 수출을 겨냥해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를 선언했고, 이후 선박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날 후티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후티의 공격은 사우디의 원유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이 커지자 동서 송유관을 통해 원유를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보낸 뒤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쳐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해왔다.
그러나 최근 후티의 공격으로 유조선들이 바브엘만데브 해협 진입을 포기하고 수에즈 운하나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선박 추적업체 보텍사에 따르면 7월 들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한 해상 원유 수송량은 최근 2년 반 사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수에즈 운하로 연결되는 수메드 송유관으로 유입된 원유도 전달보다 50% 증가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우회 운송이 장기화할 경우 운송 비용 상승과 함께 국제 유가에도 추가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라시아그룹의 에너지 담당 그레고리 브루 선임연구원은 "사우디는 원유를 수출할 수는 있지만, 아시아 시장까지 운송하는 데 훨씬 더 긴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며 "국제유가에는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란이 봉쇄를 선언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도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 주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자재 운반 선박은 하루 10척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국과 이란이 일시적으로 공습을 중단했지만, 항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면서 선박 운항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25일에는 선박 위치추적장치(AIS)를 끈 채 운항한 선박 3척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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