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27일(이하 한국시간) "피를로 감독 선임을 두고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다시 내부 논의에 들어간다. 러시아 브랜드와 협업이 문제가 됐다. 여전히 파울로 말디니 디렉터는 피를로를 원하는데 지오반니 말라고 회장은 결정을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탈리아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출전 후 세 대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2006 독일 월드컵 우승 이후 두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세 대회 연속 본선 진출 실패를 당하는 역대급 굴욕을 이어갔다. 젠나로 가투소 감독이 떠난 후 내부 개편이 이뤄졌고 이탈리아 축구 전설 말디니가 디렉터로 나섰다. 또 과거 파리 생제르맹(PSG)을 운영했던 레오나르도가 행정 총괄을 맡게 됐다.
놀랍게도 피를로 감독을 노렸다. 피를로 감독은 선수 시절 브레시아 칼초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했고 인터밀란을 거쳐 AC밀란으로 갔다. 밀란에서 10년 동안 뛰면서 이탈리아 세리에A,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등에서 우승을 하면서 유럽 최고 미드필더로 떠올랐다. 패스 마스터 피를로는 2006 독일 월드컵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유벤투스에 이적한 뒤에도 노익장을 발휘했다. 2015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뉴욕 시티로 가 황혼기를 보낸 뒤 은퇴를 했다. 이후 유벤투스 23세 이하(U-23) 감독에 부임했는데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이 비슷한 시기에 경질이 돼 놀랍게도 바로 감독이 됐다. 지도자 경력이 전무했던 인물이 유벤투스라는 거함의 수장이 된 것이다.
피를로 감독은 2020-21 코파 이탈리아 우승을 이끌었는데 세리에A, UCL 등에서 처참한 모습을 보였다. 불명예 경질이 됐고 이후 튀르키예로 가 파티흐 카라귐뤼크를 맡았으며 삼프도리아로 오면서 이탈리아로 돌아왔다. 세리에B(이탈리아 2부리그)에 위치한 삼프도리아에서도 최악의 성적을 내면서 경질이 됐다. 아랍에미리트(UAE) 2부리그 팀인 유나이티드FC로 가 유럽을 떠났다.
이탈리아축구협회는 감독으로서는 최악의 길만 걸은 피를로 감독에게 이탈리아 사령탑을 맡기려고 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노린다고 알려졌는데 실상 피를로 감독이 1순위였다.
선임이 임박한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피를로 감독이 과거 러시아 베팅업체에서 엠버서더 역할을 맡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말라고 이탈리아축구협회 회장은 피를로 감독 선임 재검토에 들어갔다.
피를로 감독은 개인 SNS를 통해 "최근 며칠 동안 내 이름과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직을 맡을 가능성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을 매우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다. 기관과 연맹, 그리고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 대한 존중의 뜻으로 지금까지는 침묵을 지켰다. 하지만 몇 가지는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입장 표명을 내놓았다.
이어 "나는 선수 시절은 물론 감독이 된 이후에도 항상 내가 일한 국가의 법률과 내가 체결한 계약을 철저히 존중하며 활동해왔다. 최근 논란이 된 업무 협력은 UAE에서 내 커리어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순수하게 상업적이고 스포츠적인 성격의 협력이다. 이 협력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내가 한 번도 밝힌 적 없고, 나와도 무관한 신념을 내게 억지로 씌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안타깝게도 스포츠적인 판단이 너무도 빠르게 공적인 논쟁으로 번졌고, 그 과정에서 내게는 전혀 해당하지 않는 의미와 의도가 부여됐다"라고 부인했다.
피를로 감독 부인에도 이탈리아축구협회는 재검토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이탈리아는 감독 선임 과정마저 혼란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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