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공격에 따른 자국 원유수출 차질 타개 시도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면전에서 우크라이나전 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자국 원유 수출 경로인 흑해항 터미널에 대한 잇단 드론 공격 등으로 원유 수출에 차질을 빚게 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타임스오브센트럴아시아(TCA)에 따르면 토카예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러시아 시베리아 남서부 도시 옴스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연 회담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휴전을 주문했다. 카자흐스탄과 러시아는 24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협력포럼도 열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 분쟁은 속히 동결돼야 하고 우리는 이미 상당한 성과가 도출된 (종전 협상틀) '이스탄불 포뮬러 2.0'으로 복귀해야 한다"며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국이 종전을 위한 안전보장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탄불 포뮬러 2.0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최전선에서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튀르키예에서 이뤄진 기존 협상에서 도출된 방안들을 되살리는 내용의 협상틀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022년 전면전 개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회담을 열었고, 이어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직접 협상을 재개했지만 최종 해결책에 이르지는 못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 전쟁을 "국가 간 분쟁"으로 규정하면서 카자흐스탄은 우크라이나 민족과 그들의 문화 및 언어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카자흐스탄의 공식적인 중재 역할 수임은 거부하면서도 자신이 유럽과 미국 등으로부터 중재 역할 제안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카자흐스탄은 이 전쟁의 국외자가 아니라면서도 러시아가 중재국 없이도 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토카예프의 이번 발언은 우크라이나전 종전을 위한 그의 가장 공개적인 호소 가운데 하나라고 TCA는 짚었다.
그의 발언은 특히 자국 원유 수출 경로인 러시아 흑해 노보로시스크항의 카스피해 송유관 컨소시엄(CPC) 원유 터미널이 드론 공격을 잇달아 받아 CPC의 원유 선적이 최근 중단된 뒤 나온 것이다. 드론 공격 주체는 우크라이나라고 러시아 측은 주장한다.
여기에다 토카예프와 푸틴 대통령의 회담이 열린 지난 25일엔 카스피해 해상에서 이란 상선이 우크라이나 측 공격을 받아 선원 한 명이 사망하고 한 명은 부상했다.
CPC는 러시아와 미국, 카자흐스탄, 일부 유럽 국가의 석유기업으로 이뤄진 합작사로 카자흐스탄 북서부 대형유전들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노보로시스크항으로 보낸다. 이어 유조선으로 원유를 옮겨 실어 바닷길을 통해 서방 시장으로 보낸다.
CPC는 드론 공격 이후 원유 터미널 저장고가 채워지자 지난 21일 카자흐스탄산 원유 수용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다음날 카자흐스탄 원유 및 가스 콘덴세이트(초경질 원유)의 생산량이 21% 급감했다.
카스피해는 카자흐스탄이 무역화물을 또 다른 카스피해 연안국인 아제르바이잔을 통해 서방으로 수출하는 중요한 경로로 이용된다.
한편 러시아 측은 토카예프 대통령의 이번 휴전 제안을 일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현 입장을 견지하는 한 휴전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 등지에서 철수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 목표를 폐기할 것을 종전 조건으로 내세우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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