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달군 ‘냉각경제’…삼성·LG HVAC, 진짜 캐시카우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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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달군 ‘냉각경제’…삼성·LG HVAC, 진짜 캐시카우 될까

뉴스락 2026-07-27 10:59:13 신고

3줄요약

[뉴스락] ]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고밀도화로 냉각 기술이 반도체·전력 못지않은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폭염과 전기화, 저탄소 냉매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냉난방공조(HVAC) 시장의 경쟁 기준도 단순 냉방 성능에서 전력효율과 물 사용량, 통합제어, 유지보수 역량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플랙트그룹 인수를 통해 대형 중앙공조와 정밀냉각 역량을 확보했고, LG전자는 압축기·냉동기·냉각수분배장치·제어 소프트웨어를 자체 기술로 연결하는 전략을 택했다.

<뉴스락>은 양사의 HVAC 사업이 글로벌 고객 인증과 반복 수주, 장기 서비스 매출을 기반으로 실제 캐시카우로 성장할 수 있을지 짚어봤다.

AI이미지 생성. [뉴스락]
AI이미지 생성. [뉴스락]

 

2030년 4078억달러…AI가 바꾼 냉각시장의 질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MLCC 제품 생산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뉴스락]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MLCC 제품 생산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뉴스락]

HVAC는 난방과 환기, 냉방을 통해 건물과 시설의 온도·습도·기류·공기질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최근에는 시스템에어컨과 히트펌프, 냉동기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냉각장치,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과 설치·유지보수 서비스까지 시장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은 세계 HVAC 시스템 시장이 2025년 2992억8000만달러(한화 약 438조원)에서 2030년 4077억7000만달러(한화 약 597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6.4%다. 조사 범위에는 냉방·난방·환기 장비와 스마트·친환경 기술, 관련 서비스가 포함됐다.

대형 상업·산업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공조와 데이터센터 냉각 분야는 전체 HVAC 시장보다 빠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독일 공조기업 플랙트 인수 발표 당시 세계 어플라이드 HVAC 시장이 2024년 610억달러에서 2030년 990억달러로 연평균 8% 성장하고, 데이터센터 냉각시장은 같은 기간 연평균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삼성전자 발표에는 해당 수치를 산출한 조사기관과 세부 조사 범위가 명시되지 않았다.

HVAC 시장 규모는 장비만 포함하는지, 설계·시공과 유지관리까지 합산하는지에 따라 조사기관별 차이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냉각시장 성장을 뒷받침하는 보다 직접적인 지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2030년 약 945테라와트시(TWh)로 늘어 2024년 대비 두 배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은 약 15%로, 다른 산업의 전력 소비 증가율보다 네 배 이상 빠르다.

전력 소비 증가의 상당 부분은 AI 가속 서버에서 발생한다. GPU와 중앙처리장치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서버 한 대가 발생시키는 열도 증가하고, 랙당 전력 밀도 역시 빠르게 상승한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찬 공기를 서버실에 순환시키는 공랭 방식이 주류였다. 구축 경험이 풍부하고 기존 시설에 적용하기 쉽지만, 고밀도 AI 서버 환경에서는 냉각 성능에 한계가 있다.

대안으로 부상한 직접 칩 냉각은 GPU와 중앙처리장치에 콜드플레이트를 부착하고 냉각수를 순환시켜 열을 직접 제거한다. 공기를 대량으로 이동시키는 팬의 동력을 줄이면서 고밀도 서버를 좁은 공간에 배치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랙당 발열량이 수십에서 수백킬로와트 수준으로 높아질수록 공랭만으로 열을 제거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액체냉각이나 공랭과 액체냉각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액체냉각이 곧바로 비용 절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데이터센터를 전환하려면 냉각수 배관과 CDU, 누수 감지장치, 방수 설비를 추가해야 한다. 서버와 랙의 중량 증가에 대비한 구조 보강이 필요할 수도 있다.

운영 과정에서는 냉각수의 수질과 압력, 부식, 누수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서버 전체를 비전도성 액체에 담그는 액침냉각 역시 열 전달 효율은 높지만 서버 부품과 냉각액의 호환성, 정비 방식, 산업표준, 폐냉각액 처리체계가 과제로 남아 있다.

당분간은 공랭을 완전히 없애기보다 냉동기·공조기와 직접 칩 냉각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구조가 시장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력사용효율인 PUE만으로 냉각설비를 평가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증발식 냉각은 전력 소비를 낮출 수 있지만 냉각탑에서 많은 물을 사용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가 IT 장비의 전력 사용량 대비 얼마나 많은 물을 쓰는지를 나타내는 WUE도 입지와 설계의 주요 지표로 떠오른 이유다.

A대학 건축설비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데이터센터 전체 관점에서는 PUE를 낮추는 것이 핵심”이라며 “냉각장치 한 대의 효율보다 서버와 전력·공조설비를 포함한 시설 전체의 에너지효율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탄소 냉매 전환도 새로운 경쟁 변수다. 냉매로 사용되는 수소불화탄소(HFC)는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지만 일부 물질은 이산화탄소보다 수백 배에서 수천 배 높은 지구온난화지수를 갖는다.

한국 정부는 키갈리개정서에 따라 HFC 소비량을 2024년 동결하고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감축해 2045년까지 기준치 대비 80%를 줄일 계획이다. HFC 제조·수입업체에는 관련 법령에 따른 허가와 연도별 물량 관리, 실적 보고 등의 의무가 적용된다.

미국도 일부 냉동·공조장비에 고지구온난화지수 냉매 사용 제한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제조·수입과 설치 시점, 기존 재고 여부에 따라 적용 일정은 다르다. 데이터센터와 전산실용 냉각장비에는 2027년부터 GWP 700 기준이 적용될 예정이다.

냉매 전환은 냉매 물질만 바꾸는 작업이 아니다. 압축기와 배관, 밸브, 열교환기, 센서, 안전장치 설계를 함께 변경해야 한다. 가연성 냉매는 화재 안전기준과 전문 설치인력이 필요하고 고압 냉매는 부품의 내구성과 시공 품질이 중요하다.

자체 압축기와 제어기술, 글로벌 인증 역량을 보유한 대기업에는 규제가 경쟁사와 격차를 벌릴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연구개발과 교육 여력이 부족한 중소 설치·정비업체에는 비용과 인력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인수·LG는 내재화…엇갈린 HVAC 승부수

구광모 ㈜LG 대표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ESS SI 전문 자회사 버테크에서 ESS 배터리팩에 들어가는 파우치형 배터리셀을 살펴보고 있다. LG 제공 [뉴스락]
구광모 ㈜LG 대표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ESS SI 전문 자회사 버테크에서 ESS 배터리팩에 들어가는 파우치형 배터리셀을 살펴보고 있다. LG 제공 [뉴스락]

LG전자는 2025년부터 HVAC 사업을 에코솔루션(ES)사업본부로 독립 운영하고 있다. 가정용 에어컨 중심의 사업을 상업·산업용 냉동기와 히트펌프, 데이터센터 냉각, 설치·유지보수 서비스로 확대하기 위한 조직 개편이다.

ES사업본부는 2025년 매출 9조3200억원과 영업이익 6473억원을 기록했다. 단순 계산한 영업이익률은 약 6.9%다. 2026년 1분기에는 매출 2조8200억원과 영업이익 2490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가 7월 7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잠정실적은 전사 매출 23조8300억원과 영업이익 1조5800억원이다. 다만 사업본부별 세부실적은 공개되지 않아 현재 비교 가능한 최신 ES사업본부 실적은 1분기 수치다.

LG전자는 2030년 HVAC 매출 2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2025년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수주가 전년보다 세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수주액과 고객사별 공급 규모, 데이터센터 냉각의 매출·영업이익 기여도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제품군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LG전자는 냉동기와 전산실 공조기, 직접 칩 냉각용 CDU, 콜드플레이트, 통합 냉각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평택 냉동기 공장에는 다양한 AI 서버 환경을 구현해 냉각 성능을 시험하는 전용 테스트 시설도 구축했다.

국내에서는 LG유플러스 파주 AI데이터센터가 구체적인 적용 사례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직접 칩 냉각 솔루션이 자체 시험에서 기존 공랭 방식보다 에너지효율을 약 24% 개선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특정 시험환경에서 산출한 회사 측 수치다. 실제 절감률은 서버 부하와 외기 조건, 냉각수 온도, 설비 운전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파주 AI데이터센터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무정전전원장치용 배터리와 LS일렉트릭이 공동 개발 중인 직류 800볼트 배전시스템도 적용된다. 냉각장치 단품이 아니라 전력과 배터리, 운영 소프트웨어를 묶는 통합 사업모델을 시험하는 셈이다.

서비스망 확충에도 나섰다. LG전자는 올 7월 기준 40여 개국에서 약 70개의 HVAC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설치와 유지보수, 시스템 설계 인력을 교육하고 있다.

대형 공조사업은 제품 성능만으로 수주가 결정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장애가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인력과 부품 공급망, 시공 협력업체의 역량이 실제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은 “신뢰할 수 있는 HVAC 솔루션과 장기적인 고객 가치를 제공하려면 강력한 설치·서비스 역량이 필수적”이라며 현지 기술인력과 서비스 인프라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LG전자의 강점은 압축기와 모터, 인버터, 냉동기, 제어 소프트웨어를 자체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공개 실적에는 가정용 에어컨과 히트펌프 등 기존 사업이 함께 포함돼 있어 AI 데이터센터 냉각이 실제로 얼마를 벌고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국내 최초로 엔비디아(NVIDIA) 인증을 획득한 LG전자의 600kW급 냉각수 분배 장치(CDU). AI 데이터센터의 고성능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직접 식혀주는 액체냉각 시스템의 핵심 설비로, 정밀한 온도 제어와 신뢰성을 바탕으로 고성능 AI칩의 열을 효과적으로 관리한다. 사진=LG전자 [뉴스락]
국내 최초로 엔비디아(NVIDIA) 인증을 획득한 LG전자의 600kW급 냉각수 분배 장치(CDU). AI 데이터센터의 고성능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직접 식혀주는 액체냉각 시스템의 핵심 설비로, 정밀한 온도 제어와 신뢰성을 바탕으로 고성능 AI칩의 열을 효과적으로 관리한다. 사진=LG전자 [뉴스락]

삼성전자는 인수합병을 통해 부족했던 대형 중앙공조 역량을 단기간에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5월 유럽계 투자회사 트라이튼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전량을 15억유로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1월 6일 거래를 마무리했다. 플랙트의 브랜드와 기존 경영진, 인력, 생산시설은 유지하고 독립 자회사로 운영하고 있다.

플랙트는 데이터센터와 공항, 병원, 제약·바이오 시설 등에 중앙공조와 정밀냉각 솔루션을 공급해 온 업체다. 공기조화기와 팬월, 공랭·액체냉각 장비, 공조제어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으며 주요 지역에 생산기지와 영업·서비스망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가정용 에어컨과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등 개별공조에 사업이 집중돼 있었다. 플랙트 인수로 대형 공기조화기와 정밀냉각, 자동제어, 장기 유지보수 계약 경험을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플랙트의 공조제어 시스템과 스마트싱스 프로, 빌딩 통합관리 플랫폼을 연계해 장비 판매 이후 에너지관리와 서비스 사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북미에서는 2024년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덕트리스 제품의 유통과 설치·서비스망을 보완했다. 삼성전자의 개별공조 기술에 플랙트의 중앙공조 제품군과 레녹스의 북미 유통망을 연결하는 구조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플랙트 인수 완료 당시 “플랙트그룹의 기술 전문성과 삼성의 AI 플랫폼을 결합해 업계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만 증권가의 평가는 신중하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수 발표 당시 “가전사업을 보강하는 성격이 강해 시장이 기대한 게임체인저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대규모 인수 자체보다 인수 이후 공동 수주와 수익성 개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HVAC 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별도 사업부문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플랙트의 수주잔고와 인수 이후 연결실적 기여도, 데이터센터 고객별 공급 규모도 공개자료만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결국 삼성전자의 과제는 인수한 기술과 인력, 영업망을 하나의 수주체계로 묶는 것이다. 플랙트의 중앙공조 기술과 삼성전자의 AI·전력제어 기술을 결합한 공동 프로젝트가 반복적으로 발생해야 15억유로 투자의 성과를 입증할 수 있다.

반복 수주·서비스 매출…캐시카우 가를 네 가지 조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HVAC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존 선두업체들이 대규모 납품 이력과 장기 서비스망을 확보하고 있다.

다이킨과 캐리어, 트레인테크놀로지스, 존슨콘트롤즈 등은 대형 냉동기와 중앙공조 분야에서 오랜 설계·시공 경험을 갖고 있다.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는 버티브와 슈나이더일렉트릭, 이튼 등이 무정전전원장치와 배전, 냉각, 제어 소프트웨어를 통합 공급하고 있다.

트레인테크놀로지스는 2025년 연간 신규 수주 226억달러와 연말 수주잔고 78억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 4분기 미주 상업용 HVAC 수주는 전년 동기보다 35% 이상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전문기업 버티브는 2025년 말 수주잔고가 150억달러로 전년보다 109% 증가했다.

2025년 4분기 신규 수주는 전년 동기보다 252% 늘었다. 회사는 하이퍼스케일·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수요를 주요 성장 배경으로 제시했다.

국내 기업들이 경쟁해야 할 상대는 단순 냉난방기 제조사가 아니다.

전력과 냉각, 설계, 시공, 소프트웨어, 긴급 유지보수를 하나의 계약으로 제공하면서 이미 대규모 수주잔고를 보유한 글로벌 인프라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플랙트 인수를 통해 납품 경험과 서비스망을 확보했고 LG전자는 핵심 부품과 시스템의 내재화를 앞세우고 있다.

두 전략 모두 성장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 경쟁력은 기술 보유 여부보다 총소유비용과 장애 대응, 현지 서비스 수준에서 평가받게 된다.

HVAC 시장이 성장하는 것은 분명하다. 폭염과 전기화에 AI 데이터센터가 더해지면서 시장의 무게중심은 범용 에어컨에서 대형 냉동기와 직접 칩 냉각, 전력·냉각 통합제어, 유지보수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다.

그러나 성장하는 시장이 모든 기업의 수익 증가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범용 공조제품은 중국 업체들과 가격경쟁이 치열하다. 히트펌프는 전기·가스요금과 보조금 정책에 따라 수요가 흔들릴 수 있다. 액체냉각은 높은 열처리 성능을 제공하지만 초기 개조비와 누수 관리, 장비 표준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데이터센터용 장비는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친 고객 검증과 장애 대응체계 점검을 거쳐야 실제 공급계약으로 이어진다. 수주잔고가 증가하는 것만으로 캐시카우가 되는 것도 아니다.

대형 공조 프로젝트는 설계와 인증, 설치, 시운전을 거쳐 매출로 인식되기까지 시간이 길다. 원자재 가격과 공사 지연, 성능보증 비용은 프로젝트 수익성을 흔들 수 있다.

LG전자는 9조원대 HVAC 사업 기반과 핵심 부품 내재화를 바탕으로 냉동기와 액체냉각, 운영 소프트웨어를 연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5억유로를 투입해 중앙공조 기술과 글로벌 고객, 생산·서비스망을 한꺼번에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양사의 전략이 진정한 미래 먹거리로 입증되려면 네 가지 조건이 확인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첫째는 글로벌 빅테크와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품질 인증이다. 둘째는 계약금액과 고객이 확인되는 대형 납품 실적이다. 셋째는 장비 판매 이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유지보수·소프트웨어 매출이다. 넷째는 저GWP 냉매와 물 사용, 현지 설치인력까지 포함한 전 생애주기 대응 능력이다.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지표도 단순 수주액이 아니다. 수주잔고의 매출 전환율과 프로젝트별 이익률, 서비스 매출 비중, 영업현금흐름이 함께 공개돼야 한다.

AI 시대 HVAC 시장의 승자는 냉동기나 CDU 한 대를 많이 파는 기업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냉각과 전력, 물, 소프트웨어, 유지보수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고 고객의 총소유비용과 가동중단 위험을 낮추는 기업이 주도권을 가져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아직 실적 검증 단계에 있다. 기술 발표와 인수, 실증만으로 캐시카우를 선언하기는 이르다.

고객명이 확인되는 반복 수주와 서비스 매출, 별도 사업 수익성이 공개될 때 비로소 AI가 달군 ‘냉각경제’의 진짜 승자를 가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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