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LPDDR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애플이 20여 년간 유지해 온 공급망 협상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에는 대규모 선결제와 장기 계약을 통해 메모리를 유리한 조건으로 확보했지만, AI 기업들이 더 많은 물량과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시장 주도권이 메모리 업체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AI 데이터센터는 LPDDR5X 기반 SOCAMM2(Standardized Compression Attached Memory Module) 메모리를 적극 채택하고 있다. SOCAMM2는 서버용 LPDDR 모듈 규격으로, 기존 DDR5보다 전력 소모가 낮고 대역폭이 높아 AI 추론(Inference) 환경에 적합한 것이 특징이다. LPDDR5X는 DDR5보다 소비전력이 크게 낮다.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수천 개의 GPU와 CPU가 동시에 동작하기 때문에 메모리 소비전력만 줄여도 전체 전력 효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여기에 높은 메모리 대역폭은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긴 컨텍스트(Context Window) 처리와 KV 캐시(KV Cache) 운용에도 유리하다. 때문에 엔비디아와 AMD, 퀄컴 등 AI 플랫폼 기업들은 LPDDR5X 확보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가령 AI 서버 한 대에는 최대 2TB 수준의 LPDDR5X가 탑재된다. 이는 스마트폰 한 대에 탑재되는 메모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규모다. AI 데이터센터 수천 대가 동시에 구축되면서 메모리 제조사 입장에서는 모바일보다 서버 고객의 우선순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애플 역시 이러한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애플은 오랫동안 막대한 구매 규모를 바탕으로 메모리 업체와 유리한 공급 계약을 체결해 왔다. 선결제를 통해 생산 물량을 확보하고 가격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것이 대표적인 전략이다. 그러나 AI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급 우선순위가 서버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애플 팀 쿡(Tim Cook) CEO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DRAM 재고 확보가 이전보다 어려워졌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게다가 메모리 가격 상승은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플은 최근 일부 맥(Mac)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관련 업계는 메모리 원가 상승이 가격 조정의 배경으로 지적했다.
시장조사 자료에 따르면 향후 DRAM과 NAND 수요는 서버 중심으로 더욱 재편될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서버가 전체 메모리 소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스마트폰과 모바일 기기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구조 변화는 메모리 공급 전략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일부에서는 애플이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중국 메모리 업체와 협력을 확대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다만 현재 애플이 중국 CXMT나 YMTC와 메모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공식 발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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