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박 사이트 운영자, 상습 도박, 계좌모집책 등 6명 구속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53억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수사하던 경찰이 청각장애인들 명의의 대규모 대포계좌 유통망을 포착해 3천200억원대 양방도박 조직까지 적발했다.
부산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도박공간 개설과 상습도박,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모두 172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6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2024년 1월부터 5월까지 부산 남구 한 오피스텔 등에 거점을 두고 해외 서버를 이용한 53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을 수사해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도박사이트 운영진 3명과 도박 행위자 52명 등 모두 55명을 붙잡았으며, 핵심 운영자 2명과 최대 3억2천만원을 베팅한 고액·상습 도박자 3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입출금 내역을 분석하던 중 도박 자금 거래 규모가 큰 계좌 명의자 상당수가 청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포착했다.
해당 청각장애인들은 직접 도박한 것이 아니라 돈을 받고 계좌를 넘겼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장애인 명의 계좌가 조직적으로 불법 도박에 공급된 정황을 확인하고 계좌 모집·유통 경로를 추적했다.
경찰 조사 결과, 계좌 모집을 주도한 것은 청각장애인들과 소통하며 신뢰 관계를 쌓아온 통역사 A씨로 드러났다.
A씨는 홀덤펍에서 알게 된 일명 '양방도박' 조직 관리자 B씨로부터 계좌 모집을 제안받은 뒤 청각장애인들에게 "거래 실적을 쌓아 신용도를 높여주겠다"며 접근해 계좌를 모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방도박은 동일한 게임을 제공하는 여러 불법 도박사이트에 접속해 서로 반대되는 결과에 동시에 돈을 걸어 손실 위험을 줄이는 방식이다.
A씨는 이렇게 확보한 청각장애인 계좌를 양방도박 조직에 넘긴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A씨를 중심으로 계좌 유통망을 추적해 계좌를 제공한 청각장애인 87명을 포함한 대포통장 유통 가담자 92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은 장애인의 대포계좌를 이용해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3천200억원대 양방도박을 한 관리자 B씨와 C씨 등 조직원 25명도 전원 검거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청각장애인들이 통역사에게 가진 신뢰를 이용해 장애인들을 범죄에 끌어들인 악질적인 사건"이라며 "취약계층을 노리는 지하경제 유통망을 끝까지 추적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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