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쟁력·경제안보 동시 강화 포석…"부채 갚기 위한 차입 악순환" 우려도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중국이 물과 전력, 인공지능(AI) 연산시설, 물류망 등을 전국적으로 연결하는 7조위안(약 1천510조원) 규모의 '6대 기반시설망'(六張網)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AI와 첨단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약해진 투자와 성장세를 보완하려는 복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신형 수(水)망, 전력망, 연산망, 차세대 통신망, 도시 지하관망, 물류망 등 6대 기반시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국가 프로젝트 등에 대한 투자 규모가 약 7조위안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인민일보는 이들 시설의 현대화 산업체계를 '혈맥'에 비유하며 "연산망과 차세대 통신망은 AI 시대의 '새로운 수도·전기·석탄'처럼 산업 운영에 필수적인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앞선 20일에는 리창 국무원 총리가 회의를 주재해 관련 추진 상황을 보고받는 등 '6대 기반시설망' 사업을 국가 핵심 정책으로 키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창장증권은 향후 5년간 관련 투자 규모가 26조9천억위안(약 5천8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6대망 가운데 수망은 남부의 풍부한 수자원을 북부로 보내는 '남수북조(南水北调)' 사업 등을 포괄한다. 신형 전력망은 초고압(UHV) 송전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확대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연산망은 국가 컴퓨팅 허브와 데이터센터를 전국적으로 연결해 통합 연산체계를 구축하고, 전력이 풍부한 지역의 데이터센터와 연산 수요가 많은 지역을 연계하는 '연산-전력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미국의 첨단기술 규제에 대응해 AI와 반도체, 첨단 제조업에 필요한 전력·데이터·물류 공급망을 전국 단위로 연결하고, 산업 경쟁력과 경제 안보를 동시에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경기 둔화와 지방정부 투자 위축에 대응해 이 같은 초대형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로이터 통신은 지방정부의 재정난과 부채 부담으로 기존 토목·부동산 중심 투자가 위축되자, 중앙정부가 국가 주도의 전략 인프라 사업을 앞당겨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로이터는 익명을 요구한 중국 정부 정책 자문위원을 인용해 "이러한 대규모 투자는 경제적 타당성이 거의 없고, 결국 기존 부채를 갚기 위한 차입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일부 정책 자문들은 그 돈을 비효율적이거나 실효성 낮은 고정 자산 투자와 인프라에 다시 쏟아붓는 대신 사람을 위해 써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상반기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으며, 부동산 투자는 18% 급감했다. 인프라(-2.4%)와 제조업(-1.2%) 분야 투자도 역성장을 이어가며 전반적인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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