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교수가 고발한 '팬덤 정치'…"정당 약탈하고 가스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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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교수가 고발한 '팬덤 정치'…"정당 약탈하고 가스라이팅"

연합뉴스 2026-07-27 09:24: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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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서 "악으로 규정하면 역효과…팬덤 독재→자유경쟁 체제로"

강준만 명예교수의 신간 '팬덤이 약탈한 정당' 강준만 명예교수의 신간 '팬덤이 약탈한 정당'

[촬영 : 김동철]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증오와 혐오, 진영 논리가 깊게 뿌리내린 한국 정치의 구조적 모순을 해부한 정치비평서가 출간됐다.

강준만 전북대학교 명예교수가 27일 발간한 '팬덤이 약탈한 정당'(인물과사상사)에서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가장 위험한 위기인 '팬덤정치'의 환부를 정조준했다.

'국민을 가스라이팅하는 거대한 음모'라는 부제가 시사하듯 저자는 팬덤정치를 단순한 정치적 일탈이나 해프닝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구조적 파탄으로 진단한다.

책은 소셜미디어와 유튜브가 공론장을 편끼리 모이는 곳으로 재편한 디지털 혁명 속에서 '집단사고'와 '필터 버블(인터넷 정보제공자가 맞춤형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하면서 이용자는 필터링된 정보만을 접하게 되는 현상)' 등이 대중의 일상을 지배하게 된 현실에서 출발한다.

그 과정을 거쳐 팬덤 집단은 정치 실세가 되었으나 주도권은 과격과 광신의 농도가 짙은 소수가 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한다.

연예인 팬덤과 달리 정치 팬덤은 정당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를 완전히 장악하고, 의회의 입법 및 정책 결정 과정까지 거센 압박으로 휘두르는 패권적 행태를 노골화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 팬덤이 정당과 정치인을 지배하는 현실 속에서 저자는 두 거대 정당의 정치를 '유랑 도적단 정치'에 비유한다.

유랑 도적단이란 경제학자 맨커 올슨이 저서 '권력과 번영'에서 사용한 개념으로, 그는 정치권력과 경제적 부흥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성숙한 민주주의가 아닐 바에는 '유랑 도적단'보다 차라리 '정주 도적단'이 낫다고 꼬집었다.

정주 도적단은 다음 해에도 수탈해야 하므로 씨앗이라도 남기지만, 한 번 털고 떠나는 유랑 도적단은 씨앗조차 남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울러 강 교수는 탈원전 정책이나 과거 민주화 투쟁의 유산에 갇힌 더불어민주당의 행태처럼 (민주당 내 팬덤정치는) 진보의 아우라에 도치된 신앙에 충실할 뿐 실질적인 국가 미래나 정책의 성공 여부에는 눈을 감은 종교집단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민주당에 대해 진보를 참칭하는 종교집단에 가깝고 미래보다 과거에 집착하며 공정과 거리가 멀다고 혹독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계엄령을 되살리려 했던 윤석열과 '윤 어게인' 팬덤이 제1야당 주도권을 장악한 현실 속에서 몹쓸 정치를 끝장내야 한다고 역설한다.

국민의힘 역시 '윤 어게인' 팬덤과 증오의 연대감에 포박되어 정당의 공공성과 합리적 토론 기능을 상실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진단이다.

이들이 추구하는 욕망의 본질은 단순한 정치인에 대한 애호가 아니라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일종의 '권력 감정'에 가깝다.

저자는 팬덤과 공생하는 정치군수업자(유튜버)의 속성은 기회주의이며 불안정한 상황에서 인기를 얻고 주도권을 행사하려면 과격과 광신은 필수적이라고 분석한다.

이들은 반복적인 왜곡과 가스라이팅으로 국민의 올바른 정치적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양당 모두 팬덤의 눈치를 보느라 합리적인 타협과 대화의 공간을 스스로 지워버렸고, 그 결과 정당은 민심을 수렴하는 공공의 장이 아니라 특정 팬덤의 이익을 대변하는 하부 조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비판이다.

이 거대한 퇴행을 멈출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인가?

저자는 모든 정치 팬덤을 무조건 악으로 규정하고 배척하는 방식은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다고 경고한다.

강 교수는 "부디 한국 사회가 기존의 '팬덤 독재체제'에서 벗어나 '팬덤 자유경쟁체제'로 나아가는데 이 책이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sollens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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