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가해자는 국내 재산이 없고 SOFA 협정으로 강제집행이 힘들어, 민사소송으로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렵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자신에게 피해를 준 가해자에 대한 형사재판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가해자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A씨의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가해자는 한국에 재산이 없는 주한 미군 소속 미국인이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민사소송을 통해 피해를 보상받고 싶지만,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돈을 받을 길이 막막한 상황이다. 과연 A씨는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할 수 있을까?
"승소해도 소용없다?"…국내 재산 없는 주한미군, 집행이 관건
결론부터 말하면, 주한 미군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은 가능하지만 실질적인 배상을 받기는 매우 까다로울 수 있다. 변호사들은 승소 판결을 받는 것보다 '강제집행 가능성'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는 승소 판결만으로 자동 회수가 되는 것은 아니며, 상대방 명의의 국내 재산이 없다면 소송의 실익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도결 최우준 변호사 역시 "판결을 받아도 국내에 본인 명의 재산, 급여채권, 예금 등이 없으면 강제집행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고 봤다. 최 변호사는 "특히 전출이나 본국 복귀가 이뤄지면 집행 난도가 더 올라간다"고 덧붙였다.
월급·군내 계좌 압류 가능할까?…'SOFA 협정'이라는 변수
그렇다고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가해자의 국내 재산이 없더라도 주한 미군으로서 받는 급여나 군 내 금융계좌, 국내 거주를 위한 보증금 등이 압류 대상이 될 수 있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는 "주한미군 급여채권이나 군 내 금융계좌 등 압류 가능한 재산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고, 재산명시 신청이나 재산조회 절차를 통해 탐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주한미군 지위협정(SOFA)'이라는 큰 변수가 존재한다. 사적인 불법행위라 한국 법원에 재판권이 있더라도, 실제 집행 과정에서는 SOFA의 특별한 절차를 따라야 할 수 있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외국(미합중국)을 제3채무자로 한 압류·추심명령은 명시적 동의 등 예외적 경우에만 재판권이 인정된다"며 집행의 어려움을 짚었다.
따라서 소송 전 가해자가 출국하기 전에 가압류(재산을 임시로 묶어두는 절차) 등으로 재산을 동결하는 선제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고 변호사들은 분석했다.
가해자가 건 공탁금, 받지 않는 게 유리할까
A씨의 또 다른 고민은 가해자가 형사재판 중 감형을 노리고 법원에 맡긴 공탁금이다. 현재 A씨는 이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고 거부 의사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변호사들은 민사소송을 고려한다면 공탁금을 섣불리 받지 않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봤다.
법적으로 피해자가 공탁금을 수령하면 손해배상금의 일부를 미리 받은 것으로 취급돼, 나중에 민사소송에서 청구할 금액에서 그만큼 빠지게 된다. 반면 수령하지 않으면 손해배상액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는 "형사 공탁금은 수령 여부와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액 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공탁금 처리도 변호사와 함께 검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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