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HL만도 평택공장에서 20대 하청업체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가운데, 유가족과 노동조합이 사측의 안일한 대응을 강도 높게 규탄하며 원청의 철저한 책임 인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26일 노조에 따르면 피아로딕스 소속이었던 고인은 지난 22일 HL만도 평택공장에서 설비 수리 업무를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일 오전에는 2인 1조로 정상적인 작업을 마쳤으나, 이후 원청의 신속한 마무리 요구에 밀려 안전장치조차 없는 12호기 내부에 홀로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는 이번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이 원청의 기형적인 인력 운영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속노조는 "만도는 14년간 제대로 된 정규직 채용을 하지 않아 기계 유지·보수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며 "사고 당일에도 두 개의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섞여 일하다 보니 기계 안에 사람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작동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고는 HL만도의 명백한 위험의 외주화가 불러일으킨 기업살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측의 사후 대처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HL만도는 사고 다음 날인 23일 김현욱 총괄대표 명의로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사과문을 냈으나, 불과 하루 뒤 해당 설비를 곧바로 재가동하려다 노조의 제지를 받았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고에 대한 어떤 교훈과 재발 방지 노력도 하지 않은 채, 형식적인 사과문만 내놓고 생산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 현재 HL만도 자본의 민낯"이라고 일갈했다.
지난 24일 참사 현장을 직접 둘러본 유가족들은 열악한 작업 환경에 분통을 터뜨렸다. 고인의 아버지는 "아들이 만도에서 일하게 됐다고 좋아했는데, 어떻게 만도가 영세 공장보다도 못한 작업환경일 수 있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차마 현장에 가지 못하고 노조 사무실에 머물던 어머니 역시 "2인 1조라서 안전하다며, 대기업 만도라서 안전하다며"라고 오열했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유가족은 장례 절차를 전면 중단하고 일체의 대응 권한을 금속노조 만도지부에 넘겼다. 현재 고인의 빈소는 지난 2021년 평택항 하청노동자 고(故) 이선호 씨의 장례가 치러졌던 평택시 안중장례문화센터에 차려졌다.
금속노조는 "하청업체 소속임을 핑계로 빠져나가려는 HL만도에게 제대로 책임을 묻는 것이 유가족과 노조의 명확한 뜻"이라며 "유가족이 내민 손을 굳게 잡고, 원청 자본 HL만도에 제대로 된 책임을 묻고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단호하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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