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빈의 유통톡톡] bhc 커링클 직접 먹어보니···치킨업계는 왜 '변주'에 빠졌나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류빈의 유통톡톡] bhc 커링클 직접 먹어보니···치킨업계는 왜 '변주'에 빠졌나

여성경제신문 2026-07-26 18:26:26 신고

3줄요약

'먹고, 마시고, 입고, 바르고, 보는' 모든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유통가 뒷얘기와 우리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비재와 관련된 정보를 쉽고 재밌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편집자 주]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bhc 서초교대점에서 열린 신메뉴 '커링클' 미디어 시식회에서 맛 본 커링클 /류빈 기자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bhc 서초교대점에서 열린 신메뉴 '커링클' 미디어 시식회에서 맛 본 커링클 /류빈 기자

여름 복날이면 배달앱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메뉴가 있습니다. 바로 치킨입니다. 같은 닭 요리인 만큼 삼계탕 대신 간편하게 치킨으로 복날을 보내려는 소비자도 적지 않은데요. 문제는 메뉴를 치킨으로 정한 뒤부터입니다. 브랜드부터 양념·시즈닝·튀김옷까지 선택지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올여름에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치킨업계의 신메뉴 경쟁이 뜨겁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메뉴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공통점도 보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맛을 만들기보다 이미 소비자에게 익숙한 히트 메뉴의 강점을 살려 맛과 식감을 변주하는 방식입니다. 검증된 브랜드 자산은 활용하면서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는 셈인데요. 여기에 시식회와 플래그십 스토어 등 소비자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접점까지 늘리면서 신메뉴 경쟁의 방식도 한층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 변화가 궁금해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bhc 서초교대점에서 열린 신메뉴 '커링클' 미디어 시식회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뿌링클인 듯 아닌 듯···커리 입은 '커링클' 먹어보니

이름부터 익숙합니다. '커링클'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으면 자연스럽게 bhc 대표 메뉴 '뿌링클'이 떠오릅니다. 실제로 bhc 역시 커링클을 뿌링클의 계보를 잇는 새로운 시즈닝 치킨으로 소개했습니다.

커링클은 이름 그대로 커리 향을 베이스로 한 치킨입니다. 첫인상은 시즈닝을 입힌 바삭한 치킨이지만 한입 베어 물자 은은한 커리 향이 올라왔습니다. 첫맛은 짭짤하면서 고소했고 뒤이어 커리 특유의 감칠맛과 매콤함이 느껴졌습니다. 호불호가 크게 갈릴 만큼 강한 커리 맛보다는 비교적 부드럽고 대중적인 풍미에 가까웠습니다. 기존 뿌링클이 치즈를 연상시키는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라면 커링클은 상대적으로 짭짤하고 매콤해 조금 더 성인 취향에 가까운 인상이었습니다.

커리는 친숙한 재료지만 향신료 특유의 향 때문에 취향이 갈릴 수 있습니다. bhc도 이 부분을 개발 과정에서 고민했다고 합니다. 크림과 밀크파우더에 로스티드 어니언·마늘 풍미 등을 조합해 커리의 개성은 살리면서 진입 장벽을 낮췄습니다.

전병준 다이닝브랜즈그룹 메뉴개발팀 차장은 "개발 당시 대중적이지만 다소 호불호가 있는 커리를 사용해 더 많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며 "한국인들에게 좀 더 익숙한 사워크림이나 밀크파우더·로스티드 어니언·마늘 향 등을 사용해 보다 풍부한 맛을 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많은 패널 조사와 외부 소비자 조사를 거쳐 개선을 진행했고 지금의 맛을 완성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함께 나온 '허니버터요거트 소스'를 찍어 먹으면 인상이 또 달라집니다. 새콤달콤하고 부드러운 소스가 커링클의 짠맛과 매운맛을 누그러뜨립니다. 몇 조각을 연달아 먹었을 때 강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시즈닝의 자극도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전병준 다이닝브랜즈그룹 메뉴개발팀 차장이 신메뉴 커링클 개발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류빈 기자
전병준 다이닝브랜즈그룹 메뉴개발팀 차장이 신메뉴 커링클 개발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류빈 기자

전 차장은 "시즈닝 치킨이 짜거나 쉽게 물릴 수 있는 부분을 새콤달콤한 허니버터요거트 소스로 보완했다"며 "출시 일주일 만에 15만개를 판매할 만큼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커링클은 뿌링클과 조리 매뉴얼이 거의 비슷해 가맹점에서도 비교적 쉽게 운영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bhc는 한발 더 나아가 커링클과 레드와인의 페어링도 제안했습니다. 치킨 하면 떠오르는 '치맥' 대신 커리와 크림의 풍미를 와인과 연결해 성인 소비자에게 색다른 조합을 제시한 것입니다.

함께 공개된 사이드 메뉴도 먹어봤습니다. 새롭게 선보인 '콰삭 감자'는 지난해 출시한 '콰삭킹'의 크리스피 크럼블을 감자에 적용한 메뉴입니다. 겉은 바삭하고 안쪽은 포슬포슬해 식감의 대비가 분명했습니다. 배달 과정에서 자칫 눅눅해질 수 있는 감자튀김의 단점을 크럼블로 보완한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가래떡 떡볶이'는 단맛보다 매운맛을 앞세운 고추장 베이스 소스에 쫀득한 쌀가래떡을 조합했습니다. 깔끔한 매운맛이 올라와 시즈닝 치킨 사이에서 입맛을 환기하기 좋았습니다.

디저트에 가까운 '크리스피 번'도 색달랐습니다. 겉을 바삭하게 만든 번에 시즈닝을 더한 메뉴로 뿌링클·밀크·바나나 등 세 가지 맛으로 구성됐습니다. 특히 밀크와 바나나는 아이스크림과 곁들이면 하나의 디저트 메뉴로도 잘 어울릴 듯했습니다.

1억5000만개 팔린 뿌링클 있는데···왜 또 변주할까

시식회를 마치고 보니 커링클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단순히 '커리맛 치킨'이라는 점만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bhc가 이미 성공한 메뉴의 공식을 어떻게 다시 활용했는지가 흥미로웠습니다.

뿌링클은 2014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1억5000만개를 넘어선 bhc의 대표 상품입니다. 치킨에 가루 형태의 시즈닝을 입히고 소스를 곁들이는 방식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 자산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커링클도 이 공식을 이어받았습니다. 시즈닝 치킨이라는 큰 틀은 유지하되 뿌링클의 달고 고소한 맛 대신 커리의 감칠맛과 매콤함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bhc는 뿌링클·핫뿌링클에 커링클을 더해 이른바 '뿌링클 유니버스'를 확장한다는 구상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메뉴를 만드는 대신 소비자에게 이미 익숙한 성공 공식을 활용해 다른 맛으로 확장하는 전략인 셈입니다. 기존 뿌링클을 좋아했던 소비자에게는 친숙함을 주면서 커리나 매콤한 맛을 선호하는 새로운 소비층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왼쪽부터) bhc 신메뉴 커링클과 콰삭감자, 가래떡 떡볶이와 베스트셀러 메뉴인 뿌링클 /류빈 기자
(왼쪽부터) bhc 신메뉴 커링클과 콰삭감자, 가래떡 떡볶이와 베스트셀러 메뉴인 뿌링클 /류빈 기자

사실 bhc에게 커리 치킨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6년 '커리퀸'을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갈릭커리 시즈닝과 토마토 베이스 커리딥 소스를 활용한 메뉴였지만 2024년 판매가 종료됐습니다.

커링클에는 당시의 경험도 녹아 있습니다. 커리퀸 단종 이후 이어진 소비자의 재출시 요청과 시장 반응을 살펴 커리의 특징은 남기되 보다 대중적인 방향으로 맛을 다시 설계했다는 설명입니다.

연구개발을 총괄한 염은미 센터장은 "6개월 이상 열심히 개발해 콰삭킹을 이을 또 하나의 히트 메뉴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소비자들이 직접 맛보고 평가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초반 성적도 나쁘지 않습니다. 커링클은 출시 일주일 만에 15만개가 판매됐습니다. 회사 측은 같은 기간 지난해 흥행작인 콰삭킹보다 판매 증가세가 빠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새것보다 익숙한 것의 변신···치킨업계 '파생형 메뉴' 경쟁

이처럼 검증된 메뉴를 기반으로 맛이나 식감을 바꾸는 전략은 최근 치킨업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전혀 모르는 메뉴를 처음부터 알리는 대신 이미 인지도가 높은 제품의 장점을 활용하면서 새로움을 더하는 방식입니다.

BBQ 역시 최근 신메뉴 '필크런치'를 선보이며 바삭한 식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습니다. K팝 그룹 스트레이키즈의 필릭스를 모델로 기용한 제품으로 BBQ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에 캐러멜라이즈드 어니언 소스를 더해 달콤함과 감칠맛을 살렸습니다. 여기에 로스팅한 찹쌀현미 플레이크와 빵가루 토핑을 더해 바삭한 식감을 한층 강조했습니다. 익숙한 대표 메뉴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바로 체감할 수 있는 식감에 변화를 준 것입니다.

최근 치킨업계의 신제품 경쟁을 보면 무조건 새로운 맛을 내놓기보다 소비자가 이미 알고 있는 브랜드의 강점을 어떻게 새롭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해지는 모습입니다. 기존 히트 메뉴의 시즈닝·조리법·식감 등을 확장하면 신제품에 대한 낯섦은 줄이면서 화제성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너시스BBQ그룹은 음악과 패션, 뷰티 분야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필릭스를 BBQ의 글로벌 모델로 선정하고 필릭스와의 협업 메뉴인 '필크런치'를 새롭게 선보였다. /제너시스BBQ
제너시스BBQ그룹은 음악과 패션, 뷰티 분야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필릭스를 BBQ의 글로벌 모델로 선정하고 필릭스와의 협업 메뉴인 '필크런치'를 새롭게 선보였다. /제너시스BBQ

외식 소비가 둔화한 상황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치킨 한 마리를 주문할 때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부담이 커진 만큼 생소한 메뉴를 선뜻 선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업체 입장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으로 모험하기보다 검증된 맛과 브랜드 자산을 활용해 새로운 구매 이유를 만드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습니다.

신메뉴의 역할도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판매 메뉴 하나를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에 다시 관심을 끌어오는 역할까지 맡고 있습니다. 기존 고객에게는 새로운 방문과 주문의 계기를 만들고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신제품 자체가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됩니다. 잘 만든 신메뉴 하나가 당장의 매출뿐 아니라 브랜드 화제성과 신규 고객 유입까지 책임지는 셈입니다.

물론 기존 히트 메뉴를 계속 변주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브랜드에는 뿌링클이나 황금올리브치킨처럼 오랫동안 매출을 책임질 다음 대표 메뉴도 필요합니다. 기존 스테디셀러의 힘을 활용하면서 동시에 그 뒤를 이을 새로운 히트작을 찾아야 하는 것이 치킨업계의 과제가 됐습니다.

3000가지 조합까지···메뉴 넘어 '먹는 방식'도 넓힌다

메뉴의 변주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치킨을 소비하는 방식 자체를 확장하려는 시도도 시작되고 있습니다.

bhc는 8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브랜드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 예정입니다. 이곳에서는 소비자가 치킨 부위부터 시즈닝·디핑소스 등을 직접 골라 자신이 원하는 치킨을 만들어 먹는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가능한 조합만 3000가지가 넘습니다. 같은 bhc 치킨이라도 소비자가 어떤 부위와 시즈닝·소스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메뉴가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커링클 자체가 맞춤형 메뉴인 것은 아닙니다. 커링클은 bhc가 완성된 형태로 선보인 신메뉴이고 플래그십 스토어의 맞춤형 서비스는 이와 별도로 추진하는 새로운 브랜드 경험입니다.

결국 최근 치킨업계의 경쟁은 '누가 더 맛있는 치킨을 만드느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익숙한 히트 메뉴를 어떻게 새롭게 변주할지 신메뉴를 통해 얼마나 화제를 만들지 매장에서는 어떤 경험을 제공할지까지 경쟁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뿌링클에서 커링클로 익숙한 바삭함에서 더 강한 식감으로. 완전히 낯선 메뉴를 내놓기보다 소비자가 이미 좋아했던 맛과 경험에서 출발해 한 번 더 변화를 주는 전략이 치킨업계의 새로운 신메뉴 공식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올여름 복날 치킨 한 마리를 고르는 일이 더 어려워진 이유도 여기에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소비자는 브랜드만 고르면 되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맛을 택할지 익숙함을 살짝 비튼 새로운 맛에 도전할지까지 고민해야 하니까요.

☞페어링=음식과 술·음료의 맛과 향이 서로 잘 어울리도록 조합하는 것을 뜻한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Copyright ⓒ 여성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