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치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미국이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50일간 한시 부과한 글로벌 10% 관세를 대체하는 성격이 강하다. 적용 대상인 60개 경제권이 미국 전체 수입의 99.4%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관세의 공백을 301조 관세로 메운 셈이다.
면제 품목을 제외한 한국산 제품에는 기존 적용 관세와 강제노동 301조 관세를 합해 총 12.5%가 적용된다. 기존 관세가 12.5%보다 낮으면 차액만큼 301조 관세가 부과되고 이미 12.5% 이상이면 추가 관세는 붙지 않는다.
정부는 강제노동과 구조적 과잉생산능력 관련 301조 조치를 반영한 최종 관세율이 지난해 한·미가 합의한 15%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강제노동 관세 기준선이 12.5%로 정해지면서 15% 상한까지 남은 관세폭은 명목상 2.5%포인트에 불과하다. 미국은 기존 합의 준수 방침을 재확인했지만 과잉생산 조사에 따른 관세율과 적용 품목, 면제 범위가 확정되지 않아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15% 방어'에 성공하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 미국이 301조와 별도로 국가안보를 근거로 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를 확대하고 있어서다. 냉장고·세탁기 등 일부 가전을 25% 관세 대상에 포함한 데 이어 반도체·의약품 등 전략산업에서도 조사와 후속 조치를 추진 중이다.
232조 관세 대상 품목은 강제노동 301조 관세에서 제외되지만 품목별로 더 높은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 강제노동과 구조적 과잉생산능력 관련 301조 조치를 반영한 최종 관세율이 15% 이내로 유지되더라도 개별 수출품에 적용되는 관세율이 이를 웃돌 수 있다는 의미다. 품목마다 법적 근거와 관세율, 면제 조건이 달라지면서 기업의 통관·계약 관리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미국이 법적 근거와 대상 품목을 달리해 관세체계를 다층화하는 만큼 정부는 조사 초기부터 업종별 영향을 분석해 품목별 면제 논리를 마련하고 기업은 관세 부담을 반영해 수출·경영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윤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은 미국 관세를 '변수'보다 '상수'로 보고 수출·경영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며 "과잉생산 등 후속 301조 조치와 관세 중첩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통상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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