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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월 1~9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연재해 출퇴근’ 실태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조사는 경제활동인구조사 취업자 비율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3.8%는 태풍·폭우·폭염·폭설·지진 등 자연재해 상황에서도 회사가 재택근무나 출퇴근 시간 조정 등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비정규직일수록 더 취약…정부 권고에도 평소처럼 출근
고용 형태별 격차도 뚜렷했다. ‘보장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정규직(39.8%)보다 비정규직(49.8%)에서 높았다. 특히 프리랜서·특수고용(55.3%), 일용직(58.5%), 파견·용역·사내하청(58.3%)은 절반을 웃돌았다. 여성(53.4%), 비사무직(50.6%), 일반사원급(52.4%), 숙박·음식점업(56.7%), 비조합원(45.1%)에서도 같은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실제 경험도 비슷했다. 응답자의 38.4%는 정부가 재택근무나 출퇴근 시간 조정을 권고한 자연재해 상황에서도 회사 방침에 따라 평소처럼 출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자연재해로 지각한 뒤 불이익을 겪은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15.3%는 “자연재해 상황에서 지각했다는 이유로 괴롭힘이나 불이익을 경험했거나 동료가 이를 겪는 것을 봤다”고 답했다. 직장인 7명 중 1명 이상이 불가항력적인 재해 상황에서도 지각을 이유로 불이익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셈이다.
반면 응답자의 65.4%는 재해 상황에서는 노동자가 스스로 근무 형태를 선택하거나 작업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해 자기 결정권 확대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현장 제보 사례도 공개했다. 한 물류센터 계약직 노동자는 창문 없는 진열층에서 여름철 고온에 시달렸지만 일부 직원만 해당 업무에서 제외됐다고 제보했다. 또 사무실 에어컨이 3년째 고장 난 채 방치됐다는 사례와, 병원 방사선촬영실에 냉방시설이 없어 실내 온도 30도가 넘는 환경에서 근무했다는 제보도 접수됐다.
현행법상 자연재해 시 근무 조정은 사업주 재량에 맡겨져 있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는 천재지변 등으로 출근이 불가능한 경우 공가를 승인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민간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근로기준법에는 관련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별도 취업규칙이 없는 사업장에서는 자연재해로 인한 결근도 일반 결근과 동일하게 처리돼 임금 공제나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작업중지권 역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법은 ‘급박한 위험’이 있을 경우 근로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급박한 위험의 기준이 모호한 데다 작업중지를 이유로 불이익을 준 사업주를 처벌하는 규정도 없다. 작업중지에 따른 임금 손실을 보전할 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다. 더욱이 이 권리는 근로자에게만 인정돼 택배기사와 배달기사 등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남다현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기후위기로 폭염과 폭우 같은 자연재해가 일상이 됐지만 노동자 안전은 여전히 사업주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며 “재해 시 지각·결근 처리 기준을 법으로 명확히 하고 작업중지권의 실효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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