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자동 배분하는 현행 구조를 손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교육부와 협의를 거쳐 관련 법안을 마련한 뒤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박 장관은 26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내국세 규모가 커진 만큼 이제는 20.79%라는 구조 연동을 깨서 새롭게 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교육부와 상의 중이며 조만간 정부가 의견이 조율되면 이걸 법안 형태로 내서 국회 심의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이 “70년대에 한 해 100만명이 태어날 때 도입된 제도”라며 출생아 수가 연간 20만명대로 감소한 현재 여건과는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교육 투자는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박 장관은 “초중등 교육도, 유치원 교육도 내실화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투자를 줄이지는 않겠다. 장기 추세에 합당하게 계속 투자해주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학생 1인당 연간 1천300만원 수준인 교부금 총액은 유지하되, 제도 개편으로 확보되는 재원은 고등교육과 평생교육, 유아교육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령 인구가 감소한 것은 우리가 어떤 식으로 반영을 좀 해야겠다”고 부연했다.
박 장관은 기초연금 지급 체계를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 방식으로 개편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그는 “(기초연금이) 노인 빈곤율을 감소시키는 취지로 도입됐는데 물론 약간의 효과는 있었다”면서도 “(소득) 하위 70%까지 주다 보니까 이제는 1인 소득이 460만~470만원대까지 (연금을) 받는 상황까지 와 있다. 2인 가구가 한 700만~800만원까지 돼 있다”고 짚었다.
이어 기준중위소득을 새로운 기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박 장관은 “국민 소득 전체를 쭉 줄을 세워서 그중에 중간값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그것을 기준 삼아서 새로 재편하면 어려운 분들에게 더 두텁게 줄 수가 있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설계를 (위해) 이미 보건복지부와 많은 부분 협의 마무리 단계까지 와 있다”고 전했다.
기준중위소득은 보건복지부장관이 기초생활보장 급여의 기준 등에 활용하기 위하여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고시하는 국민 가구소득의 중윗값이다. 올해 기준중위소득은 1인 가구 256만4천238원, 2인 가구 419만9천292원, 3인 가구 535만9천36원이다.
박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 편성 방향에 대해서는 3대 메가 프로젝트 추진과 잠재성장률 제고, 취약계층 사회안전망 강화에 재정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확장 재정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는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결국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정정책이 경제 전반의 성장 여력을 더 증가시킬 수 있는 투자로 이어진다면 반드시 통화정책과 엇박자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을 언급하며 맞춤형 재정 지원과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 취약계층 지원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춘다는 구상을 밝혔다.
박 장관은 반도체 호황으로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세수를 활용해 조성하는 미래대응기금을 성장 잠재력 확충과 재정 안정화에 활용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는 미래대응기금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판을 여는 생산적 지출에 쓰자”는 발상에서 출발했다며 전략적 투자와 재정 안전판 역할을 함께 맡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략적 투자 분야로는 청년 세대 지원과 인공지능(AI) 시대 성장동력 확보, 인재 양성, 비수도권 지원 등을 꼽았다.
재정 안정화 기능과 관련해서는 “세수 결손이 발생했을 때나 추경이 급히 필요할 때 이런 여유 자금까지 포함해 잘 활용하기 위한 재정 여력을 보강하는 용도”라고 설명했다.
기존 예산 운용 방식과의 차이도 강조했다. 박 장관은 “그냥 1년 단위로 다 써버리면 1년 동안 그 성과를 다 낼 수가 있겠냐”며 “소중한 재원을 그렇게 단년도에 다 집행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겠다고 해서 단년도 예산·회계주의라는 한계를 극복해 보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금 설치는 국가적 합의를 바탕으로 국가재정법에 따라 추진하고, 관련 법령 제정 등 법적 절차도 충실히 밟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지방 주도 성장 전략도 소개했다. 박 장관은 5극3특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초광역계정을 만들고 권역별 성장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비수도권 정주 여건 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초광역계정에 대해서는 “광역권에 걸맞은 재정 지원을 더 크게 하겠다”며 “재정의 그릇을 하나 크게 만들어서 내년도에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에다 지역들이 좀 더 편하게 쓸 수 있는 돈들을 더 많이 주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대해서는 기존 발표대로 4년간 최대 20조원의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그는 “지방과 수도권이 함께 사는 상생의 국가 전략을 펼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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