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박재형 기자 | 중동발 공급 충격이 가공식품을 넘어 외식 물가까지 번지고 있다.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식품업계가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선 데 이어 장마와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까지 오르면서 먹거리 물가 전반에 복합적인 상승 압력이 커지는 모습이다.
업계는 원재료와 포장재, 물류비, 인건비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하반기에도 가격 인상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기업들의 가격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농심은 다음달 1일부터 용기면과 스낵, 음료 등 43개 브랜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8% 인상한다.
육개장사발면과 신라면컵, 새우깡 등이 대상이며 봉지라면은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제외했다. CJ제일제당도 다음달부터 햇반과 만두 등 27개 품목 가격을 평균 8% 올리고, 롯데칠성음료와 코카콜라음료 역시 주요 음료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오뚜기와 사조그룹도 일부 제품 가격 조정에 나서며 식품업계 전반으로 인상 기조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업계는 이번 가격 인상이 특정 원재료 가격 상승 때문이 아니라 원가 구조 전반이 동시에 악화된 결과라고 설명한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밀가루와 식용유, 커피 원두 등 수입 원재료 가격이 뛰었고, 국제유가 상승은 생산비와 물류비를 끌어올렸다.
포장재 원료인 나프타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르면서 플라스틱 용기와 비닐 등 포장 비용까지 증가했다. 기업들이 수년간 비용 부담을 흡수해왔지만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부담은 식품업계를 넘어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외식업체들은 가공식품과 소스, 냉동식품 등 식재료 가격 상승을 그대로 떠안는다. 여기에 배달과 포장에 사용하는 용기 가격, 물류비까지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장마와 폭염으로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 가격마저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식재료 조달 비용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외식업계에서도 가격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일부 브랜드 메뉴 가격을 평균 11% 인상했고, 롯데리아도 버거류 가격을 올렸다. 메가MGC커피와 더벤티 등 저가 커피 브랜드까지 가격 인상에 동참하면서 '가성비'를 앞세운 브랜드들도 원가 부담을 피해 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저임금 인상도 부담을 키우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3.7% 오른 시간당 1만700원으로 결정됐다. 원재료와 포장재, 물류비에 이어 인건비까지 상승하면서 외식업체들은 가격 인상과 수익성 악화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업계에서는 중동에서 시작된 공급 충격은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을 거쳐 식품기업의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지고, 다시 외식 메뉴 가격과 장바구니 물가를 밀어 올리는 연쇄 효과를 만들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동 정세와 환율,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먹거리 물가 상승세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와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맞물리면서 하반기 식품·외식업계의 가격 인상 여부가 소비자 체감 물가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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